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GM 알페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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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GM 알페온
  • 김기범
  • 승인 2012.04.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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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페온은 한국GM의 준대형 차다. 국내 출시 한 해 전부터 북미와 중국에서 뷰익 라크로스로 선보였다. 하지만 당시 엔지니어링을 총괄했던 손동연 부사장은 “국내 소비자가 중시하는 승차감을 고려해 서스펜션을 꼼꼼히 다듬었다”고 밝혔다. 디자인을 지휘한 김태완 부사장은 “피아노 블랙 패널 등 마감재를 세심히 골랐다”고 설명했다.




알페온의 차체 길이는 일반적인 대형차 기준에서 5㎜ 빠지는 4,995㎜. 너비 또한 동급에서 가장 크다. 그런데 실제로 보면 그렇게 커 보이지 않는다. 차체 각 모서리의 끝단을 매끄럽게 오므린 디자인 때문이다. 그래서 실제보다 아담해 보인다.

미끈한 몸매에선 긴장감이 느껴진다. 도어와 윈도가 맞닿은 벨트라인은 한껏 끌어올렸다. 휠 아치는 살짝 부풀렸다. 차체 옆면엔, 완만하게 떨어지다 뒷문 즈음에 팍 솟아오르는 라인을 돋을새김 했다. 이 때문에 엉덩이 부위가 유독 빵빵해 보인다. 김태완 부사장은 “1950년대의 뷰익을 모티프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디자인은 담백하고 깔끔하다. 장식을 위한 기교는 실제론 막힌 보닛의 방열구멍 정도. 각 철판은 치밀하게 맞물렸다. 정교한 조립품질이 돋보인다. 헤드램프는 스티어링 휠 꺾는 방향을 비춘다. 테일램프엔 화사하고 또렷한 LED를 심었다. 라크로스와 다른 부분은 별로 없다. 폭포수의 이미지를 담았다는 라디에이터 그릴과 알페온 전용 엠블럼 정도의 차이다. 




치장을 아낀 겉모습과 달리 실내는 화려하다. 대시보드와 센터페시아가 운전석과 동반석을 완만하게 에워쌌다. 수평과 수직의 개념은 자취를 감췄다. 구성이 입체적이다. 계기판은 우뚝 솟았다. 윈도 스위치는 도어 트림의 곡면에 따라 비스듬히 누웠다.

플라스틱은 은은한 광택과 적당한 쿠션을 머금었다. 정보창과 내비게이션의 서체와 그래픽은 눈이 아릿할 만큼 정교하다. 시트는 몸을 충분히 감싸며 쿠션도 찰지다. 도어엔 고무 몰딩을 겹겹이 씌웠다. 스위치는 큼직하고 기능에 따라 잘 나눠 놓았다. 그래서 운전하며 더듬어 쓰기 좋다. 

맞춤복처럼 꼭 맞는 앞좌석 공간과 달리 뒷좌석은 넉넉하다. 안쪽 내장재를 깊이 파서 머리공간도 충분히 확보했다. 앞좌석엔 통풍 기능을 갖췄다. 바람을 뿜어내지 않고 빨아들이는 방식이다. 감성품질은 흠잡을 데 없다. 가령 도어 안쪽의 윈도 테두리처럼, 눈에 잘 띄지 않는 구석까지 두툼한 몰딩으로 감쌌다. 동급에서 귀감이 될 만하다.

알페온 300의 엔진은 V6 3.0L 휘발유. 직분사(SIDI) 시스템과 가변밸브 타이밍 기구로 효율을 높였다. 캐딜락 CTS도 얹는다. 단, CTS는 FR이어서 세로로 얹지만, 알페온에선 가로배치다. 때문에 흡배기관 설계를 뜯어 고쳤다. 최고출력은 263마력. 변속기는 하이드로매틱 자동 6단. 직렬 4기통 2.4L 185마력 엔진을 얹는 모델도 있다. 

한국GM의 자랑처럼, 정숙성은 대단하다. 타코미터를 자꾸 살피게 될 만큼, 엔진은 잔잔하고 조용히 회전한다. 빗줄기 뚫고 달릴 때조차 실내엔 까마득한 정적만 맴돈다. 아스팔트에 고인 물 치고 지나는 소리마저 아득히 멀게 느껴진다. 보닛 안쪽을 보면 고개가 끄덕여 진다. 한정식 집 방석만큼 두꺼운 방음재를 덧씌웠다.

가속은 수긍할 수 있을 만큼 시원시원하다. 초기 가속은 굼뜬 편. 그런데 중반 이후의 가속은 제법 매섭다. 부드러운 주행감각을 위한 의도적 세팅이다. 변속기의 움직임도 기대보다 느리다. 엔진의 신경을 곤두세우고 변속시점을 늦출, ‘스포츠 모드’의 존재가 아쉬웠다.

알페온의 전반적인 운전감각은 굉장히 세련됐다. 서스펜션이 대표적이다. 평소엔 부드러운 승차감을 유지하되 코너에서 기울 땐 엄격하게 버텼다. 요철에서 오는 충격과 진동을 감쪽같이 삼켰다. 스티어링 조작에 따른 앞머리의 반응 또한 민첩했다. 그래서 실제보다 작은 차를 모는 듯한 착각에 빠져든다. 사소한 움직임마저 촘촘한 필터를 거친 느낌이다. 

알페온은 운전감각이 세련되고 신중하다. 한층 정제되었다. 품질도 뛰어나다. 해외에서 호평 받은 그대로였다. 동급 수입차와 정면승부 벌일 자격이 충분하다.


글 김기범|사진 한국G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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