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에프터세일즈 미디어 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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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에프터세일즈 미디어 아카데미
  • 김기범
  • 승인 2012.07.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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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도둑놈들이죠. 차 팔 땐 간이라도 빼줄 것처럼 구는데, 나중엔 나 몰라라 하거든요. 차 고치는 것도 안 보여줘요. 멀쩡한 데까지 고쳐서 바가지 씌우는 건 아닌지 의심이 가죠.”



지난 2000년 초 BMW코리아 김효준 사장이 취임했다. 책임감은 막중한 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 지 막막했다. 재무 출신인 그에게 CEO 자리는 ‘미지의 영역’. 그는 짬 날 때마다 수트를 벗고 편안한 차림으로 나섰다. 전시장과 워크숍을 찾았다. 6개월 동안 350명의 고객을 만났다. 그들의 볼멘소리에 귀를 바짝 기울였다. 이른바 ‘미스터리 쇼퍼’였다.


그는 고객의 불만을 하나하나 받아 적었다. 바꿔가기 시작했다. 나아갈 방향은 명확했다. BMW는 누구나 아는 프리미엄 브랜드. 하지만 누구도 BMW의 서비스는 프리미엄이라고 인정하지 않았다. 그 괴리를 좁히는 게 목표였다. 그는 각 부분별 최고의 전문가를 모았다. 성장 동력을 만들었다. 전혀 새로운 관점의 마케팅을 개발했다. 서비스 역시 마찬가지다.


“많은 부분을 이뤄냈습니다. 하지만 이런 성과를 알릴 방법이 마땅치 않았습니다. 그래서 고민 끝에 객관적 데이터를 준비했어요.” 지난 7월 5일, BMW코리아 김효준 사장은 미디어를 대상으로 ‘애프터 세일즈 아카데미’란 행사를 연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BMW코리아가 애프터 세일즈에 기울인 노력을 선보이는 한편, 향후 나아갈 방향을 다짐하는 자리였다.



BMW 서비스를 총괄하는 이재준 상무가 발표에 나섰다. 그는 우선 BMW 서비스의 현황부터 설명했다. BMW코리아의 판매는 설립 원년인 1995년 902대로 시작해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2006~2009년엔 판매대수는 6천~9천여 대로, 연도의 숫자와 발맞춰 급성장했다. BMW코리아는 2008년 말부터 애프터 세일즈에 대한 고민에 빠졌다.


“누적 판매대수에 생존율을 감안한 서비스 대상 대수를 ‘카팍(Carpac)’이라고 해요. 국내에 판매된 BMW 가운데 서비스 센터를 찾아올 가능성 있는 대수를 말합니다. 보통 판매 후 10년까진 생존율이 60%를 넘어요, 그런데 10~15년 사이엔 10%로 급격히 떨어집니다. 지난해 국내 BMW의 카팍이 10만 대를 넘어섰습니다.” 이재준 상무의 말이다.


그런데 워크숍 방문대수는 예상 수치를 뛰어넘었다. 2010년 22만 대, 지난해엔 255157대였고, 올해는 30만 대를 예상한다. 한 대 당 연간 2.5회 방문하는 셈이다. 문제는 수용 능력이다. 여기엔 ‘워크베이’란 기준이 등장한다. 차 한 대를 수리할 수 있는 작업 공간을 뜻한다. 2009년 기준, BMW코리아의 워크베이는 330개, 테크니션은 600명이었다.



BMW코리아는 이 숫자를 꾸준히 늘렸다. 지난해엔 워크베이 511개, 테크니션 888명이었다. 올해는 워크베이 649개, 테크니션 1053명까지 확충할 계획이다. 워크베이 당 연간 서비스 처리량은 2009년 190대, 지난해 206대였고, 올해 205대를 예상한다. 독일 BMW 본사가 제시한 적정대수 220대까진 아직 여유가 있는 편이다. 현재 하루 처리량은 2대꼴이다.


BMW코리아는 현재 8개 딜러, 32개의 워크숍을 거느렸다. 미니는 4개 딜러, 9개 워크숍을 갖췄다. 현재 BMW코리아의 워크숍 개수는 경쟁사를 웃돈다. 메르세데스-벤츠가 26개, 아우디는 18개, 렉서스는 20개다. 그런데 이 같은 수적 우위는 언제 뒤바뀔지 모른다. 서비스 편의성은 판매대수 당 워크숍이 좌우하는 까닭이다. 많이 팔수록 워크숍도 늘려야 한다.



