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의 인기가 실감난다. 닛산 캐시카이

2015-02-17     김재민

닛산 캐시카이는 컴팩트 SUV로 2006년부터 생산되고 있다. 캐시카이란 이름을 갖기 이전 1세대모델은 듀얼리스란 이름을 가지고 호주와 일본에서 판매되었다. 2세대로 진화된 2014년 모델부터는 캐시카이란 이름이 부여되었다. 캐시카이란 명칭은 이란의 북서산맥에 거주하고 있는 반유목 부족의 이름에서 기인한다. 아마도 광활하고 거친 산맥을 자유롭게 이동하는 이미지를 이 차에 부여하고자 한 의도가 엿보인다. 도심 속에서 자유를 동경하며 활동성 강한 움직임을 가진 젊은 세대를 위해 ´궁극의 도심형 SUV(The Ultimate Urban SUV)´로 다가선 닛산 캐시카이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듬직하고 잘 빠졌´란 이미지가 찰나의 순간에 떠오르는 인상이다. 선 굵은 라인들을 전면에 입혀 생동감과 입체감을 극대화했다. 특히 V-모션이라 칭하는 라디에이터 그릴은 일본 장수의 투구에 장식된 모형을 생각나게 한다. 화살촉 모양의 LED 주간주행등은 더욱 공격적인 성향을 더하며 대표적인 전면의 포인트로 작용한다. 크롬 테두리를 적용한 안개등은 고급스럽다.



측면은 공기역학적으로 설계된 바디 라인이 돋보인다. 0.32Cd의 공기저항계수를 실현해 냈다. 보닛부터 시작된 묵직한 라인이 보닛 위를 벗어나 사이드미러 바로 밑 부위까지 자리를 잡았다. 후면의 테일램프를 지나는 동일한 또 하나의 묵직한 라인이 뒷 문짝 손잡이 부위까지 침범했다. 벨트라인은 이러한 라인들에 묻히지 않을 정도로 도드라지게 자리를 잡고 있다. 근육이 잘 발달된 보디빌더의 인상을 주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강력하고 날렵한 인상이다.




후면은 단연 부메랑 모양의 테일램프와 테일램프 사이에 돌기 부분과 상단의 스포일러가 엮어내는 인상이 일품이다. 트렁크 라인과 어울려 안정감이 뛰어난 듬직한 인상을 만들어 낸다. 투톤 범퍼도 강직하고 튼튼한 느낌을 전달하기에 충분하다.



전장과 전폭은 각각 47mm, 23mm 키운 반면, 전고는 16mm를 낮췄다. 이전 세대 대비 좀 더 넓고 낮은 차체는 보다 역동적이고 안정감 넘치는 풍체를 확보하게 되었다. 제원상 전장X전폭X전고는 4,380X1,805X1,590mm이다. 공차중량은 1,575kg.



실내는 생각 이상으로 넓고 여유로운 공간으로 만들어 냈다. 동급 최고 수준의 2,645mm 휠베이스를 확보했기 때문이다. 다리와 머리를 두는 공간이 각각 15mm, 10mm 정도 증가했다. 세미 버킷 시트 타입을 적용한 운전석과 조수석은 주행 중 운전자의 옆구리를 견고하게 지지해준다. 안락함과 푹신함의 정도는 너무 딱딱하지도 그렇다고 너무 푹신하지도 않은 중간 정도이다.



또한 탑승자의 등 아랫부분의 압력과 혈액흐름을 분석한 미항공우주국(NASA)의 연구결과에서 영감을 얻어 시트의 골반과 허리, 가슴 부분에 대한 지지력을 개선했다. 이는 보다 편안하고 안락한 상태의 장거리 주행을 가능하게 하는 요인으로 부각된다. 파노라마 선루프는 개방감을 극대화해 주는 역할을 감당한다.



외형에는 큰 근육들이 연상되는 디자인이 반영되었다면 대시보드와 센터페시아에는 잔 근육을 연상하게 하는 디자인 요소들이 잘 베여있다. 계기반 위를 둘러 대시보드와 센터페시아를 양분하는 라인, 센터페시아를 감싼 테두리, 글로브박스 상단부 등에 입체감 있는 마무리를 통해 강직하고 단단한 느낌을 전달하고 있다. 센터페시아에 마련된 기능조작 관련 버튼과 문자의 크기는 사용하기 적당한 크기이다. 직관적으로 조작이 용이한 구성이다. 오디오, 네비게이션, AM/FM라디오, 후방카메라 등의 기능들을 수행할 수 있다. 변속기 밑 부위에는 오렌지색의 무드등이 자리잡고 있다.



