BMW 320D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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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320D 시승기
  • 모토야
  • 승인 2012.03.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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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젤 세단, 불과 10년 전만 해도 생소했을 단어다. 휘발유 세단으로 대표되던 국내 자동차 시장이 불과 10년도 되지 않은 시간에 크게 변했다. 고성능 디젤 엔진을 얹은 해치백과 세단 모델들이 뛰어난 연비와 토크를 자랑하며 수입차 판매 목록 상위권을 차지했다. 자연스레 시장의 분위기는 디젤 엔진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디젤 특유의 진동은 어쩔수 없다만 이젠 디젤이 같은 거리를 주행할 때 휘발유 엔진보다 적게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며 연비도 우위에 있다. 디젤 엔진의 효율성과 친환경성이 높아진 증거다. BMW가 3시리즈에 이피션트 다이내믹스 라인을 더할 때 디젤 엔진을 고집한 이유다.

신형 3시리즈(F30)의 디자인 중 특색있는 부분은 속칭 ‘앞 트임’을 가한 헤드램프다. 디자인 컨셉트카 비전 이피션트 다이내믹스의 헤드램프에서 강조했던 형상이다. 테일램프는 기존 E90의 모습에 현행 5시리즈(F10)의 모습을 더한 쪽에 가깝다.

3시리즈는 F로 시작되는 코드네임의 플랫폼을 도입하며 크기를 키웠다. 차체의 길이와  휠베이스를 늘렸다. 차체는 전 모델 E90보다 93mm더 길어졌고 휠베이스는 50mm늘어났다. 하지만 3시리즈 특유의 선은 그대로 살려냈다.

BMW는 신형 3시리즈에 기존 모델 구성에 추가로 ‘라인’이라는 개념을 더했다. 성능으로 구분되던 기존의 분류에 외관과 실내의 테마를 달리한 모델들을 추가했다. 현대적 테마를 더한 모던 라인, 강렬한 빨간색으로 치장하고 모터스포츠 분위기를 더한 스포츠 라인, 크롬 외관 장식과 가죽 내장으로 고급스러움을 표현한 럭셔리 라인의 3종류다.

320d ED의 실내는 검소한 분위기다. 3시리즈 라인업에서 가장 저렴한 모델답게, 라인업 전부 공통으로 갖춘 iDrive와 10.2인치 모니터, 드라이브 셀렉터를 제외하면 운전자가 다룰 것은 공조기와 오디오 뿐이다.

실내는 연한 갈색으로 가득하다. 눈에 띄는 대시보드 위의 10.2인치 와이드 모니터는 해상도와 선명도가 상당히 높다. 내비게이션의 화면은 국산 내비게이션의 화려함에는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간결하게 처리된 지도 형식의 화면으로 주변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또한, 차량 주행 상태와 같은 정보를 모니터에 게이지 형식으로 표기해 주행 중 쉽게 볼 수 있도록 했다. 정작 모니터가 터치스크린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 점은 아쉽다.

드라이브 셀렉터를 이용해서 엔진의 반응성과 서스펜션의 댐핑 강도를 원하는 대로 조절할 수 있다. 모드에 따른 엔진 반응성의 변화와 서스펜션 댐핑 강도의 변화가 만족스럽다. 스포츠 드라이빙부터 편안한 주행까지 다양한 주행 상황에 대처할 수 있다.

위 모든 장점들을 한데 묶은 것보다 더 큰 3시리즈만의 장점이 있다. 운전 중에 조작하는 모든 것이 운전자의 편의에 맞춰 놓여있다. 운전 중 조작하게 되는 파워 윈도우 스위치, 공조기나 드라이브 셀렉터와 같은 경우에는 보지 않고 손을 뻗어도 정확히 그 자리에 있다.

신형 320d ED의 엔진 사양은 지난 세대 E90 320d ED와 같다. BMW 그룹의 디젤 차량이 함께 쓰는 2리터 디젤 엔진의 출력을 163마력/4000rpm, 38.8kg·m/1750~2750rpm으로 묶어 184마력을 내는 일반 모델 320d와 차별화 했다.