하지만 무작정 늘릴 수는 없다. 몇 백억 원의 투자비가 드는 까닭이다. 게다가 BMW코리아의 의지만으로 될 일이 아니다. 워크숍은 100% 딜러가 투자하기 때문이다. BMW코리아는 차와 부품을 딜러에게 파는 도매상일 뿐이다. 따라서 BMW코리아는 딜러에게 워크숍 투자의 필요성을 설득해야하는 입장이다. 따라서 객관적 데이터를 동원한다.


BMW코리아는 글로벌 자동차 전문 컨설팅 기관인 폴크(POLK) 스터디의 도움을 받는다. 정밀한 통계가 필요한 까닭이다. 올해 6월 기준, 전국에 등록된 BMW는 총 9만3천여 대. 이 가운데 5만여 대가 서울/경기 등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강남이 8천33대로 가장 많다. 6천602대인 부산을 성큼 웃돈다. 그 뒤를 5천640대의 서초구, 2천977대의 송파구가 잇는다.



서비스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워크숍은 BMW가 많은 곳에 집중될 필요가 있다. 따라서 BMW코리아는 오는 8월 1일 역삼, 9월 도곡에 ‘패스트 레인’을 마련할 계획이다. ‘패스트 레인’은 경정비와 소모성 부품을 교환할 수 있는 소규모 정비센터. 워크숍은 혐오시설로 분류된다. 그래서 시내에 짓기 어렵다. 이 빈자리를 채우기 위한 묘안이 ‘패스트 레인’이다.


따라서 ‘패스트 레인’은 독일 BMW 본사에서도 관심이 많다. 도심에 정비소 차리기 어려운 건 전 세계 대도시 어디에서나 똑같은 고민이기 때문이다. 한편, 워크숍도 더욱 늘린다. 올해 대구와 천안, 구로, 제주에 새로 연다. 내년엔 영등포와 울산, 성수와 부산, 안양, 염창 등에 워크숍을 신설한다. 내년 말까지 총 15개의 새 워크숍이 문을 여는 셈이다. 



워크숍의 핵심은 인력과 장비다. 이재준 상무는 “수입차 업체 가운데 BMW코리아는 가장 많은 국가 공인 기능장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6월 현재 BMW코리아의 국가 공인 기능장은 35명. 반면 메르세데스-벤츠엔 8명, 아우디와 렉서스는 5~6명 수준이다. 워크숍의 인력은 고객을 맞는 프런트 엔드와 테크니션, 각종 행정지원을 맡는 직원으로 나뉜다.


BMW코리아의 프런트 엔드엔 주니어 44명, 시니어 28명, 마스터 11명 등 83명이 근무한다. 테크니션은 숙련도별로 주니어 172명, 테크니션 72명, 시니어 108명, 마스터 20명으로 구성된다. 기능별로는 미케닉 357명, 보디 90명, 페인트 91명 등으로 나뉜다. 워크숍의 자랑도 고민도, 인력에서 비롯된다. 이 상무는 “인력수급이 가장 큰 어려움”이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BMW코리아는 한국 폴리텍 1, 2, 7대학, 인하공전, 신성대학 등 10개 학교와 협력관계를 맺었다. 이들 학교 졸업생 가운데 지난해엔 56명, 올해는 120명을 견습생으로 채용할 계획이다. 이들은 1~2차 교육과 면접을 거친다. 그리고 각 딜러 사에서 반년 간 인턴근무를 경험하게 된다. 이 상무는 “향후 마이스터 고 출신도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비스의 재료는 부품이다. BMW는 부품의 원활한 수급을 위해 경기 이천에 연면적 1만6천500㎡의 물류센터를 갖췄다. 축구장 3개를 합친 규모다. 부품은 항공기로 하루 3차례, 선박으로 매주 일요일 도착한다. 서비스에 필요한 전체 부품 가운데 94%를 준비하고 있다. 국내 부품 재고가 없을 땐 독일에 주문한다. 그러면 5~6일 이내에 도착한다.



물류센터는 부품을 분주히 채우는 만큼 부지런히 반출한다. 서울/경기는 하루 3번, 지방은 하루 1번 배송한다. 주문은 하루 3번 받는다. 오전 10시 주문하면 당일 오후 2시에 받을 수 있다. 오후 1시 주문 역시 당일 오후 5시까지 처리한다. 오후 6시 주문은 다음날 오전까지 맞춘다. ‘러시 오더’란 긴급 주문은 오후 5시까지 접수되면 당일 중 처리해 준다. 


