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회사가 만든 로봇, 아시모와 키로보

2016-11-15     박병하

현대의 자동차 업계에서 로봇 공학은 매우 중요한 요소다. 멀리 갈 것도 없이, 현실의 자동차 공장의 자동화 설비가 곧 수 많은 로봇들의 집합체라고 할 수 있다. 복잡다단한 첨단 기술의 적용이 늘어가고 있는 자동차 업계에서 로봇 공학은 자동차 업계에서 갈수록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로 나아가고 있다.



일본의 자동차 기업인 혼다와 토요타는 로봇 공학을 홍보 등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혼다가 만든 휴머노이드 로봇 `아시모(ASIMO)`가 유명하다. 토요타는 최근, 토요타 하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개발했던 말하는 로봇, `키로보`를 소형화한 `키로보 미니(Kirobo Mini)`의 양산화를 이루고, 내년부터 시장에 직접 판매할 예정이다.



두 기업이 만든 로봇은 공통적으로 `인간과 함께 할 수 있는 로봇`을 지향한다. 하지만, 그 접근 방식에 있어서는 두 로봇은 서로 간의 크기만큼이나 큰 차이가 있다. 일본의 자동차 기업이 만든 두 로봇, `아시모`와 `키로보 미니`에 대해 알아 보자.



아시모(ASIMO)는 `혼다 로보틱스(Honda Robotics)`의 작품으로, Advanced Step in Innovative Mobility, 즉 혁신적인 이동성에서의 진일보를 말한다. 다만, 이는 혼다 측이 주장하는 역두문자어(驛頭問字語)에 가까우며, 일반적으로 로봇 시리즈의 저자인 아이작 아시모프(Isaac Asimov), 혹은 일본어로 발(足)을 뜻하는 `아시(あし)` 에서 따온 것으로 보인다. 30여년 전부터 혼다가 진행해 왔던 휴머노이드(Humanoid, 인간형 로봇) 로봇의 연구개발의 대표적인 성과 중 하나다.



아시모는 1986년 최초 공개된 E0 프로토타입이 그 시작점이다. E0 프로토타입은 세계 최초의 이족보행 로봇이 되었고, 이후 지속적인 연구개발로 6개의 프로토타입이 만들어졌으며, 1997년부터 현재 알려진 모습으로 완성되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지속적인 개량이 가해지며, 보다 인간에 가까운 로봇으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현재의 아시모는 사람처럼 걷고 뛸 수 있으며, 한 발로 뜀뛰기를 할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경사로를 사람처럼 균형을 잡아가며 횡단할 수 있고 계단 오르내리기는 물론, 공차기까지 가능하다. 2014년부터는 손가락이 추가되면서 일본어와 영어로 수화까지 가능해졌다. 울퉁불퉁한 노면 위를 걸으면서도 넘어지지 않는다. 장애물을 감지하고 회피할 수 있으며, 마주 오는 사람의 보행 진로를 예측하여 방향을 전환할 수도 있다. 동시다발적으로 들리는 여러 사람의 목소리를 인식할 수 있기도 하다.



이 뿐만이 아니다. 아시모는 다수가 연계하여 방문객을 마중 나갈 수 있으며, 주문을 받고 음료를 배달하는 등의 일도 할 수 있다. 보온병의 뚜껑을 열어서 음료를 컵에 따를 수 있고, 컵에 담긴 음료를 쏟지 않으며 보행할 수도 있다. 또한, 일종의 멀티태스킹이 가능하여 길 안내를 하고 있는 중에 다른 작업을 할 수도 있다. 등에 붙은 배터리팩의 전력이 떨어지면 스스로 충전소까지 걸어가 충전을 실시하는 자가 충전 기능도 구현되어 있다. 인간을 닮은 여러 가지 행동들을 비롯하여, 인간의 일을 맡길 수 있다는 점에서, 혼다의 아시모는 인간을 물리적으로 돕는 로봇에 가까운 모습이다.




반면, 키로보 미니는 인간을 물리적으로 돕는 로봇이 아닌, 인간과 감성적으로 교감할 수 있는 로봇으로 만들어져 있다. 키로보 미니는 아시모처럼 스스로 이동하거나 물건을 가져다 주는 등의 일을 할 수는 없지만, 사람과의 대화가 가능한 로봇이다.



앉은 키 10cm 가량의 조그마한 사이즈와 183g의 몸무게를 지닌, 그야말로 작고 앙증맞은 크기의 키로보 미니는 가방 등에 넣어서 휴대할 수 있으며, 전용 거치대에 설치하여 자동차의 컵홀더에 꽂을 수도 있다. 최대 약 2시간 반 동안 사람과 대화할 수 있으며, 충전하여 기력을 채워주는 데에는 3 시간 정도가 걸린다. 사람과 대화할 수 있는 조그마한 키로보 미니는 VAIO 주식회사의 나가노 공장에서 만들어진다.



키로보 미니가 실행하는 다양한 행동이나 대화는 주로 키로보 미니 본체와 전용 앱을 설치한 스마트폰과 블루투스로 연결시켜 작동한다. 키로보 미니는 잡담과 같은 가벼운 대화에서부터 사람의 표정이나 행동 등을 인식하여 그에 맞춰 다양한 반응을 한다. 이름을 부르면 고개를 돌려 화자(話者)를 바라보고 대답하며, 화자가 자리를 바꾸거나 움직이는 중에도 화자의 얼굴을 따라 고개를 움직이기까지 한다. 본체에 탑재된 센서와 카메라는 사람의 얼굴이나 행동 외에도 표정을 인식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차내의 환경이나 집안의 환경, 혹은 자주 갔던 장소 등을 기억하고 이러한 정보들을 토대로 말을 하기도 한다. 특정한 장소에 자주 들르면 키로보가 ``여기, 전에도 왔었지?``라고 반응하는 식. 운전 중 돌발 상황 발생에 따른 급제동을 한 경우, ``깜짝 놀랐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하며, 사람이 하차할 때 자기를 두고 가지 말아 달라고 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