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Z4 sDrive35i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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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Z4 sDrive35i 시승기
  • 김기범
  • 승인 2012.04.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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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Z4가 2세대로 거듭나면서 하드톱을 품었다. BMW는 Z4가 ①뒤 차축 쪽으로 바짝 밀려난 시트 ②뒷바퀴굴림방식 ③전동식 하드톱을 죄다 갖춘, 동급 유일의 정통 로드스터라고 주장한다. 메르세데스-벤츠 SLK와 다른 점은 시트 포지션이란 얘기. 동의한다. Z4는 시트를 얼마나 뒤로 뺐는지, 스티어링 휠과 앞머리의 움직임 사이에 공백이 느껴질 정도니까.




Z4 의 하드톱은 가벼운 알루미늄으로 만들었다. 뒷유리를 품은 프레임과 지붕의 두 조각으로 나뉜다. 스위치를 누르면 두 덩어리를 착착 야무지게도 포개 납작하게 접어 넣는다. 열거나 닫는 데는 정확히 20초가 걸린다. 아쉽게도 완전히 멈춰 섰을 때만 작동된다. 지붕은 덮는 기능에 급급해 하지 않고 잔뜩 멋을 부렸다. 보닛의 곡선을 부드럽게 잇는다.

Z4 35i s드라이브엔 직렬 6기통 3.0ℓ 트윈터보 306마력 엔진, 30i s드라이브에는 같은 배기량의 자연흡기 258마력 엔진을 얹었다. 35i s드라이브는 7단 더블 클러치 스포츠 오토매틱, 30i s드라이브는 6단 스포츠 오토매틱 변속기를 얹는다. Z4 s드라이브35is는 35i와 배기량은 같되 34마력 높은 340마력을 낸다. 최대토크도 5.0kg·m 치솟은 45.8kg·m이다.

시 승차는 Z4 35i s드라이브. 실내는 기본 틀을 흩트리진 않았다. 예전 대시보드를 가로지르던 패널 일부분을 가죽으로 씌우면서 레이아웃이 확 달라 보이는 효과를 냈다. 대시보드 중앙엔 팝업 방식의 8.8인치 와이드 모니터를 달았다. 화면이 커지면서 더 많은 정보를 넉넉하게 담게 됐다. 내비게이션을 띄우면 지도책을 올려놓은 것처럼 시원시원하게 보인다.




BMW 의 직렬 6기통 트윈터보 엔진은 코드네임 E46의 구형 M3을 웃도는 성능을 뿜는다. 그 엔진을 이렇듯 컴팩트한 차에 얹었으니 만나기 전부터 기대가 컸다. 시승을 위해 찾은 중미산 고갯길은 뙤약볕에 한창 달궈져 있었다. 터보차저엔 치명적인 환경. 그러나 Z4는 개의치 않았다. 가속이든 핸들링이든 팽팽하게 당겨 놓은 고무줄처럼 탄력이 넘쳤다.

로 드스터답게 Z4는 소리가 즐겁다. 가속페달을 건들 때마다 구성진 음색이 풍성하게 용솟음쳤다. 엔진의 평범한 비명을 감추기 위해 의도적으로 과장한 머플러 사운드가 아닌, 엔진 자체에서 경쾌하게 뿜어나는 폭발음이다. 여기에 머플러의 기름직 음색까지 적절이 어우러졌다. 앞뒤의 사운드가 적절한 균형을 이뤘다. 그래서 쉴 새 없이 흥분이 샘솟는다.

엔 진은 BMW답게 민감하다. 나아가 시원스레 회전수를 높인다. 이번 Z4는 7시리즈로 앞서 선보인 다이내믹 드라이브 컨트롤(DDC)을 갖췄다. DCC를 얹으면서 Z4는 더욱 폭넓은 취향의 오너를 껴안을 수 있게 됐다. 노멀 모드에서의 승차감은 편안하다. 로드스터란 이유로 날을 잔뜩 세워 잔뜩 힘을 줬던 이전과 달리, 이젠 남녀노소 누구나 쉬 적응할 수 있다.

물 론 하드코어 매니아를 위한 선물로 스포츠와 스포츠 를 남겨 놨다. 스위치로 노멀과 스포츠, 스포츠 를 오간다. 스포츠를 고르면 차에 풀이라도 먹인 듯 서스펜션이 단단해지고 스티어링은 뻑뻑해진다. 엔진과 변속기도 시뻘겋게 흥분한다. 스포츠 에선 파워트레인이 더욱 민감해지는 한편 트랙션 컨트롤을 꺼버린다. 주말에 트랙을 찾을 이유가 분명해졌다.

중 미산 고갯길을 스포츠 모드로 오르내렸다. 40.8㎏·m의 최대토크를 1300~5000rpm의 폭넓은 회전영역에서 쏟아내 가파른 오르막도 사뿐사뿐 치고 나간다. 오르막 굽잇길에서 횡G가, 뒤쪽으로 잔뜩 밀린 운전석의 한쪽 귀퉁이로 쏠리는 느낌도 굉장히 특별했다. 스티어링은 조작감이 정밀할뿐더러 노면의 정보를 부지런히 전해 믿음직스럽다.

더 블 클러치 변속기(DCT)는 놀랄 만큼 빠르고 정확하다. 다운시프트 땐 알아서 회전수를 팡팡 띄워 흥을 북돋운다. Z4는 더욱 흥미진진한 장난감으로 거듭났다. 정교하고 과격한 기계지만, 생각 없이 들쑤시지만 않으면 1세대 Z4보다 오히려 편안하게 탈 수 있다. 아쉬운 건 채웠고, 불편한 건 개선했다. 진화가 아름다운 건 이런 마술을 부리기 때문이다.  
 

글 김기범|사진 BM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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