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조 3008 e-HDi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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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조 3008 e-HDi 시승기
  • 류민
  • 승인 2012.04.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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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 조 3008 e-HDi를 시승했다. 2박3일 동안 900㎞ 이상 달렸다. 2/3가 시내 주행이었지만 3008은 주유 경고등을 밝히지 않았다. 미니밴과 같은 차체는 실용성이 뛰어났고 유리로 된 천장은 쾌적했다. 생긴 것과 달리 울퉁불퉁한 노면을 거침없이 주파했고 굽잇길을 든든하게 돌아 나갔다.




푸 조는 3008을 SUV라고 소개한다. 그러나 우리가 흔히 보던 SUV와는 좀 다르다. 3008은 미니밴 모양의 MPV에 가깝다. MPV는 ‘Multi Purpose Vehicle’의 머리글자. 다목적 차란 뜻이다. 3008은 해치백, SUV, 미니밴 등 복합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

A필러까지 뻗어 올라간 헤드램프, 입을 크게 벌린 라디에이터 그릴, 범퍼 위쪽에 붙은 커다란 사자 엠블럼. 3008 역시 푸조의 최근 패밀리 룩을 따랐다. 하지만 3008은 헤드램프 사이에 여백이 많다. 또 이 부분이 봉긋 솟아있다. 시각에 따라 둔해 보이기도, 푸근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세단처럼 완만한 각을 이룬 A필러는 앞바퀴 위에서 시작한다. 어깨는 높고 지붕은 낮다. 실제 보다 길어 보인다. 또 실용적인 실내 공간을 가진 이유기도 하다. 사이드미러 아래 단 방향지시등은 눈에 잘 띄어 안전하다. 트렁크는 상하 2분할로 열린다. 트렁크가 작아 보인다. 이에 더해진 삼각형 테일 램프는 왜건과 해치백 느낌을 동시에 낸다. 범퍼 하단은 검게 처리해 SUV 느낌을 살렸다. 뒷모습에 왜건과 해치백, SUV 성격을 한 대 모은 3008을 표현했다.




실 내는 운전자 중심으로 꾸몄다. 높고 넓은 센터콘솔과 운전석 방향으로 감싸 돌린 센터페시아, 패들시프트를 단 3스포크 타입 스티어링 휠은 스포츠카의 운전석을 연상시킨다. 운전에 집중할 수 있고 운전자가 모든 장치를 편리하게 조작할 수 있다.

센터페시아 위쪽에 7개의 버튼을 늘어놨다. 위아래로 꺾는 토글스위치라 작동이 재미있다. 왼쪽 3개는 헤드업디스플레이 설정 스위치고 가운데는 비상등이다. 오른쪽 2개는 차간거리 경고 설정 스위치, 오른쪽 끝은 도어 록 스위치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다른 회사처럼 앞 유리에 비추지 않는다. 시동을 걸면 대시보드 위에서 손바닥만 한 투명패널이 튀어 나와 그곳에 속도를 띄운다. 앞차와의 간격을 경고하는 차간거리 경고도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통해 알린다.

생 소한 점이 있다. 변속 레버에 P, 즉 파킹이 없다. 주차 때 N으로 표기한 중립에 놓고 레버 아래 자리한 전자식 사이드 브레이크를 작동시켜야 한다. 적응 하려면 시간이 걸린다. 속도계 숫자도 생소하다. 보통 20, 40, 60의 순으로 숫자를 표기 하는데 3008은 30, 50, 70 순으로 쓰여 있다. 역시 적응이 필요하다.




직물로 된 시트는 양옆이 두툼해 탑승자 몸을 잘 감싸 안는다. 스티어링 휠 왼쪽 뒤편엔 크루즈 컨트롤이 달려있다. 반대편엔 오디오 리모컨이 달려있다. 스티어링 휠에 가려져 있어 익숙해지기 전까진 쓰기 불편하다.

