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넉하고 안락한 2열좌석으로 승부한다 - 토요타 시에나 시승기

2015-06-11     박병하

`시에나`는 지난 2011년 11월경 한국 시장에 출시되어 현재까지 꾸준한 판매고를 올리고 있는 토요타의 대표 미니밴이다. 특히, 현재 수입 미니밴 모델들 중 유일한 상시 4륜구동 시스템을 갖춘 점은 `2열 오토만 시트`와 함께, 시에나의 가장 큰 세일즈 포인트이기도 하다.



지난 2월, 토요타는 시에나의 2015년형 모델을 공개하고 판매에 돌입했다. 2015년형 시에나는 달라진 익스테리어의 디테일을 시작으로 달라진 인테리어 구성을 도입했다. 또한, 기존의 2.7리터 모델을 제외시키고, 3.5리터 엔진으로 파워트레인을 일원화, 라인업을 다소 정리했다. 시승한 시에나는 3.5리터 V6 가솔린 엔진과 상시 4륜구동을 장비한 시에나 3.5 리미티드 AWD 모델이가 VAT 포함 가격은 5,610만원.






시에나는 외모에서부터 주요 경쟁 모델인 혼다 오딧세이나 닷지 캐러밴(혹은 크라이슬러 그랜드 보이저) 등에 비해 약간 다른 인상을 준다. 시에나의 경쟁자들은 2박스 형태를 최대한 따르며, 승용 왜건에 가까운 디자인을 취하는 경향을 보인다. 반면, 시에나는 1박스 형태를 지닌 상용 밴에 가까운 모습을 보인다. 국내 수입되는 미니밴 모델로서는 가장 높은 전고를 지니고 있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1박스에 가까운 전면부 디자인이 이러한 인상을 자아내는 데 크게 일조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2015년형 시에나는 신규 헤드램프를 도입했다. 신규 헤드램프는 램프와 램프 사이에 블랙 베젤을 도입, 보다 날렵한 이미지로 가다듬는 한 편, LED 주간주행등을 추가했다.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 역시, LED 조명과 에어로 스태빌라이징 핀 등을 도입하여, 소소한 변화를 거쳤다. 타이어는 235/55 R18 규격의 런플랫 타이어를 사용한다.



2015년형 시에나의 핵심은 인테리어에 있다. 스티어링 휠은 물론, 인테리어의 인상을 좌우하는 대시보드의 레이아웃이 크게 바뀌었다. 직선적인 형상이 대대적으로 도입된 인테리어는 기존의 곡선적인 분위기에 비해 보다 현대적인 감각을 제공한다. 또한, 곳곳에 신규 개발된 새틴 크롬 내장재와 가죽과 우드 트림을 적용하여, 고급스런 분위기를 추구한다.



스티어링 휠은 캠리 등의 다른 토요타 모델들과 유사한 3스포크 타입으로 변경되었으며, 가죽으로 마감된 적당한 굵기의 림 덕에 그립감이 좋은 편이다. 열선 기능을 지원한다. 계기판은 2-서클 구성과 중앙 4.2인치의 다중 정보 창 구성을 도입, 보다 시원스런 시인성을 지니게 되었다.


센터페시아를 비롯한 대시보드 주변은 앞서 언급한 대로, 대대적인 변화를 거쳤다. 센터페시아 조작부는 터치패드를 대대적으로 도입, 버튼의 수를 크게 줄이면서 한층 깔끔하고 원활한 사용 환경을 제공한다. 7인치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하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렉서스의 것과 유사한 UI를 사용하여, 조작 편의성이 더 높아졌다. 내비게이션은 아틀란맵을 사용한다. 센터콘솔에는 각 1개의 AUX 단자와 USB포트가 마련되어 있으며, 공조장치는 3구역 독립식으로, 운전석, 조수석, 2/3열의 온도를 개별 조정이 가능하다.