자동 8단 기어와 정차 시 엔진 시동을 자동으로 꺼주는 엔진 스타트/스톱 기능을 얹고23.8km/ℓ의 공인 연비를 냈다. 320d의 22.1km/ℓ보다 1.7km/ℓ높다. 두 모델 모두 미션의 기어비나, 엔진의 보어, 스트로크는 같다. 엔진 스타트/스톱 기능과 공연비의 차이로 보인다.

BMW는 신형 3시리즈 전 모델에 iDrive를 도입했다. 덕분에 와이드 모니터를 통해 주행 중 여러가지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외 편의 사양은 무척 단촐하다. 운전석 의자도 손으로 직접 조절해야하고, 텔레스코픽이 되는 핸들에 만족해야 할 정도. 하지만 안전에 대한 욕심은 놓치지 않았다. 프론트와 사이드 에어백을 달았고 앞뒤 시트에는 헤드 에어백까지 챙겼다.

2012년 3월 기준, 신형 3시리즈는 320d 라인업만 있다. 320D ED의 가격은 4500만원으로, 라인업의 바탕을 이룬다. 그 위로 320d가 4880만원. 비록 320d ED보다 연료 효율성은 조금 모자라나 상대적으로 많은 편의 사양을 적용해 판매의 중심을 이룰 것이다. 모던과 스포츠, 럭셔리 라인은 각각 5410만원, 5540만원, 5650만원이다. 각 라인별 차별화된 실내 구성과, 외관에 더해진 색다른 느낌은 만족스러운 편이다. 하지만 차체의 기본 틀은 여전히 320d 그대로다.

시승한 모델은 320d ED. 연비 위주로 다시 조율이 된 모델이다. BMW의 디젤 차종에 두루 쓰이는 2리터 4기통 디젤 엔진을 163마력에 맞춰 다듬었다. 320D의 180마력에 비하면 조금 부족하지만 일상과 고속 둘 다 챙기기에는 충분하다.

엔진의 반응성은 빠른 편이다. BMW에 의하면 1750rpm에서 최대토크 지점이 시작된다.  하지만 그 이전부터 토크가 충분해 스로틀을 약하게 열어도 모자라지 않는 수준으로 전진해 나간다. 터보의 지연 또한 잘 느껴지지 않는다. 갑작스럽게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아도, 1초도 안되는 시간에 부스트 압을 채우고 빠르게 가속한다.

정지와 가속이 반복되는 시내 정체길에서도 편히 주행할 수 있었지만 약점은 다른 부분에서 드러났다. 브레이크가 발을 걷어찬다. 엔진 스타트/스톱 기능 때문이다. 이 기능은 브레이크를 밟아 차를 정지한 상태에서는 시동을 끄고, 가속을 위해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는 순간 시동을 건다. 발을 서서히 떼자 엔진이 깨어나는 강한 진동이 브레이크 페달을 타고 발 끝까지 전해진다. 게다가 엔진의 회전 질감도 흐트러져있다.

엔진 스타트/스톱 기능을 끄고 운전한다면 불만은 없을 것이다. 또한 8단 변속기와 엔진의 궁합은 환상적인 단계에 돌입했다. 몇 단으로 기어가 물려있는지 신경을 쓸 필요가 없어졌다. 어느정도의 속도로 주행을 하던 최적의 엔진 회전수를 찾아 계속 단수를 바꿔가며 대응하는 변속기는 정말 똑똑하게 반응한다. 적극적인 스포츠 드라이빙을 하지 않는다면 수동으로 변속할 이유를 찾기 힘들다.

실내 감각은 여전히 운전자를 감싸는 분위기를 조성한다. 뒷좌석 보다는 운전자가 운전에 집중할 수 있는 하나의 목적을 염두에 둔 듯 짜여진 공간이다.

신형 3시리즈는 전 모델 E90보다 93mm길어져 더 큰 실내 공간을 확보했다. (휠베이스 50mm증가) 게다가 드라이브 셀렉터로 승차감과 핸들링 감각의 조절폭을 넓혔다. 편안함과 스포츠를 넘나들 수 있는 다재다능한 차로 거듭났다. 따라서 기존 모델보다 훨씬 많은 사랑을 받을 것이다. 특히 기존 BMW의 승차감이 지나치게 딱딱해서 싫어했던 사람들의 마음을 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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