스 티어링 칼럼 아래 글러브박스만한 서랍이 있다. 크기가 꽤 크지만 복잡하게 생겨 간단한 소지품 정도만 수납할 수 있다. 콘솔박스는 아주 깊어 온갖 잡동사니가 수납이 가능하다. 글러브박스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공간을 효율적으로 나누지 않은 것이 조금 아쉽다.

3008 은 파노라마루프가 기본이다. 열리진 않지만 커다란 앞 유리와 함께 쾌적한 느낌을 낸다. 경쟁차는 갖지 못한 개방감이다. 뒤 도어트림엔 햇빛가리개도 달았다. 짐칸은 바닥을 들어내면 공간이 늘어나고 뒤 시트 역시 접을 수 있다. 폭이 좁지만 많은 짐을 실을 수 있다.




시 승한 3008 e-HDi는 최고출력 112마력, 최대토크 27.5㎏·m를 내는 직렬 4기통 1560㏄ 디젤 터보 엔진을 달았다. 0→ 시속 100㎞ 가속시간은 14.0초, 최고속도 시속 177㎞을 낸다. 1리터 당 연비는 21.2㎞로 뛰어나다.

좋 은 연비는 i-StARS라 불리는 푸조의 공회전 방지장치 덕이다. 브레이크 페달을 밟아 시속 7㎞이하로 속도를 줄이면 엔진이 스스륵 잠든다. 브레이크 페달에서 발을 떼면 잽싸게 깨어나 차를 이끈다. 열쇠로 시동을 거는 것보다 2배 빠르다. 그래서 운전에 전혀 지장이 없다. 다만 시내 정차구간에서 가다 서다를 반복하거나 저속 주행을 할 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익숙지 않은 상태에서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엔진이 꺼지면 의도대로 차를 움직이기 힘들 때가 있다. 하지만 적응하는데 오래 걸리지 않는다. 또 스티어링 휠 왼쪽에 있는 ECO off 버튼을 눌러 끌 수도 있다.

변속기는 MCP라 불리는 자동6단을 단다. 변속 시간이 오래 걸린다. 스티어링 휠에 달린 패들시프트를 조작하면 정도가 덜하지만 개선의 여지가 있어 보인다. 0→ 100㎞ 가속시간이 긴 이유기도 하다. 하지만 비교적 높은 토크로 인해 가속이 좋아 경쾌한 추월이 가능하다.




댐 핑 스트로크는 긴 편이다. 그래서 거동이 크고 편안한 승차감을 가졌다. 울퉁불퉁한 노면도 거침없이 치고 나갈 수 있다. 그러나 휘청대지 않는다. 서스펜션이 큰 움직임을 빠르고 정확하게 제어한다. 다른 차에서 느끼기 힘든 움직임이다. 튼튼한 섀시 강성도 뒷받침 된다. 파노라마루프까지 갖췄는데 비틀림이 느껴지지 않는다. 전자식 스티어링 휠의 감각은 뉴트럴, 반응도 빠르고 자연스럽다. 언더스티어를 최대한 억제해 마음 놓고 다룰 수 있다.

과격하게 몰아도 든든한 하체와 섀시가 안정된 자세를 만든다. 또 바퀴를 바닥에 꾹 눌러 끈적끈적한 주행감각을 이끌어 낸다. 손맛이 좋은 핸들링까지 더해져 굽잇길에서 운전하는 재미가 뛰어나다. 의외의 몸놀림이 3008을 특별하게 만든다.

푸조는 시승차인 3008 e-HDi 외에 직렬 4기통 1997㏄ 디젤 터보 엔진을 얹은 3008을 국내에 공급한다. 이차는 최고출력 163마력, 최대토크 34.6㎏·m를 낸다. 0→ 시속 100㎞ 가속시간 10.2초, 최고속도 시속 190㎞, 1리터 당 15.6㎞를 간다.

3008 e-HDi는 다양한 매력을 가진 차다. 모자람 없는 힘, 뛰어난 연비, 경쾌한 몸놀림, 활용도가 높은 구조, 쾌적한 실내. 3008의 매력을 알려면 직접 경험해야 한다. 호불호가 확실히 갈리는 독특한 외모도 달라 보이기 때문이다.
 

글, 사진 | 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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