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베라크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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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베라크루즈
  • 안민희
  • 승인 2012.07.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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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 브랜드로 거듭나고 싶은 현대의 노력은 현재진행형이다. 최근 내놓는 모델마다 호평 받고 순위권 자동차 업체의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지만 예전부터 그런 것은 아니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선두 메이커가 먼저 일을 벌인 결과를 보고 따라 뛰어드는 것이다. 그래서 현대는 충실히 선두 업체의 뒤를 쫓았다. 사실 현대차가 미쓰비시 자동차의 영향을 받은 시절도 있었지만 그들이 가장 닮고 싶은 상대는 토요타였다. 같은 아시아 시장에서 제일 성공을 거둔 메이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베라크루즈에서는 옛 RX의 냄새가 난다.



베라크루즈는 2007년 시장에 나왔다. 당시 최고급 편의장비를 아낌없이 달고 V6 3.0L 디젤 엔진에 6단 자동 변속기를 짝지었다. 최고급 모델 중 하나는 V6 3.8L 엔진을 얹기도 했다. 고급 세단에도 쉽게 쓰지 않는 엔진이다. 프레임 바디보다 상대적으로 승차감 좋은 모노코크 바디의 차체를 썼고, 기본형 모델은 전륜 구동이지만 사륜 구동 또한 고를 수 있다.


현대의 최고급 SUV답게 큼직큼직하다. 길이와 너비, 높이가 각각 4840, 1970, 1795㎜, 휠베이스 2805㎜로 큰 덩치를 과시한다. 출시 후 5년이 지나 신형 모델들이 우락부락 몸집을 키우고 나온 지금에야 익숙해 보인다. 휠베이스는 최근 나온 중형세단과 비교될만하다. 하지만 꽁무니 길게 늘인 세단들도 아직 베라크루즈만큼 길진 않고 너비는 한참 모자라다. 베라크루즈는 큰 공간을 여유롭게 쓰는 차다.



베라크루즈의 디자인은 헤드램프와 그릴이 주는 유연한 인상이 너무 강해 SUV에 흔히 기대하는 남성미란 눈을 씻고 찾아도 없다. 확 끌리는 맛은 없다. 자기차로 만들어 오래도록 보면 그제야 정이 들 것 같은 느낌이다. 시류에 편승하지 않았기 때문에 쉽게 질리지는 않을 것이다.

실내도 기교 부리지 않고 우직하게 다듬었다. 대칭형 대시보드는 필요한 모든 버튼을 가운데로 몰아넣었다. 디자인 강조를 위해 대시보드 아래쪽에 우드 그레인을 달았다. 문을 장식하는 우드그레인과 패널을 덮는 가죽의 조합은 그랜저 TG의 실내 디자인을 떠올리게 한다. 세월의 변화는 어쩔 수 없는지 이제 나이가 들어 보인다.



편의성과 활용성은 뛰어나다. 6:4로 접히는 2열 시트는 슬라이딩 기능으로 위치를 조절할 수 있다. 5:5로 접히는 3열엔 2열 시트를 앞으로 밀어 편하게 드나들 수 있다. 또한, 2~3열 모두 평평하게 접을 수 있다.


베라크루즈는 두 종류의 엔진을 얹는다. V6 3.0L 디젤과 V6 3.8 가솔린이다. 모두 자동 6단 변속기와 맞물리며 전륜과 사륜구동 중 선택할 수 있다. 디젤 엔진은 3800rpm에서 255마력의 최고 출력을 내며 1750~3500rpm의 고른 구간에서 48㎏·m의 최대 토크를 일정하게 내뿜는다. 연비는 전륜 13.3㎞/L, 사륜이 12.8㎞/L다. 가솔린 엔진은 6000rpm에서 264마력의 최고 출력, 4500rpm에서 35.5㎏·m의 최대 토크를 낸다. 연비는 8.1㎞/L.


에어백은 앞좌석 듀얼과 사이드, 커튼까지 총 6개다. 타이어 공기압 경보장치와 큰 차체를 잡아줄 차체자세제어장치는 기본. 소화기까지 포함되어있다. 편의장비로는 열선 스티어링 휠, 운전석 통풍시트, 클러스터 이오나이저, 슈퍼 비전 클러스터, 오토라이트 등이 기본형인 X등급에 들어있다.



322만 원을 더 들여 VX 등급으로 높이면 레인센서, 하이패스, 운전석·동승석 전동시트, 후방 히터·에어컨, HID 헤드램프, 스마트키 등의 편의 사양이 추가된다. 여기서 469만 원을 추가하면 VXL 최고급 등급으로 모젠 내비게이션, JBL 사운드 시스템, 전동 트렁크, 통합 메모리 시스템 등 기능이 추가된다. 등급별 가격 폭이 322~469만 원으로 차이가 크다.


사실 지금 럭셔리 SUV시장에서는 베라크루즈를 대체할 경쟁 차종이 없다. 풀 프레임 차체를 갖춘 모하비 정도가 경쟁차다. 크기와 차급을 생각하면 포드 익스플로러가 경쟁차가 될 수 있겠지만 2.0L 에코부스트 엔진을 얹은 모델마저도 베라크루즈와 상대하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있다. 가격과 연비, 유지비 등의 경쟁력 때문이다. 

글 안민희|사진 현대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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