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에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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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에쿠스
  • 류민
  • 승인 2012.06.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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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대차의 기함, 에쿠스가 2세대로 거듭났다. 현대차는 2세대 에쿠스를 발표하며 세계 유수 메이커의 최고급 세단을 라이벌로 지목했다. 이전 세대 발표 때와는 달라진 태도였다. 하지만 이런 현대차의 자신감이 만용으로 보이진 않는다. 현대차의 기술력은 이전 모델을 발표했던 때와는 비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전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에쿠스에 자사의 기술을 빠짐없이 담아냈다.



1967 년 현대차는 포드와의 합작회사로 출발했다. 코티나, 20M 등의 포드 모델을 조립해 판매했다. 부품의 약 80%는 미국산이었다. 현대차는 국산부품의 비율을 높이고 싶었다. 또한 엔진기술도 갖길 원했다. 그러나 포드는 이를 거절했다. 둘의 관계는 점차 멀어졌다. 이후 현대차는 미쓰비시와 손잡았다. 하지만 포드 때와는 달랐다. 미쓰비시의 엔진과 섀시를 쓸지언정 모델개발과 생산은 현대가 주도했다.


현 대차의 첫 고유모델인 포니도 그렇게 태어났다. 이탈디자인의 디자인, 미쓰비시의 섀시 및 엔진 기술로 완성했다. 비록 핵심기술은 수입했지만 부품의 약 90%는 국산이었다. 또한 현대차는 포드 라이선스 모델인 코티나 마크5에 미쓰비시 엔진을 단 변종모델을 만드는 등 자동차 생산기술을 꾸준히 축적해 나갔다.  



현 대차는 섀시, 엔진 등의 핵심기술을 갖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차체개발과 디자인은 1980년대 후반 스텔라와 쏘나타부터 직접 해결하기 시작했다. 독자개발 엔진인 알파엔진은 1991년 스쿠프를 통해 처음 선보였다. 첫 독자개발 섀시는 1994년의 엑센트였다. 엑센트는 알파엔진까지 품어 로열티를 한 푼도 내지 않는 현대차의 첫 독자개발 모델이기도 했다.


현 대차는 이렇게 소형차부터 100% 독자개발 모델로 채워나갔다. 준중형 첫 독자개발 모델은 1996년 발표한 아반떼, 중형차는 1998년의 EF쏘나타(1.8)다. 하지만 1986년 그랜저, 1992년 뉴 그랜저(다이너스티), 1999년 에쿠스로 이어지는 대형세단은 사정이 달랐다. 세 모델의 디자인과 차체개발은 현대차가, 나머지 핵심기술 개발은 미쓰비시가 주도했다.



미 쓰비시와 합작으로 태어난 1세대 에쿠스는 1999년 4월부터 2009년 3월까지 10년간 현대차의 기함 역할을 했다. 그동안 현대차는 라인업을 독자개발 모델로 채웠고 한두 차례 세대교체도 거쳤다. 현대차의 기술력은 해가 갈수록 발전했다. 품질 역시 눈부시게 개선했다. 이에 비례해 늘어난 판매량은 현대차의 입지를 점점 높였다. 


이 제 에쿠스만 남았다. 독자개발은 물론 높아진 입지에 걸맞은 기함을 선보여야했다. 그러나 1세대를 발표했던 10년 전과는 상황이 많이 다르다. 이전 모델은 내수에만 의존했다. 하지만 2세대는 그럴 수 없다. 현대차의 가장 큰 수출시장, 북미에서 경쟁력을 확보해야했다. 또한 수입차의 거센 공략으로 달라진 국내시장도 생각해야했다. 그래서 현대차는 3년간 5천억 원을 들이며 자사의 첨단기술을 빠짐없이 담은 에쿠스를 완성했다.


1 세대와 2세대의 가장 큰 차이점은 구동방식. 1세대는 전륜구동인 반면 2세대는 후륜구동이다. 에쿠스 같은 최고급 세단엔 후륜구동이 거의 필수요소로 여겨진다. 최고급 세단은 안락한 감각이 중시된다. 후륜구동은 부드러운 움직임을 만드는데 유리하다. 현대차가 에쿠스의 라이벌로 지목한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와 렉서스 LS 역시 후륜구동 방식이다.  


구 동방식의 변화는 승차감각은 물론 외형 변화도 가져왔다. 에쿠스는 짧은 앞 오버행과 뒤로 밀린 A필러 등 후륜구동 특유의 옆모습을 지녔다. 커다란 덩치에도 불구하고 긴장감을 잃지 않은 까닭이다. 뒤로 갈수록 완만하게 떨어지다 뒤 문짝에서 솟아오른 우아한 캐릭터라인은 차체를 더 길어 보이게 만든다.

