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 S 350 블루이피션시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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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 S 350 블루이피션시 시승기
  • 류민
  • 승인 2012.04.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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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의 럭셔리 세단.” S-클래스에 대한 메르세데스-벤츠의 설명이다. 대단한 자신감이다. 하지만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기 힘들다. 전신모델이 등장한 1954년부터 S-클래스는 그 분야에서 최고였기 때문이다. 앞선 기술과 디자인, 그들이 S-클래스에 담아낸 럭셔리 세단에 대한 철학은 항상 인정을 받았다. 동급에서 가장 높은 판매량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오늘 주인공 8세대 S-클래스는 2010년 부분 변경을 거쳤다. 이 변경은 차량 완성도를 더 높였고 S-클래스는 자신의 입지를 더 굳건히 다졌다.

 



2010년 단행된 부분 변경의 가장 큰 변화는 엔진이다. 실내외 세부 사항 역시 변했다. 겉모습부터 살펴보자. 가장 큰 변화는 앞뒤 램프들이다.

헤드램프 바깥쪽 측면과 아래쪽을 연결한 L자 형태의 미등엔 LED를 촘촘히 넣었다. 미등 안쪽에는 도로를 밝혀 주는 두 개의 프로젝션 렌즈가 자리한다. 상단에는 눈썹 모양 반사판도 달려 램프 안을 빈틈없이 채우고 있다. LED를 넣은 주간 주행등도 생겼다. 안개등이 있던 범퍼 하단 좌우를 예리하게 가로 지르고 있다.
리어램프도 전부 LED로 표현 한다. 플라스틱 커버 두 개를 떼어내고 LED로 ㄷ자 모양 미등을 그려 넣었다. 미등 안쪽으론 방향 지시등이 있다. 역시 빈틈이 없다.
각진 형태로 변한 사이드 미러에 달린 측면 방향 지시등은 날렵한 V형태로 변했다. 라디에이터 그릴과 앞뒤 범퍼의 형태도 조금 달라졌다. 완만한 곡선과 곡면으로 표현하던 부분을 조금씩 오므려 각 지게 다듬었다. 큰 변화는 아니지만 램프의 변화와 조화를 이룬다. 부드러운 이미지는 입체감이 생기며 강인해졌다.

메르세데스는 다른 회사가 램프에 LED를 적극적으로 채용할 때도 기존 전구 방식과 LED를 혼합해 썼다. 하지만 현행 S-클래스는 대부분을 LED로 표현한다. 강렬해진 램프와 날이 서 있는 범퍼는 S-클래스에 잘 어울린다. 불룩 솟은 펜더의 형상이나 날카롭게 도려낸 창문 라인, 짧은 앞 오버행 등 전체 형상이 스포티하기 때문이다. 출시부터 부분 변경을 염두 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근사한 변화다. 디자이너들의 노고를 짐작할 수 있다.

실내는 크게 바뀌지 않았다. 커맨드 화면을 키우고 스티어링 휠 모양을 다듬은 정도다. 커맨드는 각종 설정과 내비게이션 등을 포함한 장치다. 커맨드 메뉴는 전부 한글화하고 한국형 지도도 넣었다. 또 스플릿 뷰라 불리는 분할 화면 기술을 도입했다. 한 화면이 각도를 달리 해 두 개의 다른 영상을 동시에 표현한다. 따라서 운전석에선 내비게이션, 조수석에선 TV를 볼 수 있다.
변속 레버는 스티어링 휠 뒤로 보냈다. 그리고 커맨드에 많은 기능을 담았다. 그 결과 스위치 개수를 보다 줄일 수 있었다. 또 S-클래스는 수많은 편의장비를 갖췄다. 실내도 고급스럽다. 하지만 탑승자를 압도하는 분위기는 찾을 수 없다. S-클래스는 많은 부분을 숨겨 탑승자의 편안함을 만든다. 여유가 무엇인지 보여준다. 경쟁자들과 다른 부분이다.




시승한 차는 V6 3498cc 엔진의 S 350 블루이피션시 모델. 최고출력 306마력, 37.7kg·m의 최대토크를 낸다. 이전 S 350 모델 보다 34마력, 2kg·m를 더 낸다. 7단 트랜스미션과 맞물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 가속을 7.1초에 끝낸다. 이전보다 0.2초 빨라졌다.
공차중량이 2톤인 것과 엔진 배기량을 생각하면 훌륭하다. 1리터 당 연비도 8.3에서 9.1km로 늘었다. 이처럼 부분 변경을 통해 효율과 성능을 동시에 높였다. S-클래스는 성능과 연비가 중요한 모델은 아니다. 하지만 고연비, 고효율의 세계적인 추세는 S-클래스도 피해갈 순 없다.