시에나는 미니밴인 만큼, 곳곳에 다양한 형태의 수납공간을 갖는다. 운전석 좌측에는 동전을 비롯한 작은 물건을 넣을 수 있는 공간이 존재하고,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는 핸드백 등을 놓을 수 있는 대형의 트레이가 존재하며, 그 위에 스마트 폰 등을 수납할 수 있는 선반이 자리하고 있다. 조수석에 위치하는 글로브 박스는 2단으로 마련되어 있다. 센터 콘솔박스는 대형의 DSLR 카메라를 수납할 수 있을 정도로 크고 넉넉하다. 또한, 후방 컵홀더 부분은 슬라이딩 기능이 적용, 2열 좌석에서 컵홀더를 이용하기 위해 이를 후방으로 빼내면 그 자리에서 가방을 넣을 수 있을 만한 수납공간이 조성된다. 도어 포켓은 모두 넉넉한 용량을 확보했으며, 3열 좌석 양쪽에도 디지털카메라 등을 넣어 둘 수 있는 소물함이 준비되어 있다. 컵홀더의 경우, 센터페시아 내장형 2개, 센터 콘솔박스에 4개, 3열 좌석 양쪽에 각각 2개씩 총 10개가 마련되어 있다. 도어 포켓의 보틀 홀더는 총 4개.




시에나의 운전석은 요추 받침을 포함, 10방향의 전동 조절 기능을 제공하며, 열선 기능을 비롯, 2개의 메모리 기능을 지원한다. 운전석과 조수석에는 별도의 팔걸이가 각각 마련되어 있다. 하지만 시에나의 좌석 중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바로 2열의 `오토만 시트`다. 데뷔 연도인 2011년 시점에서부터 미니밴의 2열 좌석에 다리 받침을 적용한 국내 최초의 사례이며, 국내에서 토요타 시에나의 특장점으로 손꼽히는 부분이다. 수동 기계식 레버로 작동되는 오토만 시트는 최대 65cm까지 슬라이딩이 가능하여, 최대한의 다리 공간을 확보, 항공기의 좌석과도 유사한 수준의 안락함을 즐길 수 있다. 하지만 2열 좌석을 후방으로 최대한 밀어내면, 3열 좌석은 사용하기 어려워진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슬라이딩 도어의 창은 상하로 여닫을 수 있으며, 햇빛을 가리기 위한 차양이 준비되어 있다. 또한, 2열 좌석을 위한 전용 썬루프가 마련된다는 점도 특징적이다.




3열 좌석은 무난한 수준의 착석감을 제공하며, 각도조절 기능을 지원하여 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2열 좌석의 간격을 적당히 조절하면 1열부터 3열까지 충분한 수준의 거주성을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성인 남성이 탐승하려면 등받이를 눕혀야 충분한 머리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2열 좌석과 마찬가지로, 양쪽에 각각 햇빛을 가리기 위한 차양이 배치되어 있다.


하지만 시에나의 인테리어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바로, 2/3열 좌석을 위한 엔터테인먼트 기능의 부재를 들 수 있다. 주요 경쟁차인 혼다 오딧세이는 2열 좌석 천장에 별도의 리모콘으로 작동하는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장비했다. 또한 비슷한 체급의 크라이슬러 그랜드 보이저는 2열과 3열에 7인치 사이즈의 디스플레이를 하나씩 총 2개를 설치함은 물론, 개별 조정도 가능하다. 그러나 시에나는 운전석 뒤편으로 수납공간과 공조장치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시승차인 토요타 시에나 AWD는 좌석을 모두 전개한 상태에서도 1,107리터에 달하는 트렁크 공간을 자랑한다. 3열 좌석을 바닥으로 수납할 수 있는 싱킹(Sinking) 기능을 위해, 트렁크 바닥이 낮게 설계되어 있으며, 3열 좌석의 전후 위치에도 충분한 여유를 두었기 때문이다. 3열 좌석은 6:4 비율로 수납할 수 있다. 시승차인 AWD 모델에는 좌석의 수납에 수동 기계식 레버를 사용하지만, 전륜구동 모델은 전동 폴딩 기능이 적용된다. 3열 좌석을 모두 수납하면 최대 2,400리터 이상의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게다가, 2열 좌석은 탈부착이 가능하여, 이를 통해, 총 4,000리터가 넘는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3열 좌석을 모두 수납시키고, 2열 좌석을 모두 탈거한 시에나는 상용 밴에 필적하는 공간을 지니게 된다. 이는 상시 4륜구동계와 함께, 아웃도어 활동에서의 활용도를 큰 폭으로 높여주는 부분이다.