알루미늄 페인팅 소재를 적용한 3-스포크 스티어링 휠은 사용하기 편리한 굵기와 반경을 가지고 있다. 오디오조작과 크루즈 컨트롤, 그리고 주행 정보 등을 조작할 수 있는 버튼들이 마련되어 있다. 계기판 중앙에는 5인치 컬러 디스플레이를 통해 섀시 컨트롤, 차선 이탈 경고 시스템/운전자 주의 경보/사각 지대 경고 시스템, 타이어 공기압 수치 등의 정보를 직관적으로 인지할 수 있다.



트렁크는 기본적으로 430리터가 제공된다. 이전 세대 보다 20리터 커진 공간이다. 듀얼 플로어 시스템을 적용한 트렁크 공간은 적재되는 물건의 크기에 따라 다양하게 공간을 연출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트렁크 바닥에 거치된 2개의 패널을 통해 16가지의 형태로 구성할 수 있다. 패널을 90도 수직으로 세워 사용할 수도 있고 2개의 패널을 바닥 밑 공간으로 넣으면 적재용량이 보다 큰 물건을 실을 수 있다.



1.6리터 4기통 디젤엔진에서 발휘되는 성능은 최고출력 131마력, 최대토크 32.6kg.m이다. 최고출력은 4,000rpm에서, 최대토크는 1,750rpm에서 나타난다. 변속기는 수동 7단 지원 매뉴얼 모드가 지원되는 엑스트로닉 CVT(Xtronic CVT)가 엔진과 짝을 맞춰 탑재되었다. 복합연비는 15.3km/ℓ(도심: 14.4km/ℓ, 고속도로: 16.6km/ℓ)으로 동급 최고 수준이다.



사나운 달리기 본능을 가진 차량이 아닌 도심 위주 주행 SUV임을 표방한 차량임이 드러난다. 굽이 치는 와인딩 구간을 날다람쥐처럼 잽싸게 정복하는 성향보다는 넓고 안락한 실내에서 높은 시트 포지션을 통한 시원한 전방 시야 확보, 다양한 쇼핑에 적합한 트렁크공간, 조작이 편리한 스티어링 휠 등을 통한 여유로운 도심 주행에 적합한 차량이다.



급가속을 시도하면 120km/h까지는 제법 앙칼진 엔진사운드와 함께 묵직하게 반응해 준다. 가속에 따른 만족도는 그리 크지 않지만 꾸준히 지면을 박차게 돌진하는 능력은 나쁘지 않다. 르노 연합의 한 구성원인 닛산이 벤츠가 선택해 C180 블루텍과 C200블루텍에 탑재한 르노 엔진을 선택한 시도는 나쁘지 않은 판단으로 보인다.



주행 중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은 가속 시 스티어링 휠의 반응에 따른 조향 체계의 빠른 순응력이다. 묵직하고 견고한 반응은 안정적인 주행을 가능하게 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CVT변속 질감은 여느 CVT와는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인다. 부드럽고 느슨한 느낌보다는 마치 유기적으로 물려 들어가는 다단변속기처럼 반응해준다. 7단까지 조작 가능한 수동모드에서의 반응은 더욱 충실하다. 7단 주행 시 D모드에서보다 낮은 rpm 영역을 확보해 냈다. 주행에 필요한 한 숨을 숨겨둔 느낌이랄까? 더욱 스포티한 주행을 가능하게 하는 요인이다.



차들이 빼곡히 들어 찬 폭이 좁은 이면도로를 통과할 때면 어라운드 뷰 모니터는 진땀 빼지 않고 효율적으로 지날 수 있게 해준다. 주차 시에도 편리하게 사용된다. 이에외도 잔방 비상 브레이크, 차선 이탈 경고 시스템, 사각 지대 경고 시스템, 운전자 주의 경보, 인텔리전트 파크 어시스트 등의 안전사양이 제공된다.


연비는 총 400km 주행에 복합연비 15.5km/l로 공인 연비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캐시카이의 유럽시장에서의 입지는 괄목할만하다. 유로 엔캡(Euro NCAP) 테스트에서 최고 등급인 별 5개를 획득하며 안전성을 인정받았고 2014 영국 SUV 부문 판매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1세대의 경우 7.5년 동안 약 124만 대가 팔릴 정도로 인기가 뜨거웠다. 유럽인들의 감성에 적합한 상품성을 입혀 현지화 공략에 성공한 경우이다. 국내에서도 이러한 결과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캐시카이의 국내 판매 가격은 S 모델은 3,050만원(VAT 포함), SL 모델은 3,390만원(VAT포함), 플래티넘 모델은 3,790만원(VAT포함)으로 뛰어난 경쟁력을 갖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