저회전에서도 V6라고 믿기 힘들만큼 매끄러운 움직임을 보인다. 이 정도면 V8 엔진이 필요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가속 페달의 반응도 빠르다. 시승 전 예상은 전부 어긋났다. 서스펜션은 앞뒤 모두 멀티링크 방식에 에어매틱을 달았다. 에어매틱은 상위 모델에 적용되는 ABC(액티브 보디 컨트롤) 만큼은 아니지만 상황에 따라 수시로 압력을 조정한다. 때문에 덩치가 육중하지만 안정적이다. 이급의 차에서 종종 보이던 뒤뚱거리는 모습은 찾아 볼 수 없다. 완성도 높은 하체 덕에 스티어링 반응은 정확하고 부드럽다. 단단하기로 정평이 난 메르세데스-벤츠의 섀시 강성도 한 몫 한다.
이전 세대의 S-클래스는 달랐다. 가속페달과 스티어링 휠을 다그치면 호흡을 가다듬고 대답했다. 부드럽고 우아한 움직임을 살리기 위해서였다. 현행 S-클래스는 늘 차분한 호흡을 유지하며 운전자 의도에 민첩하게 답한다. 그만큼 운전도 수월해졌다. 특유의 부드럽고 우아한 움직임은 유지했다. 




현재 메르세데스-벤츠는 S-클래스에 6종류의 엔진을 얹는다. 사륜구동인 S 500 4매틱 까지 총 7개의 모델이 있다.
S 350 블루텍은 V6 2987cc 디젤 엔진을 얹는다. 최고출력은 258마력이지만 최대토크가 63.2㎏·m로 굉장히 높다. 0→100㎞ 가속을 7.1초에 마치고, 1L로 12.6㎞를 달린다. 부족함 없는 성능이다. 연비가 10㎞/L 넘는 S-클래스라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다.

S 400 하이브리드는 V6 3498cc 엔진에 전기모터를 달았다. 최고출력 279마력, 최대토크 35.7㎏·m를 낸다. S 350 블루이피션시 보다 최고출력과 최대토크는 떨어진다. 하지만 0→100㎞ 가속시간 7.2초, 9.2㎞/L의 연비로 비슷한 성능을 보인다. S 400 하이브리드는 부피가 작은 리튬이온 배터리를 쓴다. 따라서 트렁크 공간을 희생시키지 않았다. 다른 업체 하이브리드 모델과의 차이점이다.

S 500과 S 500 4매틱은 V8 4663㏄ 엔진에 터보를 달았다. 최고출력은 435마력, 최대토크는 71.4㎏·m이다. 엔진을 바꾸기 전 S500이 V8 5462cc 엔진으로 최고출력 388마력, 최대토크 54㎏·m를 낸 것과 비교하면 놀라운 발전이다. 성능도 비약적으로 높였다. 이전엔 0→100㎞ 가속 5.4초, 연비는 6.9㎞/L였다. 반면 이제는 0→시속 100㎞ 가속 5초, 8㎞/L다.(S 500 4매틱은 7.8㎞/L) S 500의 엔진은 정숙하고 회전감이 좋다. 낮은 회전에서 나오는 풍성한 토크를 바탕으로 부드러운 가속을 느낄 수 있다. S 500은 가장 S-클래스다운 모델로 평가 받고 있다.

S 600은 V12 5514cc 바이(트윈)터보 엔진이다. 최고출력 517마력, 84.6㎏·m의 최대토크를 가졌다. 0→100㎞ 가속을 4.6초에 마친다. 연비는 6㎞/L. S 500이 조금 부족한 사람 혹은 AMG 모델이 너무 과격해서 부담되는 사람을 위한 차다.

S 63 AMG는 V8 5461㏄ 터보 엔진. 최고출력 544마력, 최대토크 81.5㎏·m를 낸다. 0→100㎞ 가속시간은 4.5초, 연비는 7.6㎞/L. 국내 공급이 중단된 S 65 AMG를 제외하면 S-클래스 가운데 가장 빠르고 강력한 모델이다.




모든 S클래스는 커맨드, 하만 카돈사의 사운드 시스템, 키 리스고, 파노라마 루프 등 많은 편의 장비를 기본으로 단다. 모델에 따라 선택장비인 경우도 있다.
안전장치도 풍성하게 갖췄다. 돌발 상황 시 시트를 바로 세우고 창문을 닫는 등의 조치를 취하는 프리 세이프, 운전 습관을 기억했다가 이상이 감지되면 계기판을 통해 경고하는 주의 어시스트, 앞 유리에 붙은 카메라로 전방을 주시하다 의도치 않은 차선변경이라고 판단하면 스티어링 휠 진동으로 경고 하는 차선 이탈 방지 어시스트, 시속 0~200㎞에서 앞차와 간격을 레이더로 체크해 경고하고 앞차와 간격을 일정하게 유지하며 크루즈 주행을 가능케 하는 디스트로닉 플러스 등이 있다. 


“S클래스는 세계 최고의 럭셔리 세단이다”라는 그들의 주장은 자화자찬 일수도 있다. 사람마다 좋은 차의 기준은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많은 장점이 조화를 이룬 S-클래스는 오랜 세월 다양한 취향의 많은 사람들을 만족시켜 왔다.
균형을 이루며 다양한 욕심을 채우기란 어려운 일이다. 성능, 안전, 탑승자 편의, 디자인 그리고 앞선 기술. 메르세데스-벤츠는 S-클래스에 많은 욕심을 부렸다. 한쪽으로 편중되지 않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이런 고집은 최고라 불리는 그들의 자리를 만들었다. 다음 세대 S-클래스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하다.
 

글 류민 기자|사진 메르세데스-벤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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