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우스를 더 넉넉하게 즐기는 방법, 토요타 프리우스V 시승기

2015-04-27     박병하

한국토요타자동차는 4월 24일, 활동적인 라이프스타일을 만족시키는 새로운 형태의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내놓았다. 그 이름은 바로 `프리우스V`. 토요타 하이브리드를 대표하는 `프리우스`의 플랫폼을 응용한 두 가지의 파생 모델 중 하나이다.



한국토요타자동차는 프리우스V의 시판을 개시하는 한 편, 미디어를 대상으로 시승 행사를 열었다. 새로운 형태의 프리우스는 어떠한 매력을 갖고 있을까? 프리우스V를 시승하며 프리우스V의 매력 포인트를 짚어본다.


토요타는 하이브리드 기술에 있어서 선발주자이자, 선두주자의 위치를 점하고 있다. 그리고 토요타가 그러한 기술적/전략적 우위에 설 수 있는 기반이 되어 준 모델이 바로 프리우스였다. 프리우스에서 상용화된 다양한 기술들은 현재 토요타 모델군은 물론, 렉서스의 하이브리드 라인업 구성에도 영향을 끼쳤다. 프리우스는 승용차의 기준으로서는 비교적 작은 차체에 넉넉한 실내 공간과 적재 공간은 물론, 정숙하고 친환경적이며 경제적이기까지한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갖춘 매력적인 모델이다. 하지만 프리우스는 가족보다는 역시, `개인`과 `도심`, 그리고 `출퇴근`에 초점이 맞춰진 자동차임을 부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프리우스V는 프리우스와는 다른 고객을 겨냥한다. 토요타에 따르면, 프리우스V는 주말의 가족 여행이나 각종 레저 활동을 즐기는 라이프스타일을 지닌 고객을 위한 자동차라 말한다. 프리우스V의 `V`는 `다재다능함`을 뜻하는 영어인 `Versatile`에서 가져왔다. 고향인 일본에서는 7인승 좌석 사양이 마련된 `프리우스 알파`라는 이름으로 판매된다.



프리우스V는 얼굴은 물론, 차체 전반적인 형태에서 한눈에 프리우스의 형제차임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디테일을 살펴보기 시작하면 프리우스와는 분명히 다른 방향성을 가지고 만들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단은 차체부터 프리우스에 비해 더욱 크다. 전장X전폭X전고는 4,645X1,775X1,600mm로, 프리우스의 4,480X1,750X1,505mm에 비해 전장은 165mm가 길고, 전폭은 25mm 더 넓으며, 전고는 95mm가 높다. 휠베이스 또한, 프리우스에 비해 80mm 더 긴 2,780mm다. 전반적으로 프리우스의 차체를 한 치수씩 키웠다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프리우스와 확실히 다른 부분이 있다. 그것은 바로, 지붕부터 C필러까지의 라인이다. 프리우스의 경우, 전체적으로 뉘인 달걀 형상에 가까운 형태를 이루도록, C필러의 각도가 완만하게 내려오는 반면, 프리우스V의 C필러는 일반적인 MPV와도 비슷한 형태를 지닌다. 얼굴 또한, 프리우스와는 다른 인상을 준다. 프리우스V의 얼굴은 프리우스 계열 모델들의 패밀리룩과 토요타 자동차의 `킨 룩(Keen Look)`을 충실히 따른다. 이를 통해, 픠우스에 비해 더 날카롭고 도전적인 인상으로 빚어져 있다.



도어를 열고 실내 공간에 들어서면 넉넉한 공간이 운전자를 맞는다. 인테리어 디자인은 직선적인 형태가 주를 이룬다. 하지만 스티어링 휠을 비롯한 각종 조작부의 전반적인 구성은 프리우스와 크게 다르지 않다. 스티어링 휠은 같은 형태를 사용하고 있으며, 버튼의 배치 및 구성도 프리우스와 크게 다르지 않다. 모든 조작 가능한 구성품들은 적당한 거리와 위치에 자리하고 있어, 사용하기 편리하다. 좌석은 직물로 마감된다.


실내에서 프리우스와 분명한 차이점이 존재한다면 그것은 바로 더욱 커진 차체를 체감할 수 있는 넉넉한 공간이다. 더 길고, 더 높고, 더 넓은 차체에서 비롯된 넉넉한 공간은 프리우스V의 자랑거리다.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의 공간이 넓은 데다, 도어트림을 최대한 바깥쪽으로 파내기까지 했다. 머리, 다리, 어깨 공간이 두루 넉넉하여, 체격이 큰 성인 남성도 큰 불편을 느끼기 어렵다. 넉넉한 실내 공간은 확실히 MPV로서의 정체성을 지니게 하는 부분으로, 프리우스V의 제일 가는 세일즈 포인트라 할 수 있다.


앞좌석은 과격한 운전보다는 일상에 초점을 맞춘 형태로, 부드러운 착석감을 지니고 있다. 등받이 양측의 날개와 착좌부 양측 날개 부분을 보다 탄탄한 소재를 사용하여 안정감을 살린 것이 포인트. 양쪽 좌석은 모두 수동으로 조절되며, 운전석의 경우에는 전동조절식 요추받침이 적용된다. 뒷좌석은 각도조절은 물론, 전후 거리 조절이 가능하다. 따라서, 성인이 타는 경우에는 후방으로 밀어서 거주성을 확보할 수도 있고, 체격이 작은 어린이가 승차할 때에는 거리를 좁혀서 트렁크용량을 더 확보할 수도 있다. 좌석을 후방으로 밀면 체격이 큰 성인 남성에게도 넉넉한 수준의 거주성을 제공한다. 가족용 자동차로서 일말의 손색이 없는 공간을 자랑한다.



