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보르기니 창업 가문 3세가 '이소 모토'를 부활시킨 이유

2017-10-31     윤현수

이탈리아 슈퍼카 업체 람보르기니의 창업 가문 3세, '페루치오 람보르기니(Ferruccio Lamborghini)가 국내 전기차 개발 업체와 손을 잡고 전기차 사업을 시작한다.

전기차 전문 업체, GPCC KOREA(이하 GPCC)는 31일 페루치오 람보르기니와 2년 동안 공동 개발을 통해 빚어낸 전기스쿠터 '이소 모토 페루치오 람보르기니 에디션 (ISO MOTO FERRUCCIO LAMBORGHINI Edtion)을 공개했다.

'이소 모토'(ISO MOTO)는 1940년대부터 70년대까지 세계 3대 모터사이클 브랜드로 이름을 알린 바 있다. 따라서 람보르기니 가문 3세와 함께 제작한 페루치오 람보르기니 에디션 모델은 가히 이소 모토 브랜드의 본격적인 부활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모터사이클 레이싱 부문에서 빛나는 성적을 거둬오며 바이크에 대한 넓고 날카로운 식견을 지닌 페루치오 람보르기니가 한국의 중소기업과 손을 잡은 데에는 명확한 이유가 있다.

GPCC는 일본 교덴 그룹 전기차 기술 개발부서에 속해있었다가 최근 독립을 이루며 탄탄한 모델 포트폴리오를 형성해온 기업이다. 페루치오 람보르기니는 해당 업체의 탄탄한 기술력과 가능성에 과감한 선택을 했고, 이러한 신뢰가 결국 이소 모토의 부활까지 이뤄낸 셈이다.

페루치오 람보르기니는 특히 전기 스쿠터에 대한 디자인과 엔지니어링 철학이 GPCC 측과 잘 어우러졌으며, 자신이 중요시하는 파트너와의 친밀감 등에서도 많은 영감을 주었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그는 행사를 통해 트랙터 사업으로 가업을 일군 페루치오 람보르기니 (창업자)와 더불어 자신의 아버지, 토니노 람보르기니가 이뤄낸 업적들을 소개하며 기업의 정신에 대해 이야기했다.

창업자의 손자 페루치오 람보르기니는 GPCC 대표와 회동 이후 아버지와 긴밀한 상담을 통해 합작을 결심하게 되었다는 일화도 덧붙였다.

행사를 통해 소개된 `이소 모토 페루치오 람보르기니 에디션`은 전기 파워트레인 사용으로 친환경적 특성을 지닌 스쿠터다. 특히 전기 스쿠터 특유의 고루한 모양새가 아닌 레이싱 바이크와 같은 스탠스로 만들어져 다이내믹한 모양새를 자아내는 것이 특징이다.

아울러 페루치오 람보르기니는 해당 모델이 차체 프레임이 직접 노출된 디자인을 통해 스쿠터 세계에서 독창적인 스타일링을 구현했으며, 주행에 초점을 맞춰 튜닝한 서스펜션으로 제동 시 노즈 다이브 현상이 적어 주행 안정감이 높다고 설명했다.

또한 전기로 작동하는 스쿠터인 만큼 세 시간 반 정도 충전을 해야 최대 65km를 달릴 수 있으며 최고시속은 80km다. 탑재되는 배터리에 따라 가격은 4~5천 달러 선에서 책정되며, 최고급 사양은 주행거리가 150km까지 늘어난다. 여기에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으로 트립컴퓨터 확인이나 도난 방지 시스템, 전원 제어 기능을 조작할 수 있다.

1950-70년대 시절 승승장구하며 세계 3대 바이크로 손꼽혔던 이소 모토는 사실 세월의 흐름과 함께 사장되었으나, 이러한 브랜드를 부활시키는 데는 큰 고민이 없었다고 했다. 페루치오 람보르기니는 이미 자신의 부친인 토니노 람보르기니가 인수를 통해 거둬들인 이 브랜드가 여전히 높은 명성을 지녔기에, 현 시점에서 다시 되살린다 해도 높은 인지도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졌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이소 모토와 함께 부활을 이룬 또 하나의 브랜드는 '타운 라이프'(Town Life)다. 타운 라이프는 마이크로 카 세그먼트를 담당하는 람보르기니 가문의 모터 비즈니스 중 한 축을 담당한다. 종전에는 '페루치오 카브리올레'와 같은 가솔린 엔진을 품은 모델들을 선보였으나, 현재는 시대에 발맞춰 전기 파워트레인을 활용한 모델들을 개발 중에 있다.

페루치오 람보르기니에 따르면, `타운 라이프` 브랜드로 출시되는 신형 전기차는 2019년 한국 시장에 런칭될 계획이다. 또한 이 모델은 과거의 디자인 철학을 현대화시켜 재현된다고 한다. 현재 GPCC 측은 해당 신형 모델의 최대 가능 주행 거리를 100km 정도로 예측하고 있으며 예상 가격도 1만 7천 달러로 전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정민 대표는 우리나라에 이소 모토의 생산 공장을 만들 것이냐는 질문에 이미 양산 체제를 구축했다고 답했고, 이륜차 생산 준비나 양산 판매, 글로벌 전략 모두 구성해 놓은 상태라 언급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아울러 목표 판매량은 1천 대가량으로 중국과 동남아를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도 진출할 것이라 덧붙였다.

한편, 페루치오 람보르기니는 기업 가치를 높여주는 '이소 모토' 브랜드 도입과 함께 GPCC의 얼굴이 되어 '최고 브랜드 책임자(Chief Brand Officer, CBO)'로 활동하며 신모델 개발에도 참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