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랠리 드 푸조, 푸조 익스피리언스 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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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랠리 드 푸조, 푸조 익스피리언스 데이
  • 류민
  • 승인 2012.06.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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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5일, 푸조의 공식 수입사 한불모터스는 경기도 안산시 안산 스피드웨이에서 ‘랠리 드 푸조’를 개최했다. ‘랠리 드 푸조’는 트랙주행 및 슬라럼, 원 선회 주행을 통해 푸조의 성능을 경험할 수 있는 행사다. 한불모터스는 감각적인 디자인과 효율성에 가려진 푸조의 운동성능을 알리겠다는 취지로 이 행사를 개최했다.



오전 10시 20분, 간단한 브리핑으로 행사는 시작됐다. 마이크를 잡은 건 ‘슬라이더즈’의 주원규 감독. ‘슬라이더즈’는 각종 자동차 경기에 참가하고 드라이빙 스쿨을 운영하는 레이싱 팀이다. 그는 행사순서에 대한 간략한 설명과 체험주행을 도울 인스트럭터를 소개했다. 그리고 “설명보다는 경험을 통해 알려 드리겠다”며 곧장 트랙으로 기자단을 인솔했다.



첫 번째 순서는 트랙주행이다. 308과 308SW, 3008과 508이 준비됐다. 네 차종 모두 1.6 e-HDi 엔진에 ‘MCP’ 변속기를 맞물려 얹었다.


MCP(Mechanical Compact Piloted)는 푸조의 수동 기반 전자제어 변속기, 기본 구조는 수동변속기와 같다. 그러나 클러치디스크 조작은 유압 솔레노이드 밸브가 처리하고 기어변속은 TCU 제어에 따라 전동·유압식 액츄에이터가 맡는다. 따라서 사용법이 자동변속기와 비슷하다. MCP는 자동의 편리함과 수동의 효율을 모두 담은 변속기다.



먼저 인스트럭터의 시범주행에 동승 후 직접 주행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나는 주원규 감독의 308 1.6 e-HDi MCP에 몸을 실었다.


그는 “변속충격이 크다는 오해를 풀기 위해 MCP를 얹은 모델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MCP는 효율에 초점을 맞춘 변속기다. 높은 효율을 위해 기어를 바꿀 때 연료차단을 한다. 그래서 변속 시간이 길뿐 변속 충격은 아니다. 이는 변속기의 높은 내구성도 보장한다. 람보르기니처럼 높은 출력의 슈퍼카도 변속기 보호를 위해 변속시간이 길다”며 MCP에 대한 오해를 일축했다.


그는 MCP 변속기의 ‘제대로 된 사용법’도 알려주었다. 기어가 바뀔 즈음 가속페달을 밟은 발에서 힘을 살짝 빼는 게 핵심이다. 그러면 엔진과 변속기를 제어하는 컴퓨터가 ‘변속기 내구성에 무리가 없다’고 판단하고 보다 빨리 변속한다.



그는 직선로에서 높은 속도로 달리며 스티어링 휠을 좌우로 잡아채는 시범도 보였다. “이 행사를 맡기 전까진 푸조가 이 정도인줄 몰랐다”며 푸조의 단단한 섀시와 주행안정성에 대한 놀라움을 표시했다.


이제 직접 스티어링 휠을 잡을 차례. 운전석에 올라 자세를 가다듬고 트랙으로 들어섰다. 주 감독이 강조한 MCP 변속기의 사용법은 익히 알고 있었다. 전에 3008 1.6 e-HDi MCP를 시승했기 때문이다. 그의 설명대로 가속페달을 다독이면 MCP는 지체 없이 변속한다.



그러나 MCP를 곱게 다루는 건 꽤 신경 쓰이는 일이다. 특히나 트랙에선 더욱 그랬다. 가속페달을 꾹 밟으면 긴 변속시간으로 답답함을 유발했다. 대신 MCP는 뛰어난 연비로 보답한다. 변속기에 맞춰 다뤄야하는 불편이 있을지언정 운전 스타일에 크게 개의치 않고 일정한 효율을 낸다.


정말 궁금했던 건 주 감독이 ‘푸조의 숨겨진 강점’으로 꼽은 스태빌리티였다. 나 역시 푸조를 시승하며 가장 감동한 점이 민첩하고 끈기 있는 거동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짧은 트랙주행이지만 차의 움직임을 파악하는데 신경을 곤두세웠다. 푸조는 폭발적인 가속성능이나 칼 같은 핸들링을 자랑하는 성격이 아닌 탓도 있다.



