켄 블락 서울 익스피리언스
상태바
켄 블락 서울 익스피리언스
  • 안민희
  • 승인 2013.04.11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4월 10일, 함성 대신 타이어 연기가 잠실벌을 뒤덮었다. 형형색색의 제네시스 쿠페와 포드 피에스타가 잠실 종합운동장의 평화광장에서 화려한 드리프트를 선보였기 때문. 여긴 몬스터 에너지 코리아가 주최한 ‘켄 블락 서울 익스피리언스’의 현장이다.



몬스터 에너지는 미국 최대의 식음료 회사인 핸슨내추럴이 만드는 에너지 드링크(기능성 음료)다. 작년 미국에서 판매 1위를 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마케팅도 화려하다. 다양한 익스트림 스포츠에 아낌없는 후원을 한다. 오늘 행사의 주인공인 켄 블락도 몬스터 에너지의 후원을 받는다. 켄 블락은 운동화와 의류를 만드는 ‘DC슈즈’의 설립자중 하나다. 지금은 브랜드 최고 책임자를 맡고 있다. 그런데 독특한 이력도 있다. 오랫동안 자동차 랠리 경주에 참가해온 프로 드라이버라는 사실이다. 현재는 포드 랠리 팀 소속으로 WRC(월드 랠리 챔피언 십)에 출전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드리프트 스타’로 더 유명하다. 드리프트는 자동차의 타이어를 미끄러트리며 달리는 운전 기술이다. 불규칙한 노면을 달리는 랠리 경주에서 종종 사용된다.



운전 기술 중 하나에 지나지 않는 드리프트, 그러나 최근엔 익스트림 스포츠의 하나로 자리 잡았다. 타이어를 쉬지 않고 미끄러트리며 차체를 좌우로 흔드는 일종의 ‘자동차 묘기’로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춤추듯 화려하게 움직이는 자동차와 타이어가 쉴새없이 뿜어내는 구름 같은 연기, 볼거리가 많은 까닭에 인기도 좋다.


켄 블락이 드리프트 스타가 된 과정은 그의 이력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드리프트 기술은 랠리 경주에 참가하며 터득했다. 그리고 자신이 몸담고 있는 회사, DC슈즈의 홍보를 위해 드리프트 영상을 찍은 후 유투브에 올렸다. 그런데 그게 소위 ‘대박’이 났다. 그의 차가 미끄러지며 복잡한 장애물 사이를 멋지게 빠져나가는 영상은 유투브에서 5000만 번 이상 클릭됐다.



덕분에 그는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그는 최근 자신의 드리프트 팀(후니건 레이싱)을 창단하고 드리프트 쇼에도 집중하고 있다. ‘켄 블락 서울 익스피리언스’는 그의 드리프트를 직접 볼 수 있는 기회, 켄 블락의 후원사인 몬스터 에너지가 한국 진출 기념으로 행사를 개최했다. 평일 오후 6시임에도 불구하고 특설 경기장은 수많은 인파로 넘쳐났다. 메인스탠드는 관객들로 가득했고, 자리를 미처 구하지 못한 이들은 근처 높은 곳에 올라섰다. 어느덧 6시 10분, 켄 블락이 포드 피에스타 경기차를 몰고 등장했다. 그의 포드 피에스타는 드리프트를 위해 특별히 개조된 차다. 최고출력 650마력을 내는 엔진에 사륜구동 방식을 어울려 ‘제로백’ 2초 내의 강력한 성능을 낸다.



음악이 울려 퍼지는 사이, 켄 블락이 출발했다. 피에스타는 특설 경기장을 재빠르게 헤집으며 장애물 사이를 미끄러져 빠져나갔다. 뒤 범퍼를 벽 가까이 붙인 체 차를 미끄러트리는 묘기도 선보였다. 4개의 타이어는 금세 하얀 연기로 타올랐다. 켄 블락의 솜씨는 진짜였다. 영상에서 본 그대로였다.


이어 총 8명의 국내 드리프트 마니아가 등장했다. 국내 아마추어 드리프트 경기 ‘드리프트 마스터’에서 상위권에 드는 이들이다. 그들은 각각 형형색색의 현대 제네시스 쿠페를 타고 멋진 드리프트로 대결했다. 경기장에서 쉽사리 들을 수 없는 관중들의 환호에 부응하듯 열띤 접전을 펼쳤다.




이후, 바이크를 탄 라이더들도 등장했다. 이들의 바이크는 ‘쇼 바이크(Show Bike)´로 개조된 상태. 쇼 바이크란 묘기를 부리기 위해 개조한 바이크를 말한다. 이들은 앞바퀴를 들고 달리거나 바이크를 제자리에 세운 체 빙빙 도는 등의 멋진 묘기들을 선보였다. 이어 켄 블락의 2차 주행과 국내 드리프트 마니아들의 대결이 마무리되며 켄 블락 서울 익스피리언스는 막을 내렸다.



행사의 흥행은 대성공이었다. 진행도 매끄러웠고 볼거리도 많았다. 행사 규모도 예상을 웃돌았다. 이후에도 수많은 관중들이 켄 블락의 사인을 받기위해 1시간이 넘도록 머물렀다. 이날의 뜨거웠던 열기는 국내 자동차 문화에 ‘관중의 참여’라는 숙제를 남겼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