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 코롤라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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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코롤라 시승기
  • 안민희
  • 승인 2012.04.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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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의 코롤라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 순위에 늘 이름을 올린다. 10세대까지 이어지는 동안 꾸준히 인기를 끌었고, 2011년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로 뽑히기도 했다. 하지만 이 차는 지극히 단출하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코롤라는 10세대 모델이다. 1966년 선보인 1세대부터 계속 이름을 유지해왔다. 10세대 모델은 일본 시장에서는 2006년 10월에 처음으로 선보였고, 북미시장에는 2008년 1월에 처음으로 선보였다. 나이가 들어 보이는 이유다.

디자인의 어딘가 나쁘다고 할 구석은 없다. 평범한 4도어 준중형차다. 전면과 후면의 인상은 독특하다. 특히 테일램프의 아기자기한 디자인과 질감은 이 차를 왠지 장난감처럼 보게 만든다.

실내 공간은 분명 세월의 흐름이 강하게 느껴진다. 최근의 디자인 방향과는 확실히 거리를 두고 있다. 중앙에 직선으로 높이 솟은 센터페시아가 운전석과 조수석을 나눈다. 내비게이션과 에어컨, AUX단자와 시계의 평범한 구성을 취했으나 디자인 자체가 오래된 느낌이다. 특히 센터페시아 하단을 장식하는 우드그레인이 그렇다.

하지만 착좌감은 훌륭하다. 시트 형상과 배치의 차이다. 시트는 단순하지만 오래 앉아도 물리지가 않는다. 푹신하거나 탄탄하다는 말로 구분하기는 애매하다. 실내 공간을 좌우하는 휠베이스는 2600㎜로 아반떼보다 100㎜ 짧다. 다리 공간은 최근에 나온 차들에 비해 적지만 뒷좌석의 착석감으로 이를 앞선다.




코롤라의 구동계는 직렬 4기통 1.8L 엔진에 4단 자동변속기를 맞물렸다. 최고출력은 132마력 6000rpm, 최대토크는 무난한 수준의 제원을 갖췄지만, 숫자로 비교되는 부분에서는 모자란 것이 사실이다. 코롤라가 처음 출시된 때인 2006년 10월이었다면 보통의 수치였겠지만, 지금은 2011년 출시된 차들이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는 2012년이다.

현대기아차 그룹의 주력 병기인 직렬 4기통 1.6L 직분사 엔진이 140마력에 6단 자동 변속기를 맞물리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 현재 코롤라의 제원은 부족해 보인다. 하지만 주행감각에서 코롤라는 숫자의 열세를 극복해낸다.

준중형차는 참으로 많은 역할을 맡아야 한다. 가족을 태우고 여유롭게 달릴 수 있어야 하며, 많은 짐을 실을 줄도 알아야 한다. 게다가 연비까지 챙기고, 떄로는 혼자 달리는 주인의 퍼포먼스에 대한 욕구까지 채워야한다. 여러 가지 일을 해야 하는 만능 집사가 되어야 한다.

이 중 코롤라는 고회전 퍼포먼스 부분을 빼고 대부분을 해낸다. 1.8L 엔진의 회전 질감은 세련되진 않았다. 하지만 평범한 실용영역대에선 힘이 적당하다. 고회전의 날카로운 즐거움을 즐길 수는 없지만 예측한대로의 평범한 주행이 가능하다.

단 자동변속기의 한계로 각단이 물고 있는 속도 범위는 요즘 차들에 비해 길다. 엔진 회전수를 2000~2500rpm대로 유지하며 차를 몰기 좋아하는 이들에겐 알맞겠다. 최근의 고단화된 자동 변속기는 시도 때도 없이 회전수를 떨어트리기 때문에 정작 회전 질감을 느끼기는 힘들다.

서스펜션 또한 지극히 무난하다. 딱딱하지는 않다. 하지만 물렁이지도 않는다. 장거리 주행을 염두에 둔 세팅은 자극적이진 않다. 롤링을 억제하며 코너를 날카롭게 잘라내진 않는다. 하지만 평균적인 도로 주행의 대부분을 부드럽게 주파할 수 있다.

안전장비는 앞좌석 모두 앞과 옆, 커튼 에어백을 달아 6개의 에어백을 달았다. 편의장비는 단출하다. 풀 오토 에어컨과 히터, 접이식 뒷좌석 정도다. 많은 것은 아니나 준중형급에서는 보통이다.

엔진과 서스펜션, 실내 모두 한가지 목적을 갖고 짝을 이뤘다. 대중차 메이커답게 철저히 대중의 입맛에 맞는 차를 만들겠다는 것. 무난하게 여러 가지를 소화하면서도 평균치를 뛰어넘기는 어렵다. 코롤라는 편안함을 목표로 밸런스를 맞춰내는 훌륭한 성적을 거뒀다. 다만 5년 전 결과라는 것이 걸림돌이다.

코롤라의 가격은 2590만원에서 2990만원. 국내 시장에서 빛을 잃은 이유다. 신차효과는 누릴 수 없는 시간이 지난 모델을 들여왔고, 게다가 가격을 조금 더 내리지 못했다. 하지만 다음 세대 모델을 기대해본다. 경쟁상대가 될 국산차의 가격 또한 많이 올랐고 큰 차이가 나지 않는 와중에 훨씬 나아진 스타일의 모델이 등장한다면 코롤라와 국산차를 놓고 고민하는 사람 또한 많아질 것이다.


글 안민희|사진 토요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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