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K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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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K9
  • 안민희
  • 승인 2012.05.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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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9은 최고를 꿈꿨다. 기아차를 대표하는 기함이기에 K9에 가능한 모든 것을 담았다. 첨단 기능을 구색별로 갖춰 ‘하이테크 럭셔리’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때문에 K9이 기아차의 실험처럼 느껴지기까지 한다. 




K9의 디자인은 수입차종과 비교해도 모자라지 않다. 절제된 디자인 감각이 세련미를 더했다. 특히 측면에서 보는 차체의 비율이 훌륭하다. 넓은 휠베이스에 짧은 앞뒤 오버행은 시각적 안정감을 가져온다. 

세 부적인 디테일을 살펴보면 고민한 흔적이 묻어난다. LED로 가득채운 헤드램프를 살짝 둥글려 볼륨감을 더했다. 그릴 형상도 마찬가지다. 날카롭게 만들어 사나운 이미지를 택하기 보단 크게 둥글렸다. 고급 세단이니 지나치게 스포티하게 디자인 할 수는 없다. 

지나치게 멋 부린 부분도 있다. 앞 펜더 뒤쪽에 자리한 구멍은 스포티함을 강조하기 위한 선택이었을 것이다. 형상만 놓고 보면 깔끔하게 메시 그릴로 마무리했지만, 전체적으로 얌전한 디자인 중 유일하게 튀는 감각이다.




옆 면을 돌아 뒤로 향하자 굴곡진 K9의 선이 드러난다. 특히 C필러를 부드럽게 내려 트렁크 공간을 짧아보이게 한 디자인 감각이 마음에 든다. 최근까지도 국산 세단은 트렁크의 크기를 강조하기 위한 디자인을 해왔다. 대형 세단인 K9의 디자인이 이와 같은 경향을 피했다는 것은 인식 변화를 보여주는 반가운 일이다. 

K9 은 에쿠스와 같은 플랫폼을 쓴다. 하지만 현대의 에쿠스를 더 위에 놓아야 하는 포지셔닝 때문에 길이가 조금 짧아졌을 뿐이다. 70㎜가 줄었지만 여전히 긴 5090㎜다. 하지만 휠베이스는 3045㎜로 에쿠스와 똑같다. 너비도 1900㎜로 같다. 다만 높이가 1485㎜로 10㎜ 더 낮다. 

기 아는 K9의 실내를 색다른 방식으로 채웠다. 고급스러운 소재와 마감을 사용하되, 첨단 기술이라는 감각을 더하기 위해 노력했다. 실내 디자인 또한 스포티하다. 대시보드와 센터페시아를 굴곡이 섞인 직선으로 채웠다. 눈길이 가는 곳은 가죽을 꼼꼼하게 덧대고 붉은색 조명이 비치도록 해 스포티한 감각을 더했다. 게다가 전자기기 감각이 물씬한 여러 부품들로 기술을 시각화시켜 강조했다. 




햅 틱 콘트롤러라 부르는 스티어링 휠의 동그란 버튼에 눈길이 간다. 이리저리 돌려 설정을 바꾸면 계기판은 여러 가지 모습으로 탈바꿈한다. 12.3인치 LCD로 이뤄진 계기판은 연신 화려한 화면을 띄운다. 국산차에는 최초로 적용된 기능이니 과시하고 싶었음이 분명하다.

센 터페시아에는 UVO 기능을 더한 9.2인치 내비게이션을 큼지막하게 달았다. UVO 내비게이션은 차와 통신망을 연결해 스마트폰으로 엔진의 시동을 켜고 끄거나, 공조 장치를 조절할 수 있다. 게다가 차의 위치와 상태를 확인할 수 있어 도난 추적과 차량 진단도 가능하다. 

아래로 연결된 센터 터널에는 전자식 기어레버와 멀티미디어 통합 조작 스위치를 달았다. 기어 레버의 형상은 마치 게임기의 조이스틱 같다. 그래도 현대적인 느낌이 물씬하니 K9에 잘 어울린다.