소비자가 가장 민감해하는 부품 가격과 공임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이재준 상무는 “부품 가격은 시장 및 주요 부품군 조사, 판매 추이 및 독일 가격 분석, 환율 같은 외부요인  등 다양한 과정을 거쳐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주요 국가와 가격 차이도 밝혔다. 자료에 따르면, 한국이 100일 때 독일은 86, 미국은 110, 중국은 138, 일본은 166 수준이다.



병행수입업체와 가격도 공개했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비순정품과의 가격 차이가 5%에 불과했다. BMW 워크숍의 시간 당 공임은 한국이 6만 원. 중국은 9만 원, 일본은 15만 원이다. 본고장 독일은 22만 원으로 한국보다 367%나 비싸다. BMW코리아는 “8만9천 원이 적절하다는 조사 결과가 있지만 6만 원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임 역시 다양한 분석을 거쳐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요컨대 전체 서비스 센터를 대상으로 비용 및 시간의 합리성을 검증하고, 기간별 딜러별 서비스 센터별 손익을 분석하는 과정을 거친다. 또한, 이 상무는 “사고수리 견적은 1958년 서비스를 시작해 현재 미국의 모든 워크숍에서 사용 중인 미첼(Mitchell)사의 시스템을 통해 산출한다”고 밝혔다.



BMW코리아는 프리미엄 고객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긴급 출동 후 현장 서비스가 불가능할 때 택시나 기차, 항공요금 또는 숙박비를 제공하는 ‘모빌리티 케어’가 좋은 예다. 여행 또는 출장 기간 동안 수리를 맡길 수 있는 ‘에어포트 서비스’도 있다. 강서 쪽 센터와 인천/김포 공항 간 셔틀버스를 운행 중인데, 서울 기준으로 분기 당 120여 건 이용 중이다.


‘BMW 서비스 인클루시브’의 약자를 딴 BSI도 운영 중이다. 출고 후 5년/10만㎞까지 소모성 부품을 무상으로 바꿔준다. 10년/15만㎞로 늘릴 수 있는 ‘BSI 플러스’, 기본 2년/무제한의 보증기간을 5년/10만㎞로 연장하는 ‘워런티 플러스’도 마련했다. ‘워런티 플러스’의 경우 3시리즈 190만 원대, 5시리즈 250만 원대, 7시리즈는 300만 원대에 이용할 수 있다.



BMW코리아 김효준 사장은 고객에게 서비스의 질을 검증받기 위한 계획도 밝혔다. 첫 번째는 전국의 남녀노소 70명으로 구성할 BMW AS 고객체험단. 스스로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옴부즈만’ 제도다. BMW는 이들을 통해 워크숍과 서비스와 관련된 경험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그리고 1년 동안 모은 자료를 취합해 있는 그대로 발표할 예정이다.


또한, BMW 커뮤니케이션 콜 센터를 운영할 계획이다. 현재 운영 중인 콜 센터와 기능이 다르다. 가령 고객이 워크숍에 가서 수리 받느라 200만 원을 지불했는데 적정한 금액인지 궁금할 경우, 핫라인에 접속해 검증과정을 거칠 수 있다. 고객 요청이 들어오면 BMW 코리아의 전문 기술자와 해당 딜러의 서비스 어드바이저가 적정성 여부를 다시 검토한다.



이날 열린 미디어 아카데미는 BMW코리아가 애프터 세일즈와 관련한 그간의 노력을 알리는 기회였다. 수입차 업체 중 최초로 애프터 세일즈와 관련된 현황과 전략을 공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달랐다. 하지만 기자간담회를 가장한 ‘주입식 홍보’라며 의뭉스러운 시선을 보내는 이도 있을 수 있다. 불만 가진 고객 입장에선 ‘전시행정’으로 치부할 수도 있다.


BMW코리아 김효준 사장은 “민감한 정보를 여과 없이 공개한 건 취임 초의 초심으로 돌아가 우리의 노력을 정확하게 평가받고 싶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부품 가격과 공임의 경우 여전히 불만이 많다는 걸 알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사실은 알리고 싶었다. 더욱 노력할 테니 냉정하게 평가해 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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