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현대차의 중국 시장 부진, 브랜드 만족도는 최고?

2017-07-14     윤현수

대차 그룹이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현재 현대차 중국 법인은 월간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60%가 감소하여 수익이 크게 악화되었다. 더욱이, 실적 악화가 예상보다 장기화되고 있는데다 적자 전환까지 이루어지게 되며 중국 자동차 시장 공략에 들어온 빨간 불이 꺼질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

이에 자사의 주력 모델인 `위에둥`에 20% 할인이라는 파격 조건을 내걸며 지속적 부진을 타파하기 위한 방책을 내놓고 있는 와중이다. 특히 판매 볼륨이 워낙에 큰 중국 시장에서의 부진인데다, 실적 하락 폭이 주요 브랜드 중 가장 크기에, 올해 현대차의 2017년 실적에도 상당한 타격이 될 전망이다.

그러나, 이와는 정반대로 현대차 그룹은 브랜드 만족도 및 초기 품질 조사에서는 최상위권을 기록하였다. 자동차 분야 소비자 만족도 조사 업체인 J.D Power가 중국 자동차 소비자 2만 4천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7년 중국 판매 만족도 조사(2017 China Sales Satisfaction Index Study)에 따르면, 현대차의 현지 합자 법인인 베이징 현대가 1,000점 만점에 665점을 기록하여 전체 1위를 차지했다.

특히 2위인 장안 포드와의 격차도 17포인트로 제법 크다.(648점) 그룹 내 브랜드인 둥펑위에다 기아 역시 637점으로 평균 이상의 점수를 기록했다. 대중차 시장 평균이 635점임을 감안하면 두 브랜드의 만족도 수준은 상당히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여기에 동 기관이 조사한 2016년 신차 품질 지수에서도 베이징 현대는 프리미엄 소형차 브랜드인 미니를 이어 2위를 기록했었다. 아울러 둥펑 위에다 기아 역시 4위를 기록하는 등, 브랜드 만족도 및 품질 측면에서 대중차 브랜드 중 압도적인 성적을 거두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브랜드, 그리고 제품의 품질도 만족하고 있는 현대차 그룹이 추락하는 원인은 무엇이었을까?

이러한 부진에 자동차 업계는 사드(THAAD) 미사일 배치 문제로 인한 반한 감정과 이에 따른 경제 보복의 원인을 가장 크게 보고 있다. 특히 현대차 그룹 역시도 최근 지속적으로 불거지고 있는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의 부진에 사드 이슈를 원인으로 삼고 있다.

실제로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는 타 브랜드에서 한국 브랜드 자동차를 팔고 자사 제품을구매하는 소비자에게 추가 할인 혜택을 주는 등, 전반적으로 한국차를 멸시하는 풍조도 생기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현대차 그룹이 중국 시장에서의 부진에 사드 이슈를 지나치게 방패로 삼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중국 시장에서 현대차 그룹의 주력 모델은 소형차 모델이다. 그런데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는 연초에 소형차를 상대로 시행해오던 세금 감면 혜택이 축소된 터라, 소형차 판매량이 다소 위축된 면이 있다.

또한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프리미엄 브랜드가 아니기에, 갈수록 성장세가 도드라지는 중국 현지 업체들의 경쟁력 강화로 인해 가장 치열한 대중차 시장에서 점유율 하락이 이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점차 많은 자동차 브랜드들이 외적인 측면에서 현대차와 거의 동등한 수준에 이르렀기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대로 승부하는 중국 현지 업체의 물량 공세를 견뎌낼 수 없다는 것이다.

앞서 언급했던 J.D Power의 차량 품질 조사 데이터로 보았을 때는 여전히 한국산 자동차가 중국제에 비해 품질이 높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다. 상품엔 큰 문제가 없는데 외적 요인들이 시장 판도를 바꿔놓는 중이다.

현대차 그룹은 매우 높은 성장세를 보이는 중국의 SUV 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상정하여, 글로벌 시장에서 SUV 라인업을 크게 개선하려는 전략과 마찬가지로 중국 시장에서도 SUV를 비롯한 크로스오버 신차 투입에 사활을 걸 전망이다. 아울러 힘이 빠진 주력 모델들의 교체를 통한 분위기 쇄신도 필요한 시점이다.

현대차 그룹은 예상치 못한 사드 후폭풍과 함께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을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또한 이번 사태를 계기로 중국 자동차 시장 수준의 향상도 눈 여겨 보아야 할 것이다. 부진의 이유를 `사드` 하나만으로 치부하려면 북미 시장에서의 부진도 속 시원히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그저 수익성만을 위해서 구형 모델을 신형으로 둔갑하여 판매하는 전략도 이제는 거둬야 할지도 모르겠다. 현대차는 그런 꼼수를 사용해도 충성도가 높은 프리미엄 브랜드가 아니기 때문이다.

아울러 일시적 부진을 이유로 신흥 시장으로 뱃머리를 완전히 돌려버리기엔, 중국의 시장 규모는 여전히 가장 거대하다. 그리고 부진을 더욱 심화시키지 않는 것이 현재 현대차 그룹이 풀어야 할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