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라리와 람보르기니가 `전기 슈퍼카`를 바라보는 시선

2017-09-18     윤현수

폭발적 성능으로 희열을 안겨주던 슈퍼카 메이커들은 더 이상 두 자릿수 실린더를 품은 내연기관들에만 붙들려 있지 않을 것 같다. 이탈리아 대표 슈퍼카 브랜드인 페라리는 이미 자사의 시그니처 모델인 '라 페라리'에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장착했고, 람보르기니 역시 하이브리드 구동계 사용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포르쉐 918 스파이더, 라 페라리, 맥라렌 P1 등과 같은 하이퍼카들의 전례로 보아, 하이브리드 구동계 사용은 이미 슈퍼카 업계에서도 더 높은 출력을 갈구하기 위한 `완벽한 대체재`로 여겨지는 것이 기정사실이다. 아울러 그들은 크게 여의치 않겠으나, 그럼에도 이러한 하이브리드 기술의 채용은 기업 평균 연비 개선에도 도움이 되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감소 역시 뒤따라오는 부수적 장점들이다.

페라리는 라 페라리 이후에도 하이브리드 구동계를 사용한 모델의 개발 및 출시 계획을 추진 중이다. 람보르기니 역시 향후 5년 내에 하이브리드 슈퍼카를 출시하며 급변하는 시장에 대응할 계획이다.

그러나, 전기모터와 배터리가 페라리와 람보르기니의 차체를 완전히 독차지하는 것은 조금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 그들은 "순수 전기 스포츠카는 아직 시기 상조"라고 언급하며 전기 슈퍼카 출현에 대한 여러 소문들을 일축했다.

특히 람보르기니는 전기차 비중을 늘리는 것이 아직 급하지 않다고 하며 전기 슈퍼카 출시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앞서 언급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보다 효율적이고 시대에 어울리는 슈퍼카를 만들기 위해 하이브리드 구동계를 장착한 람보르기니가 머지않은 미래에 출격을 예정하고 있다.

반면 페라리는 "자사가 여태껏 쌓아온 명성에 비견할 수 있는 전기차를 만들기엔 아직 기술적 한계가 있다"고 말한다. 소비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 만한 전기 슈퍼카를 만들 수 있는 여력이 아직은 부족하다는 얘기다.

현재 대중차 브랜드들의 전기차 시장도 제대로 된 보급은 물론 '안정화'가 되었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 따라서 이와 같은 슈퍼카 브랜드들이 빚어내는 순수 전기 스포츠카는 전기차의 보급이 조금 더 활성화되었을 때 등장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페라리의 말마따나, 시장의 흐름만을 의식하여 단숨에 전기 슈퍼카를 내놓기엔 그들이 쌓아온 역사와 명성이 너무나도 드높다. 전기차로 향한 길, 그 과도기에 있는 HEV의 선행 적용으로 전기모터 다루기에 능숙해진다면 빨간 페라리제 전기차로 트랙을 질주하는 날이 분명 다가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