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 A6 3.0 TDI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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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A6 3.0 TDI 시승기
  • 김기범
  • 승인 2012.05.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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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A6 3.0 TDI

이번 A6의 코드네임은 C7이다. A6은 국내에서 젊은 감각의 세련된 중형차로 인기가 높다. 그런데 알고 보면 아우디 A6은 산전수전 다 겪은 백전노장. 그 뿌리는 1968년 데뷔한 아우디 100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 아우디 100은 두 차례 더 변화를 겪어 C4까지 진화했다. 1994년 C4를 페이스리프트하면서 아우디는 A6이란 이름을 붙이기 시작했다.

글 김기범|사진 아우디





중형차는 해당 라인업 디자인의 전반적 흐름을 좌우할 기준점이다. 그래서 가장 보편타당한 비율을 갖추기 마련. 그런데 이번 A6은 기준점으로 삼기엔 외모의 짜임새가 다소 헐겁다. 특히 눈매와 그릴 사이를 벌려 굳이 긴장감을 떨어뜨려야했는지 의문이다. 다행히 A3과 A4가 곧 지금 A6의 얼굴처럼 바뀐다. 새 질서의 신호탄이어서 더욱 낯선지도 모른다.

신형 A6의 실내는 뼈대를 나눈 A7을 빼닮았다. 감성품질은 ‘달인’ 경지에 올라선 아우디답다. 우드 패널은 나뭇결무늬뿐 아니라 주름까지 고스란히 살렸다. 까슬까슬한 감촉이 도드라져 실제 나무를 만지는 듯 자연스럽다. 자잘한 상처에 광택 죽을 염려도 없으니 일석이조다. 하지만 스위치나 일부 패널에선 예전의 촉촉한 감촉을 지웠다. 원가를 의식한 변화다.

대시보드 디자인은 한창 유행하는 ‘랩 어라운드’ 스타일이다. 양쪽 끝자락을 둥글려 앞좌석을 오붓이 감싼다. 좌우로 펼쳐 공간감을 강조한 E-클래스나 5시리즈와 대조적이다. 윈도 면적, 즉 ‘그린하우스’를 좁게 빚는 트렌드까진 담지 못했다. 기존의 옆모습을 고집한 탓이다. 아우디는 강약과 완급으로 신선한 느낌을 주되 원가 줄일 방법을 고민 중인 듯하다.




각종 디스플레이는 지난 세대 A6부터 한글화했다. 그 결과 MP3의 노래제목도 야릇한 땡땡이 외계어 대신 정갈한 한글로 띄운다. 이번엔 내비게이션도 한글을 인식한다. 손가락으로 터치 패널에 자음과 모음을 써서 목적지를 찾을 수 있다. 앞 유리엔 BMW처럼 헤드업 디스플레이도 띄운다. 굳이 욕심내자면, 하이패스 단말기가 없어서 아쉬운 정도다.

현재 국내에 판매 중인 신형 A6은 세 가지 엔진을 얹는다. 기본형은 직렬 4기통 2.0L 가솔린 직분사 터보 엔진이다. 여기에 7단 수동 기능을 담은 무단변속기를 짝지었다. 나머지 두 엔진은 V6 3.0L인데, 가솔린 수퍼차저과 디젤 터보 직분사로 나뉜다. 변속기는 가솔린이 자동 8단, 디젤은 듀얼클러치 7단. 굴림방식은 2.0이 앞바퀴, 3.0이 네 바퀴(콰트로)다.

A6의 3.0 TDI 엔진은 245마력을 낸다. 3.0 TFSI보다 65마력 뒤진다. 반면 최대토크는 51.0㎏·m로 가솔린보다 6.1㎏·m 더 높다. 게다가 1천400~3천250rpm의 낮은 영역에서 와장창 뿜어낸다. 나아가 항속거리가 길다. A6은 물론 A8 TDI가 유럽에서 잘 팔리는 비결이다. 부자들은 귀찮은 걸 싫어한다. 그들에게 연료비는 부차적 보너스인 셈이다.

일반적으로 엔진의 원가는 가솔린보다 디젤이 더 비싸다. 따라서 비슷한 가격대로 맞추려면 디젤에 2% 부족한 옵션을 담기 마련. 하지만 신형 A6은 공평하다. 편의장비의 차이가 거의 없다. 가격마저 기본형인 콰트로 6천880만 원, 고급형인 다이내믹 콰트로가 7천870만 원으로 같다. 아우디 코리아가 디젤 모델의 가능성을 보고 과감히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게다가 신형 A6 3.0 TDI는 차세대 콰트로를 얹었다. 평소 앞뒤 구동력의 비율을 이전의 50:50에서 40:60으로 바꿨다. 나아가 주행상황에 따라 65:35~15:85까지 구동력을 옮긴다. 뒷바퀴에 더 힘을 실은 만큼 앞머리를 현란하게 뒤챌 때 운전대 조작감이 확연히 부드러워졌다. 굽잇길 헤집는 느낌도 구형보다 한결 매끈하고 힘차졌다.

MMI로 ‘다이내믹’ 모드를 고르면, ‘컴포트’ 때보다 한층 거센 댐퍼의 반발력이 고스란히 와 닿는다. 여기에 차세대 콰트로까지 어울리면서, 이전과 다른 차원의 재미를 안겨준다. 언더스티어가 줄면서 운전의 정교한 맛이 살아났다. 주도권을 쥐고 흔든다는 자신감이 북돋운다. 굳이 꼬부랑길 달리지 않더라도 알 수 있다. 

A6 3.0의 두 엔진은 특성이 뚜렷이 구분된다. 가솔린 수퍼차저는 부드럽고 섬세한 반응이 일품이다. TDI는 시종일관 화끈하다. 가속페달을 살짝만 밟아도 위력적인 기세로 차체를 튕겨낸다. 농밀한 파워만큼 가속 또한 굵직하고 힘차다. 디젤 A6은 ‘이피션시 모드’와 ‘스타트-스톱’을 갖췄다. 최고속도도 가솔린의 시속 210㎞를 넘어선 250㎞다.

앞뒤 잴 것 없이 불사를 로맨스라면, 한층 자극적인 A6 3.0 TFSI에 더 끌리는 게 인지상정. 그러나 매일 함께할 동반자라면, A6 3.0 TDI로 마음이 기운다. 아우디는 조만간 미국 시장에 A6 3.0 TDI를 투입할 계획이다. 대세는 디젤로 기울고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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