토요타 측은 프리우스V의 탐색 개발 과정에서 대형 할인매장이나 레저 스포츠 등과 연관된 사항을 면밀하게 관찰했고, 이러한 과정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활용했다고 전했다. 트렁크 용량은 선반을 제거한 경우, 968리터의 공간을 자랑하며, 6:4 비율로 접을 수 있는 뒷좌석을 모두 접으면 총 1,905리터에 달하는 용량을 지니게 된다. 뿐만 아니라, 실내 곳곳의 수납공간 확보에도 열을 올렸다. 센터페시아 하단에는 중급 망원 렌즈를 장착한 DSLR 카메라를 거뜬히 수납할 수 있으며, 센터 콘솔 박스에는 8인치급 이상의 태블릿 PC를 수납 가능하다. 각각의 도어에는 모두 보틀 홀더가 마련되어 있으며, 센터 콘솔에 1개, 조수석 창측 송풍구에 1개, 뒷좌석에 2개의 컵홀더가 각각 위치한다.


토요타 프리우스V는 프리우스와 같은 파워트레인을 사용한다. 1.8리터 직렬 4기통 앳킨슨 싸이클 엔진과 CVT변속기와 일체화된 전기 모터로 구성된다. 1.8리터 엔진은 99마력/5,200rpm의 최고출력과 14.5kg.m/4,000rpm의 최대토크를 발휘하며, 전기 모터의 힘을 더한 시스템 합산 출력은 총 136마력이다.



프리우스V는 토요타의 원조 하이브리드 자동차인 프리우스와 큰 차이가 없는 정숙성을 지니고 있다. 토요타식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의 특징 중 하나인 우수한 정숙성을 그대로 경험할 수 있다. 또한, 엔진의 시동을 켜고 끄는 과정이 부드럽고 유기적으로 진행된다. 이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선구자인 동시에 가장 높은 완성도로 평가 받는 토요타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내공을 유감 없이 보여주는 부분이기도 하다. 승차감은 여유롭고 안락하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가벼운 차체 덕에, 그다지 무게감 있는 느낌은 아니다.



프리우스V는 어떠한 주행 모드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그 성격을 조금씩 바꾼다. `에코 모드`의 경우에는 경제적인 운행을 중시하며, 스로틀의 과도한 개도를 최대한 억제한다. `EV 모드`는 전기차 모드로, 배터리의 잔량에 따라 최고 45km/h의 속력으로 주행할 수 있다. 그리고 `파워 모드`를 선택하는 경우, 파워트레인이 가진 최대의 성능을 낼 수 있도록 유도한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프리우스V가 스포츠카처럼 정열적인 감각의 가속을 선보이는 것은 아니다. 추진력이 필요한 상황에서 충분한 힘을 내줄 뿐이다.


프리우스V는 프리우스에서 전체적으로 한 치수씩 커진 사이즈와 중량 때문에, 운동 성능 면에서는 프리우스에 비해 약간 더 둔한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가족과 일상을 위한 자동차인 만큼, 이러한 부분은 크게 문제 삼을 만한 사항이라고 보기에는 어렵다. 브레이크의 성능은 좋은 편으로, 고속에서도 안정적으로 차를 세워 준다.


연비에 있어서는 말 그대로 `명불허전`. 연비는 그야말로, 프리우스V의 가장 큰 장점이자 세일즈 포인트 중 하나다. 당일 시승 행사에서 측정된 최고 연비는 25.3km/l에 달했다. 가장 낮은 연비도 16~17km/l를 넘나든다. 프리우스V는 고속도로에서의 연비도 좋은 편이지만, 무엇보다도 인상적인 점은 도심에서의 연비다. 특히, 교통 상황이 혼잡해질수록 프리우스V의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의 강점은 더욱 부각된다.


이는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의 전기 모터 덕분이다. 전기모터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면 정지 상태에서 출발하는 단계에서 낭비되는 연료를 큰 폭으로 절감할 수 있다. 자동차가 가장 많은 연료를 소비하는 시기가 바로 발진 가속 시기이기 때문이다. 또한, EV 모드는 45km/h 이하의 저속에서는 모터만으로도 출발 및 운행이 가능하므로, 도심 운행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 뿐만 아니라 70km/h 이하의 속도에서도 내연기관의 동력이 불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내연기관의 시동을 정지하고 곧바로 전기 모터로 동력원을 전환한다.



프리우스V와의 만남은 꽤나 흥미로운 경험으로 남는다. 원판인 프리우스에 비해 넉넉한 차체에서 오는 여유로움과 편리함, 그리고 안락함은 친환경 자동차임에 관계 없이, 단순히 가족을 위한 자동차의 기준으로도 매력적인 수준의 완성도로 만들어졌다. 또한, 연비를 비롯하여 원판의 좋은 점들은 남김 없이 챙겨 왔다는 점도 매력적인 부분이다. 프리우스의 알뜰함에 매력을 느끼고는 있지만 여가 생활과 가족을 위해 더 넉넉한 공간을 원하게 된다면, 프리우스V는 실로 매력적인 선택지가 되어줄 수 있다. VAT 포함 가격은 3,88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