결론을 이야기하면 308은 안산 트랙을 야무지게 헤집고 다녔다. 울퉁불퉁 불규칙한 노면상태에도 바퀴는 바닥을 움켜쥐었다. 그래서 마음 놓고 가속페달을 밟을 수 있었다. 단단한 섀시와 조화도 훌륭했다. 큰 움직임도 재빠르게 바로 잡아 연이은 코너를 안정적으로 돌아 나갈 수 있었다. 실수로 연석을 깊게 밟아도 충격을 온몸으로 분산시켰다. 연비용 타이어 ‘미쉐린 에너지’는 연신 비명을 질러댔지만 적절하게 조율한 전자장비가 바른 길로 인도했다.


308 1.6 e-HDi MCP가 결코 빠른 차는 아니었다. 그러나 안정적인 몸놀림을 자랑했다. 덕분에 산뜻하게 트랙을 달릴 수 있었다. 일반도로에서 느꼈던 감동은 트랙에서도 이어졌다.



트랙주행에 이어 레이서로 활동 중인 인스트럭터의 RCZ 시범주행에 동승했다. 기록측정을 위한 타임어택 수준의 트랙주행이었다. 따라서 수박만한 풀 페이스 헬멧을 쓰고 조수석에 올랐다. RCZ의 매력, 더블 버블 루프는 이럴 때 빛을 발한다. 낮은 지붕에 거우듬히 부풀린 두 개의 곡선 때문에 천정이 오목하게 파였다. 때문에 헬멧을 쓰고도 여유 있을 만큼의 머리 공간을 제공한다.


“준비 됐습니까?” 한마디를 묻고선 인스트럭터는 트랙으로 뛰어 들었다. RCZ는 최고출력 156마력, 최대토크 24.5㎏·m를 내는 직렬 4기통 1.6L 터보 엔진과 자동 6단 변속기를 맞물렸다. 0→시속 100㎞ 가속시간은 8.4초. 섹시한 외모만큼 특출 난 성능은 아니다. 하지만 인스트럭터는 단단한 RCZ의 하체를 밑바탕 삼아 박력 있는 주행을 선보였다. 마치 ‘푸조로 이런 주행도 가능하다’는 사실을 일깨워주려는 듯했다.



무엇보다 RCZ의 내구성에 감탄했다. 30℃에 육박하는 땡볕 더위에서 기자 한명 당 2바퀴씩, 수십 바퀴의 강도 높은 트랙주행을 소화하면서도 RCZ는 숨소리조차 거칠어지지 않았다.


남은 순서는 슬라럼과 원 선회 주행이다. 이번엔 푸조의 중형세단, 508 2.0 HDi가 나섰다. 인스트럭터의 설명에 따라 슬라럼 주행을 시작했다. 세워 논 러버콘을 좌우로 헤집어 나갔다. 생각보다 경쾌한 몸놀림을 뽐냈다. 그래서 가속페달을 조금씩 깊게 밟을 수 있었다. 속도를 점진적으로 올리자 타이어가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508은 내가 의도하는 만큼 정확하게 앞머리를 비틀었다. 508은 차분하고 일정한 거동으로 뛰어난 균형감각을 자랑했다.



원 선회 주행은 러버콘으로 만든 지름 7m 정도의 원 주위를 따라 도는 주행이다. 일정하게 꺽은 스티어링 휠을 유지한 채 가속페달 조작만으로 주행해야 한다. 가속페달을 깊게 밟으면 원이 커졌다. 심할 경우 언더스티어까지 났지만 전자장비가 발 빠르게 개입해 진로를 다잡았다.


한불모터스는 원 선회 주행에 BMW의 중형세단, 520d를 비교차종으로 준비했다. 508 2.0 HDi와 520d 모두 2.0L 디젤 엔진을 얹은 라이벌 관계다. 두 모델이 함께 원 선회 주행에 뛰어들어 실력을 겨루는, 일명 ‘꼬리잡기’라는 게임을 해봤다. 508은 전륜구동인 반면 520d는 후륜구동. 구동방식이 다른데다 508의 휠베이스가 153㎜ 더 짧아 유리했다. 예상대로 508은 금새 520d의 꼬리를 물었다.



특별한 설명 없이 진행된 ‘랠리 드 푸조’. 한불모터스는 푸조의 운동성능을 알리고 싶어 이 행사를 열었다. 목적은 성공적으로 달성했다. 개인적으로 308에서 508까지, 푸조 특유의 민첩한 몸놀림에 감탄했다.


‘랠리 드 푸조’는 푸조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연 트랙 이벤트였다. 앞으로 지속적인 행사를 통해 푸조의 숨겨진 강점이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가져본다.


글 류민 기자 | 사진 한불모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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