천정에는 대형 실내등을 달았다. 천정의 앞부터 뒤까지 가로지르는 길쭉한 모양이다. 때문에 선루프를 달면 대형 실내등은 포기해야 한다. 

K9 는 V6 3.3L 엔진을 얹은 모델과 V6 3.8L 엔진을 얹은 두 모델로 나뉜다. 3.3L 엔진은 6400rpm에서 300마력의 최고 출력과, 5200rpm에서 35.5㎏·m의 최대 토크를 낸다. 3.8L 엔진은 6400rpm에서 334마력의 최고 출력과, 5100rpm에서 40.3㎏·m의 최대 토크를 낸다. 


공차중량은 약간 차이가 난다. 3.3 모델이 1870㎏, 3.8 모델이 1910㎏. 연비는 신 연비 기준 3.3 모델이 9.6㎞/L, 3.8 모델이 9.3㎞/L이다. 늘어난 공차 중량과 배기량 차이로 약간 차이의 차이가 생겼다. 

K9 은 헤드업 디스플레이, UVO 내비게이션, 차선이탈 경보 시스템, 시트 진동 경보시스템, 어라운드 뷰 모니터 시스템, 어댑티브 풀 LED 시스템,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차량 통합제어 시스템, 풀 사이즈 TFT LCD 클러스터, 전자제어 에어 서스펜션, 후측방 경고 시스템 등 다양한 장비를 얹는다. 

안 전 장비는 에어백과 주행 안정장치, 경사로 밀림 방지장치, 타이어 공기압 경보 시스템, 셀프 실링 타이어를 달았다. 에어백은 총 9개로 운전석 조수석 에어백, 앞  뒤 좌석의 사이드 에어백, 커튼 에어백, 운전석 무릎 에어백으로 구성됐다. 

기아차에선 처음으로 컨티넨탈 사에서 만드는 셀프 실링 타이어를 적용했다. 특수 컴파운드가 적용된 타이어다. 5㎜ 이하의 이물질이 타이어를 찌르고 빠지면 특수 컴파운드가 그 틈새를 메운다.




K9 의 가격은 3.3 모델 기준으로 5290만~6400만 원, 3.8 모델 기준으로 6340만~8640만 원까지다. 가격 범위가 넓고 3.3 모델에는 3개 트림, 3.8 모델에는 5개의 트림이 있어 선택의 기회가 많은 점은 좋다. 하지만 그들이 자랑스럽게 얘기한 고급 장비는 최상급 모델을 향해 올라가야 찾아볼 수가 있다. 불평할 만하다. 가격을 올리기 위해서 고급 장비를 마구 더했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 지만 역으로 생각해보면, 꼭 고급 편의 사양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다리를 쭉 뻗고 편안하게 있을 수 있는 정도로 충분하다. 그렇다면 에쿠스와 같은 크기의 실내 공간을 제공하면서도 가격은 더 낮은 K9의 기본형 모델은 어떨까. V6 3.3L 엔진을 얹어 연비도 조금이나마 더 높고, 배기량의 부담을 덜었다. 게다가 에쿠스 기본형의 가격보다 1500만 원 가량 더 싸다. 충분히 매력적인 가격이라고 생각한다.

기 아차가 자신 있게 내놓은 편의장비를 외면한 이유는 간단하다. 편의 장비는 매력적이지만 꼭 필요하진 않다. 특히 3.8모델의 기본형과 최고급형 모델의 가격 차이는 2300만 원에 달한다. 2300만 원을 더해 호사스러운 공간에서 극도의 편안함을 누릴 수도 있겠다.

하 지만 이미 필요한 편의 장비를 충분히 갖춘 차에서 큰 비용을 추가로 부담하기는 쉽지 않다. K9은 가격대비 가치가 충분한 차다. 최신 편의 장비를 더하면 남부럽지 않을 편안함까지 누릴 수 있다. 하지만 조금 삐뚤게 생각하면 기본형이야 말로 K9 패키지의 진수다. 


글 안민희 I 사진 기아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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