커 다란 헤드램프를 바깥쪽으로 붙였다. 그리고 좌우로 입을 벌린 라디에이터 그릴을 달았다. 웅장한 느낌을 내는 비결이다. 테일램프 역시 바깥쪽으로 붙여 넓적한 트렁크 면을 강조했다. A필러 안쪽 면에서 시작해 지붕을 따라 C필러까지 이어지는 크롬 라인은 단단한 느낌을 낸다. 에쿠스는 수치상(노멀 휠베이스 기준) S-클래스나 LS보다 넓고 길다. 실제보다 체감은 더 크다. 하지만 둔해 보이지는 않는다. 널따란 앞뒤 모습과 짜임새 있는 옆모습의 조화가 훌륭하기 때문이다.



실 내 레이아웃은 다소 평범하다. 좌우대칭을 이룬 대시보드와 8인치 모니터가 분위기를 주도한다. 하지만 진짜 나무로 만든 두툼한 우드트림과 아날로그시계가 고급스러운 느낌을 낸다. 시트는 물론 대시보드와 도어트림 등은 천연가죽으로 감쌌다. 또한 구석구석 알루미늄 느낌을 내는 패널과 크롬 장식을 달아 화려함을 뽐낸다. 각각의 패널들은 한 치의 오차 없이 맞물려 뛰어난 조립 완성도를 자랑한다.


8 인치 모니터는 내비게이션과 DMB 등 각종 멀티미디어 화면을 띄운다. 또한, 차에 대한 정보 확인과 설정이 가능한 현대차 통합컨트롤러 DIS(Driver Information System, 옵션사항) 화면도 표시한다. DIS의 조작부는 변속레버 뒤에 자리한다. 이중접합 차음 유리도 앞과 옆에 도입해 정숙성을 높였다. 트렁크엔 골프백과 보스턴백을 각각 4개씩 실을 수 있다.



현 대차는 에쿠스에 두 종류의 엔진을 8단 자동변속기와 맞물려 단다. 380모델은 최고출력 334마력, 최대토크 40.3㎏·m, 공인연비 9.7㎞/L를 내는 V6 3.8L 직분사 엔진을 단다. 500모델의 V8 5.0L 직분사 엔진은 최고 430마력, 52㎏·m의 힘을 내고 1L로 8.4㎞를 달린다. 경쟁자의 동급엔진과 수치 비교 시 최고 수준의 성능과 효율이다. 특히 V8 타우엔진은 미국 자동차 전문 미디어, <워즈오토>의 ‘2009년 10대 최고 엔진’에 선정되기도 했다.


에 쿠스는 앞 4피스톤, 뒤 알루미늄 캘리퍼를 사용하는 브레이크와 차체자세제어장치(VDC)를 기본으로 단다. 도로여건에 따라 쇼크 업소버의 감쇠력을 조절하는 진폭감응형 댐퍼 역시 기본이다. 감쇠력 조절은 물론 차체 높이까지 조절 가능한 전자제어 에어 서스펜션은 옵션이다. 



운 전석 무릎 에어백을 포함한 7개의 에어백과 후방 충돌시 앞으로 튀어나와 탑승자의 목 상해를 줄이는 전자식 액티브 헤드레스트는 기본사항이다. 카메라가 전방을 주시하다 차선을 벗어나면 경고등과 경고음, 그리고 시트벨트 떨림 등을 통해 알리는 차선이탈 경보시스템과 상황에 따라 시트벨트를 당겨 탑승자를 보호하는 프리세이프 시트벨트는 트림에 따라 옵션으로 준비된다.


최 고급 세단답게 편의장비도 풍성하다. 스티어링 휠 꺾는 방향을 비추는 LED 어댑티드 헤드램프와 앞차와의 안전거리를 유지하는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이 편안한 운전을 돕는다. 스위치로 여닫는 전동트렁크는 물론 도어가 제대로 닫히지 않았을 때 자동으로 닫아 주는 전동식 파워도어 시스템도 달 수 있다.



앞 좌석은 겨울에는 따뜻한 바람, 여름에는 찬바람을 뿜는 냉난방 통풍기능을 선택할 수 있다. DMB TV, DVD 플레이어는 물론 뒷좌석 모니터와 오디오 음향 장비로 유명한 미국 렉시콘의 프리미엄 오디오 시스템도 옵션으로 준비된다. 뒤 유리와 뒷좌석 옆창엔 전동식 커튼을 달 수 있다. 퍼스트 클래스 VIP 시트를 선택하면 등받이와 다리받침 각도조절은 물론 마사지기능이 추가된다. 



에 쿠스는 세계 최고의 세단들과 견줄 만큼 뛰어난 경쟁력을 가졌다. 성능은 물론 안전·편의 장비 등 어느 하나 빠지지 않는다. 미국 J.D 파워가 발표한 ‘2011년 상품성 만족도’에서 벤츠 S-클래스, BMW 7시리즈, 렉서스 LS를 제치고 최우수상을 수상한 사실 등이 이를 증명한다.

세 계 시장을 상대로 V8 엔진 얹은 길이 5m 이상의 대형세단 파는 자동차 회사는 많지 않다. 하지만 현대차는 훌륭하게 해냈다. 2세대 에쿠스가 현대차의 첫 독자개발 대형세단이란 점이 믿기지 않을 정도다. 에쿠스가 세계시장에서 현대차의 입지를 한층 더 높이길 기대해 본다.

글 류민 기자 | 사진 현대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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