토요타 시에나는 2015년형부터 3.5리터 V6 가솔린 엔진 하나만을 제공한다. 이 엔진은 현행 토요타 아발론과 캠리, 렉서스 RX350 등에 사용되고 있으며, 가변 흡배기 타이밍 기구, `듀얼 VVT-i`가 적용된 엔진이다. 변속기는 아이신의 자동 6단 변속기를 사용하며, 시승차인 AWD 모델에는 토요타의 상시 4륜구동 시스템이 추가된다.



토요타 시에나는 정숙한 미니밴으로, 승용차와도 같은 쾌적함을 제공한다. 특히, 파워트레인에서 오는 소음이 효과적으로 억제되어 있어, 외부에서 유입되는 소음이 더 크게 들릴 정도다. 또한, 부드러운 승차감을 중시한 하체로, 안락한 느낌을 강조한다. 하지만, 운전석을 비롯한 좌석의 착좌 높이가 대체로 높은 편에 속하고, 높은 전고에 따른 좌우 롤이 꽤나 크게 느껴지기 때문에, 최근의 주류로 통하는 승용 세단의 감각과는 약간 거리가 있는 편이다. 조용하고 안락하기는 하지만, 확실하게 `밴`에 가까운 감각이다.




가속 성능은 덩치에 알맞은 정도의 순발력을 제공한다. 호쾌하게 노면을 박차는 느낌은 아니지만, 진득하고 느긋하게 속도계의 바늘을 오른쪽으로 돌려 나간다. 직진 시의 안정성은 미니밴으로서는 무난한 편이지만 고속에서는 다소 불안한 편이다. 차체와 서스펜션의 상하 움직임이 큰 편이기에, 교각 등, 요철이 있는 구간에서는 이따금씩 약간의 불안감을 자아내기도 한다. 이러한 한계는 코너링에서도 여실히 드러나는 부분. 상용의 밴 차량과도 유사한 감각과 특성을 지니고 있어, 급회전 구간에서는 다소 주의가 필요하다. 시에나의 상시 4륜구동 시스템은 노면의 조건에 따라 구동력을 자연스럽게 배분한다. 또한, 구동력이 배분되는 과정을 계기판의 디스플레이로 모니터링 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는 다양한 조건의 노면을 만나게 되는 아웃도어 활동에서 강점으로 작용해 주는 부분이다.



토요타 시에나 AWD의 공인연비는 도심 7.2km/l, 고속도로 9.5km/l, 복합 8.1km/l이다. 시승을 하며 트립컴퓨터를 통해 기록한 구간별 연비는 도심-혼잡 5.8km/l, 도심-원활 6.7km/l, 고속도로 11.7km/l였다. 연비 측정 때에는 도로의 제한 속도에 따른 정속 운행을 중시하여 운행하였다. 3.5리터 가솔린 엔진과 상시 4륜 구동계를 탑재한 미니밴임을 감안하면 무난한 수준의 연비라 할 수 있겠다.



토요타 시에나는 2열 좌석의 편의성을 극대화한 구성과 국내에서는 동급 유일의 상시 4륜구동계를 갖추고, 시장에서 꾸준한 판매고를 올려왔다. 또한 2015년형으로 개수를 마친 시에나는 외모를 약간 다듬고 확연히 달라진 분위기의 인테리어를 선보이며 상품성 강화에 힘썼다. 게다가, 시에나의 가장 큰 강점인 오토만 2열 좌석은 2015년에도 건재하다. 이 덕분에 시에나의 변화는 꽤나 긍정적인 결과물로서 받아들여질 여지가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