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업트럭 종결자, 13년 만의 귀향

2017-09-15     박병하

일본 토요타자동차(이하 토요타)의픽업트럭, 하이럭스(Hilux). 토요타 하이럭스는 1968년부터 생산을 시작한 소형(Compact, 북미 기준)의 픽업트럭으로, 우수한 신뢰도와 실용성으로 전 세계 180여개국에 판매 중인 베스트셀러 픽업트럭이다. 초대 모델부터 현행모델까지의 누적 판매대수는 무려 1,730만대에 이른다(2017년 7월 말 기준).

그런데 토요타가 하이럭스를 판매하지 않는 시장이 딱 세 군데 있었다. 자국인일본과 옆 동네 대한민국, 그리고 북미다. 그런데 이제 하이럭스가판매되지 않는 지역은 대한민국과 북미만 남게 된다. 토요타가 12일, 8세대 하이럭스를 자국 내수 시장에서 시판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6세대모델을 2004년에 자국 시장에 공급을 중단한 이래 장장 13년여만의 귀향이다.

토요타 하이럭스는 일본 내에서는 여러모로 운용 상의 어려움이 있는 차다. 기본적으로배기량과 차체 크기 모두를 과세 기준으로 삼는 일본의 자동차세 체계 상 화물차량에 해당하여 1년에 한번식 자동차 정기검사(이하 차검)를 받아야 하고, 고속도로 통행료가 훨씬 높기 때문이다. 일본의 차검은 한국에 비해비용이 훨씬 많이 들고 절차도 복잡하여 상당수의 일본인들이 중/대형차의 구입을 꺼리는 이유 중 하나로작용하고 있다. 또한, 한국과 같이 높은 가격경쟁력의 상용차가다수 만들어지고 있는 나라인 만큼, 픽업트럭에 대한 선호도는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 밖에 없다. 2004년을 기점으로 하이럭스의 판매가 중단된 데에는 이러한 배경이 작용했던 것이다.

토요타 하이럭스가 13년여 만에 자국 시장에 돌아 온 까닭에는 주로산업 현장에서 하이럭스를 활용하고 있었던 소비자의 목소리가 있었다. 개발 책임자인 수석 엔지니어 마에다마사히코(前田昌彦)는 “일본국내에는 2004년에 판매를 종료했지만 주로 작업에 사용하셨던 기존 보유자 분들이 현재에도 약 9천명이나 계셨다”며, “부활시키기를원하는 목소리가 매우 높았다”고 말했다.

지난 2015년, 8세대로거듭난 토요타 하이럭스는 현대적 감각에 맞춘 익스테리어와 인테리어를 지닌다. 디자인은 실내외 전반에걸쳐, 현재 토요타의 최신 디자인 언어를 반영한 점이 눈에 띈다. 두터운범퍼와 간결하고 섬세한 라디에이터 그릴, LED 헤드램프의 적용으로,터프함과 세련미를 지닌 인상을 자아낸다.

여기에 근육질의 양감을 주는 휀더 디자인을 적용하여 더욱 든든하고 생동감 있는 이미지를 연출한다. 5인승 더블캡 모델을 기준으로, 전장 X 전폭 X 건고는 5,335 X1,855 X 1,820mm이며, 휠베이스는3,085mm에 달한다. 국내 유일의 픽업트럭인 쌍용자동차의 코란도 스포츠 보다 345mm 길고 55mm 좁으며, 30mm높다. 타이어는 265/65/R18 규격을 사용한다. 사각을 줄여주는 전용의 휀더 미러도 특징이다.


인테리어는 간결하면서도 기능적인 디자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상용차보다는보다 승용차에 가까운 감각이 특징이다. 뒷좌석은 혼다의 소형 SUV인HR-V처럼 착좌부를 들어 올려서 적재 공간을 더 확보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일본에 판매될 하이럭스는 뒷좌석을 갖춘 더블캡 차체만 갖춘다.

일본에 출시될 하이럭스에는 2015년에 발표한 (이론 상)열효율 44%의신형 디젤 엔진이 탑재된다. 수출용의 2.8리터 1GD 디젤 엔진과 같은 계열인 2.4리터 2GD-FTV 디젤 엔진을 탑재한다. 8세대 하이럭스에 탑재된 디젤엔진은 토요타가 세계최초로 양산 엔진에 적용한 TSWIT(Thermo Swing Wall InsulationTechnology)를 도입한 엔진이다. TSWIT는 연소시의 냉각 손실을 절감하는 핵심기술이다.

TWIST의 핵심은 엔진에 열이 필요할 때에는 열이 빠져나가지 않게하면서도 냉각이 필요한 때에는 빠른 속도로 식혀주는 데 있다. 이로써 연소효율의 강화를 꾀하는 것이다. 신기술이 적용된 GD계열 엔진은 기존 KD 계열 엔진 대비 30%의 소형화와 배기 구조의 단순화와 함께 최대토크는 25%, 저속 토크는 11%가 향상되었고, 연비는 최대 15%까지 향상되었다.요소수를 이용한 SCR(선택적 환원 촉매)을적용하고 있기도 하다. 변속기는 자동 6단 슈퍼 ECT 변속기를 사용한다. 다이얼 조작으로 4X2와 4X4 모드를 오갈 수 있는 선택식 사륜구동 시스템이 탑재된다.

8세대로 거듭나면서 차의 골격을 이루는 프레임을 비롯한 차체구조는더욱 강화되었다. 사이드 레일의 단면을 확대하고 판 스프링을 비롯한 서스펜션 구조를 개선하여 보다 견고한구조와 향상된 충격 흡수 능력, 이로 인한 안전도의 향상과 더불어, 승차감의향상을 꾀했다. 아울러 전자제어식 서스펜션을 탑재하여 온로드와 오프로드를 가리지 않는 주행 안정성과승차감을 확보한다.

일본에서 판매될 신형 하이럭스에는 자동차와 보행자를 인식 가능한 충돌 회피 지원형 추돌 방지 장치와 차선이탈경보 장치 등의 능동 안전 사양을 탑재할 수 있다.

마에다 수석 엔지니어는 “차량의 기능적 가치뿐만 아니라, 차량을 소유하는 것으로 인해 얻게 되는 특별한 경험과 같은 무형의 가치를 고객에게 제안하고자 한다”며, “발랄한 인생을 즐기고픈 베이비붐 세대 고객에 대하여 액티브한라이프스타일을 영위하는 표현의 일환이 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13년 만에 고향 땅을 밟은 베스트셀러 픽업트럭, 토요타 하이럭스의 일본 내 판매가격은 326만 7,000엔~374만 2,200엔(한화 약 3,357~3,845만원)으로책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