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 코란도 C

2013-01-03     안민희

코란도 C는 쌍용의 구원투수다. 쌍용은 어려운 회사사정에도 불구하고 코란도 C를 개발했다. 코란도의 뜻은 ‘코리안 캔 두(Korean Can Do)’의 준말이다.


코란도의 시초는 1969년 신진의 지프다. 당시 신진 자동차는 미국의 AMC와 공동투자로 자동차를 만들기 시작했다. 투박한 모양에 지프를 빼닮았다 해서 신진 지프로 내놓았다. 하지만 신진 자동차에는 악운이 드리웠다. 신진 자동차는 1979년 리비아로 신진 지프를 수출했는데, AMC는 이를 계약 위반으로 여겼다. 당시 리비아는 미국과 적대국이었고 AMC는 “신진이 공산국에 수출하지 않는다는 계약을 어겼다.”며 한국에서 철수했다.


신진 자동차는 이후 거화 자동차로 사명을 변경하고 지프란 이름대신 코란도란 이름을 사용했다. 이후 동아자동차를 거쳐 1986년 쌍용그룹에 인수되며 신진의 역사는 끝났다. 반면 코란도는 쌍용에서 화려하게 다시 태어났다. 쌍용이 메르세데스-벤츠와의 기술제휴를 통해 급속한 성장을 거두면서다. 무쏘의 성공으로 힘을 얻은 쌍용은 1996년 뉴 코란도를 출시했다.


뉴 코란도는 1세대 코란도의 디자인을 계승했다. 처음에는 뒷좌석이 있는 5인승 모델을 출시했고 이후 뒷좌석을 짐 공간으로 활용한 2인승 밴 모델을 출시했다. 밴 모델은 경제성을 강조했고 이는 당시 어려운 경제 사정과 맞물려 SUV 판매 1위를 차지 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2005년, 후속작인 액티언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코란도는 단종 됐다. 하지만 액티언은 코란도 만큼 시장에 녹아들지 못했다. 상하이 자동차에게 인수 된 이후 제대로 된 지원하나 받지 못한 쌍용의 안팎은 어지러웠다. 2010년 마힌드라로 주인이 바뀐 쌍용차는 숨을 가다듬고 코란도 C를 선보였다.


3세대 모델이라 하지만 이전 모델과는 전혀 다르다. 모노코크 바디를 채용했고 조르제토 주지아로가 매만진 디자인으로 단장했다. 뉴 코란도까지 이어졌던 각진 형태를 버리고 도시에 맞는 감각으로 꾸며냈다.

크게 키운 헤드램프 사이에 그물모양 매시 그릴을 달았다. 그 아래엔 번호판 쪽으로 선을 그었다. 범퍼 아래쪽은 검은색으로 칠했다. 펜더는 밖으로 둥글린 오버 펜더 형태. 그 사이에 캐릭터 라인을 그었다. 뒷면은 무난하게 디자인했지만 테일램프의 생김새가 눈에 띄는 편이다. 코란도 C의 경쟁 차종은 현대 투싼과 기아 스포티지다. 코란도 C의 길이는 4410mm, 너비는 1835mm, 높이는 1675mm. 크기가 경쟁 모델과 거의 비슷하다.


실내는 경쟁 모델들에 비해 차분하다. 대시보드는 평평한 면으로 다듬었다. 센터페시아를 타고 올라온 알루미늄 장식이 양쪽으로 뻗어있다. 마치 날개 모양 같다. 트림에 따라 우드 그레인이나 카본 그레인으로 대시보드를 꾸밀 수 있다. 변속기에는 토글스위치를 달아 변속을 쉽게 했다. 패들 시프트나 변속레버로 조작하는 방식보다 쓰기 편한 것은 아니다. 휠베이스는 2650mm로 경쟁 차들보다 10mm정도 길다. 게다가 코란도는 뒷좌석 바닥이 평평하고 등받이를 뒤로 기울일 수 있어 더 편히 앉을 수 있다.


엔진은 직렬 4기통 2.0L 디젤 엔진에 6단 수동변속기 또는 6단 자동변속기를 짝짓는다. 엔진 최고출력은 181마력이다. 밸런스 샤프트를 달아 엔진 진동을 최대한 감쇄시켰다. 구동계는 앞바퀴 굴림 또는 네 바퀴 굴림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네 바퀴 굴림은 평소에는 앞바퀴에 동력을 보낸다. 노면이 험하게 바뀔수록 뒷바퀴에 힘을 더해 최대 앞뒤 50:50으로 힘을 배분한다.

부드럽게 가속페달을 밟으면 속도는 곧장 오른다. 최대토크가 36.7kg·m으로 2000~3000rpm에서 나오니 둥실한 토크로 지면을 사뿐히 밀며 달린다. 언덕길 오를 때도 마찬가지다. 굳이 회전수를 높이지 않더라도 충분히 언덕을 올랐다. 하지만 이 엔진은 시크 등급에선 누릴 수 없다.


시크 등급에 달리는 엔진은 149마력이다. 이 엔진은 한국형 디젤 엔진으로 불린다. 저 회전부터 빠르게 토크를 뽑아낸다. 최대토크는 36.7kg·m로 같고 1500~2800rpm에서 낸다. 최고출력은 32마력 정도 낮지만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낮고, 연비도 수동 변속기와 짝지으면 20.1km/L로 높다. 그래서 유럽 시장에선 저 이산화탄소(Low CO2)모델로 팔린다.

안전장비는 등급별 차이가 약간 있다. 기본형에는 앞좌석 듀얼 에어백과 ESP를 단다. ESP는 엔진 출력 제어, 제동력 제어, 제동력 보조 기능을 갖췄다. 추가로 사이드·커튼 에어백을 달 수 있다. 가격은 59만 원. 클래지 등급 이상부턴 기본으로 달린다. 편의 장비는 선루프, 크루즈 컨트롤, 열선 스티어링 휠, 버튼 시동 스마트키 등이 달린다.


코란도 C의 가격은 1998만~2734만 원이다. 기본형인 시크와 최고급형인 럭셔리의 간격은 좁다. 기본형에 자동 변속기를 넣으면 2165만 원이다. 최고급형과 비교하면 차이는 약 570만 원이다. 그 차이는 더 출력 강한 엔진과 안전, 편의 장비로 돌아온다. 180마력 엔진과, 사이드·커튼 에어백, 오토 라이트 컨트롤, 우적감지 와이퍼, 버튼 시동 스마트키, 운전석 전동시트, 슈퍼비전 클러스터, 선루프, 열선 스티어링 휠, 가죽 시트 등의 장비가 더해진다. 하지만 이 값이면 렉스턴 W의 기본형을 살 수 있다는 점이 딜레마다.


코란도 C는 쭉 뻗은 도로를 여유롭게 달릴 수 있었다. 갖고 있는 기본기나 능력은 경쟁 차와 충분히 맞설만하다. 코란도 C는 꾸준히 팔리고 있다. 올해 7월까지 국내 시장에선 8045대가 팔렸고. 수출로는 1만 7303대가 팔렸다. 코란도 C는 코란도 스포츠와 더불어 쌍용을 이끄는 쌍두마차로 나서고 있다. 쌍용이 활력을 되찾고 있단 소식이 여러 곳에서 들린다. 지속적인 연구 개발과 상품성 강화로 코란도를 앞으로도 계속 볼 수 있길 바란다.

글 안민희│사진 최진호, 쌍용자동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