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성과 감성까지 품은 밴, 마이크로버스 이야기
페르디난트 포르쉐는 1933년 3월 히틀러의 지시로 체코슬로바키아의 타트라 T77을 복제하여 폭스바겐 비틀을 만든다. 국민차란 말 그대로 한 나라의 국민을 위한 대중적인 차라는 뜻을 가졌다. 국민차의 요건은 간단하지만 쉽지 않다. 가격이 비싸지 않고 적당한 성능을 가졌으며 최소 4인 이상이 탑승할 수 있어야 된다. 독일 대중을 위한 국민차 폭스바겐의 비틀 또한 히틀러의 지시로 탄생하게 된 것이니 속담 그대로 소 뒷걸음질 치다가 쥐 잡은 것 같이 좋은 결과를 얻은 셈이다.
마이크로버스의 시작, 폭스바겐 T1
폭스바겐 마이크로버스의 첫 생산은 1950년 3월 8일 시작됐다. 이후 1956년에는 하노버에 새로운 트랜스포터 공장에서 마이크로버스를 계속 생산해냈다. 폭스바겐 마이크로버스의 원래 차명은 T1이지만 이차를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선 마이크로버스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최초의 폭스바겐 타입2에 탑재된 엔진은 1,131cc 폭스바겐제 공랭식 엔진을 사용했고 최고출력 24마력을 발휘했다. 1953년에는 1,192cc의 공랭식 4기통 박서엔진을 장착해 최고출력 30마력으로 성능을 올렸다. 1955년 모델은 압축비를 높여 최고출력을 41마력까지 끌어올렸다. 1955년까지 생산된 타입2의 초기버전은 엄청나게 큰 후방 엔진 커버로 인해 차체가 약간 수정되며 T1a라고 불렸다. 1962년에는 타입2의 트럭 버전 트랜스포터를 개발했다.
적재 중량은 1,000kg의 화물을 실을 수 있었고 14인치 휠과 1.5리터 엔진을 장착해 최고출력 42마력을 발휘했다. 미국 시장에 출시된 1963년식 모델은 1,493cc의 1500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52마력을 발휘했다. 폭스바겐 타입2 마이크로 버스는 본국인 독일에서 1967년 생산을 중단했다. 브라질에서는 타입2 T1을 1975년까지 생산했고 T1.5스타일의 부분변경 모델을 1996년까지 생산했다. 미국의 폭스바겐 타입2 마이크로 버스 애호가들이 타입2를 구분하는 방법은 창문 개수로 어떤 모델인지 파악하는 방법이 가장 유명하다. 기본 콤비(Kombi) 또는 마이크로버스는 분할된 2개의 전면 유리창과 캐빈 도어 창문, 6개의 후면 창문 및 1개의 후면 창문으로 구성된 11개의 창문을 가졌다. 디럭스 모델의 창문 개수는 15개 선루프 디럭스는 23개의 창문을 가졌다. 선루프 디럭스로 알려진 미국 폭스바겐 삼바는 1951년 생산돼 T1의 가장 고급스러운 버전이었다. 삼바는 8개의 파노라마 창문을 포함해 23개 이상의 창문을 가졌다.
2세대 타입2의 등장
1967년 말 폭스바겐은 2세대 타입2(T2)를 개발한다. 생산은 1971년 멕시코에서 먼저 이뤄졌다. 콤비와 패널 밴을 1994년까지 생산해 폭스바겐의 대중성을 널리 알렸다. 2세대 타입2 마이크로버스는 이전 모델의 독특한 2중 앞유리가 아닌 평범한 앞유리창을 장착했다. 탑재된 엔진은 1.6리터 가솔린 엔진을 얹어 최고출력 48마력을 발휘했다. 1971년식 모델에는 실린더 헤드와 이중 흡기포트를 장착해 최고출력 50마력을 발휘했다. 앞바퀴에는 디스크 브레이크를 장착해 안전성을 높였다. 이후 1972년식 타입2 마이크로버스에 1.7리터 타입4 엔진을 장착했다. 1973년식 모델에 달라진 점은 처음으로 3단 자동변속기가 장착된 점이다. 1.7리터 타입4 엔진은 4단 수동변속기를 사용하면 최고출력 67마력 3단 자동변속기 장착 시 최고출력 63마력의 성능을 보여줬다.
1974년식 타입2 마이크로버스는 1.8리터 엔진을 얹어 최고출력 68마력까지 향상됐고 이후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생산된 1976년식 타입2 마이크로버스는 2.0리터 엔진을 얹어 최고출력 71마력까지 성능을 올렸다. 타입2는 1976년부터 브라질에서 브라질산 부품을 이용해 폭스바겐 콤비(Volkswagen Kombi)라는 이름으로 생산됐다. 콤비는 브라질 정부의 규제 때문에 가솔린과 에탄올을 겸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1.4리터 수랭식 엔진을 탑재했다. 가솔린을 넣으면 최고출력 79마력 에탄올을 넣으면 최고출력 82마력을 발휘한다. 폭스바겐 콤비는 2013년 말 600대를 한정 생산하고 단종되며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