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피니티 G37 세단 스포츠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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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피니티 G37 세단 스포츠 시승기
  • 김기범
  • 승인 2012.04.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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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피니티 G37 세단 스포츠

1세대 G35가 선보인지 5년 만에, G35는 2세대로 거듭난다. 심장은 VQ35HR. 이전 부품의 80%를 새로 설계해 반응성과 회전 한계를 높였다. 2세대 G35는 당당하게 ‘300마력 클럽’에 입성한다. 뜨거운 반응에 고무된 인피니티는 1년여 만에 다시 불씨를 지핀다. 배기량을 키워 성능을 더욱 높인, G37로 진화시킨 것. 이제 출력은 330마력으로 올라섰다. 

글 김기범|사진 닛산자동차


숫자로 드러난 파워에서 G37은 동급 3시리즈를 확실히 따돌렸다. 여기서 세 번째 법칙인 상황의 힘이 시작됐다. 어떤 행동을 따르고자하는 판단은 환경적 요인에서 비롯된다. 인피니티의 존재감은 뚜렷해졌고 G37은 강력해졌다. 값 대비 성능으로 봤을 때 국내에서 G37과 견줄 대상이 마땅히 없는 상황. G37을 고르는 건, 지극히 합리적인 선택으로 인식됐다.  G시리즈는 2세대 G35 때부터 본격적으로 티핑 포인트를 넘어섰다. 티핑 포인트의 특징은 한 번 찍기가 어렵지, 일단 시작되면 걷잡을 수 없이 번져 나간다는 점. 거리에 늘어가는 G시리즈는, 내가 진정 어떤 차를 원하는지 모르는 잠재 고객에게 무언의 암시를 던진다. ‘뭘 망설여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타고 있잖아요.’ G시리즈의 인기는 현재진행형이다.

그러나 인피니티는 현재에 안주할 생각이 없다. G37 세단에 또 다시 변화를 줬다. 지난번엔 외모를 그대로 둔 채 엔진만 업그레이드하더니, 이번엔 안팎 스타일을 다듬었다. 이유는 따로 있었다. 곧 선보일 M시리즈와 보조를 맞추기 위해 새로운 패밀리 룩으로 화장을 고친 것. 페이스리프트 수준에 머문 만큼 덩치는 거의 같다. 길이가 25mm 늘었을 뿐이다.

  겉모습 변화는 얼굴에 집중됐다. 더블 아치형 그릴과 블랙 베젤의 그윽한 눈매, 흡기구를 헤드램프와 대칭되게 도려낸 새 범퍼가 핵심. 작은 차이지만 인상은 사뭇 달라졌다. 새로운 범퍼를 달면서 보닛의 곡선이 되레 살아난 느낌이다. 나아가 차가 보다 낮고 육중해 보인다. 동그란 안개등도 생겼다. 뒷모습은 이전과 같지만, 앞모습과 위화감 없이 매치된다.

  변화는 실내에도 스몄다. 요컨대 기어레버 부위. 이전엔 가파르게 기운 센터페시아 때문에 기어를 P에 뒀을 때 재떨이를 쓰기 불편했다. 이번엔 센터페시아 밑단을 각 지게 접었다. 또한, 기어 레버 뒤의 조그만 수납함을 없애는 대신 그 부위까지 센터콘솔을 확장시켰다. 알루미늄 패널은 일본 전통 종이인 화지의 패턴을 거두고, 가느다란 선을 그어 넣었다.


엔진은 V6 3.7ℓ의 VQ37VHR. 밸브 타이밍을 조절하고 흡기 쪽 밸브의 리프트 량을 변화시키는 ‘VVEL’을 갖췄다. 덕분에 고회전에서 들숨 날숨의 엇박자를 상쇄시키면서, 한층 매끄럽고 강력한 폭발을 이끈다. 인피니티 측은 ‘VVEL’이 토크는 1~9%, 응답성은 40%, 연료효율은 7~13%까지 높이고, 탄화수소의 방출은 50%까지 감소시킨다고 밝혔다.

여기에 ‘드라이브 바이 와이어’ 방식의 드로틀 시스템을 더해 제어가 한층 정교해졌다. 아울러 엔진의 강성을 높이는 한편 무게와 저항은 줄였다. 그 결과 G37 세단의 최고출력은 330마력, 최대토크는 36.8kg·m. G35 시절 자동 5단이었던 변속기는, 6단을 과감히 ‘패스’하고 7단으로 건너뛰었다. 연비를 G35의 8.8에서 9.5km/ℓ까지 끌어올린 비결이다.

성능은 G37 세단 경쟁력의 핵심. 어찌된 이유에서인지 인피니티는 성능제원을 밝히지 않는다. 그러나 외지의 테스트 결과를 보면, G37 세단의 0→시속 100km 가속은 5초대.  회전 감각은 3시리즈만 못하다. 언더스티어 경향이 강하다. 다소 무딘 칼로 아스팔트를 그어나가는 느낌. 신경 곤두설 정도로 예민한 몸놀림 대신 얻은 건 편안한 운전감각과 승차감. 그래서 누구나 쉽게 고성능을 휘두를 수 있다. G37 세단의 매력은 성능 우위뿐 아니라 디자인과 운전 감각, 적절한 값의 황금비율에서 찾는 게 옳다. G37 세단이 국내에서 티핑 포인트를 넘어 인피니티의 베스트셀러가 된 건, 아주 자연스럽고 당연한 귀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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