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전동화 전략의 핵심, 'MEB' 플랫폼
'전동화(Electrification)'는 서서히 몰락하고 있는 내연기관을 대체하기 위해 거의 모든 자동차 업체들이 집중하고 있는, 아니 집중할 수밖에 없는 키워드다.
일례로 니치 프리미엄 브랜드인 볼보는 내연기관과 전기 파워트레인으로 구성하는 투 트랙 전략을 이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빠른 시일 내에 완전한 전동화를 이루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또한 여타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도 전동화 브랜드들을 도입하여 적극적인 기술 개발과 더불어 미래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한편, 유럽 시장 터줏대감 '폭스바겐'이 전기차 대중화를 선도하기 위한 '일렉트릭 포 올(ELECTRIC FOR ALL)' 전략을 발표하며 보다 적극적인 전동화로의 발걸음을 시작하려 한다. 이는 지난 3월 폭스바겐 그룹이 설정한 전사적인 전기차 추진 전략 '로드맵 E(Roadmap E)'의 한 줄기이기도 하다.
폭스바겐은 여타 업체들과 마찬가지로 대대적인 e-모빌리티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당사가 지향하는 전동화 전략은 브랜드명에서 찾아볼 수 있다. 바로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는 매력적인 전기차를 출시하여 전기차의 대중화를 이끈다는 것. '일렉트릭 포 올'이란 이러한 의미를 지닌다.
우선, 동 전략의 핵심은 폭스바겐 그룹이 전기차 전용으로 빚은 MEB (Modular Electric Drive Matrix) 플랫폼이다. 이는 종전에 폭스바겐 그룹이 설정한 모듈형 플랫폼의 한 줄기로, 다가오는 전동화 시대를 향한 폭스바겐 그룹의 카드다. 금번 발표회를 통해 세계 최초로 공개된 MEB 플랫폼은 폭스바겐 브랜드 최초의 전기차, ID 시리즈에 처음으로 적용될 예정.
폭스바겐의 e-모빌리티 분야를 담당한 토마스 울브리히는 MEB 플랫폼을 두고 "폭스바겐 역사상 가장 중요한 프로젝트 중 하나"라고 말하며, "비틀에서 골프로 전환했던 그 당시에 버금가는 기술적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야말로 MEB 플랫폼은 폭스바겐의 근미래를 상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와 더불어, e-모빌리티 제품 라인 책임자인 크리스천 센거는 MEB 플랫폼의 장점에 대해 쉴 새 없이 늘어놨다. 우선 합리적인 패키징 덕에 대용량 배터리를 플로어에 설치할 수 있는데, 이와 같은 구성으로 차량 내부 공간이 넓어지며, 낮게 깔린 배터리 위치 덕에 주행 안정성 측면에서도 이점이 된다.
또한 MEB 플랫폼 위에서 만들어진 전기차들은 폭스바겐이 제공하는 고속 충전 시스템을 사용하면 30분 만에 80%가 충전되는 놀라운 충전 속도를 자랑한다. 그야말로 스마트폰 고속 충전을 방불케하는 성능이다. 이는 폭스바겐 그룹 컴포넌트가 개발한 고성능 배터리 시스템 덕으로, 모듈형 디자인과 멀티셀 타입으로 구성되어 다양한 크기의 ID 패밀리에 적용될 수 있는 범용성도 지닌다.
폭스바겐은 동시에 자사 전기차 충전을 집에서도 쉽게 할 수 있는 고성능 충전 인프라, '폭스-월박스(Volks-Wallbox)'의 포로토 타입도 최초로 선보였다.
폭스바겐 그룹은 MEB 플랫폼으로 2022년 말까지 산하 4개 브랜드를 통해 27종의 다양한 제품을 내놓을 것이라 언급했으며, 모듈형 플랫폼 특유의 높은 활용성과 규모의 경제를 통해 연간 1천만 대 이상의 전기차 생산도 가능할 것이라 덧붙이기도 했다.
폭스바겐은 약 13억 유로 (한화 약 1조 7,000억)를 들여 e-모빌리티로의 전환을 위해 자국 내 시설을 마련할 계획이다. 브라운슈바이크, 잘츠기터, 카셀에 위치한 공장 소재지에서 MEB 플랫폼 기반 전기차의 개발 및 생산이 이뤄지며 ID 시리즈는 이를 통해 완벽한 독일 출신으로 거듭날 예정이다. 본격적인 생산은 2019년 말, 츠지카우(Zwickau) 공장에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