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면에서 변화를 이룩한 플래그십 SUV - 폭스바겐 투아렉 시승기

2020-02-11     박병하

폭스바겐 코리아가 6일(목), 3세대를 맞은 폭스바겐의 플래그십 SUV 모델 투아렉(Touareg)의 미디어 시승행사를 열었다. 3세대 폭스바겐 투아렉은 지난 2018 뉴욕오토쇼를 통해 데뷔한 폭스바겐 플래그십 SUV의 3세대 모델이며, 완전히 새로워진 플랫폼과 더불어 폭스바겐의 최신 디자인 언어를 적극적으로 반영한 내외장 디자인과 더욱 강력해진 최신예 파워트레인, 그리고 최신의 능동 안전사양을 품었다. 새로운 폭스바겐 투아렉을 경험해 보며 어떤 매력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 본다. 시승한 폭스바겐 투아렉은 중간급에 해당하는 프레스티지 모델이다. VAT 포함 차량 기본가격은 9,690만원.

2018년 처음 공개된 폭스바겐의 신형 투아렉은 폭스바겐의 새로운 디자인 언어가 적용된 외관이 눈에 띈다. 아테온을 통해 나타난, 한층 더 화려한 분위기를 강조하는 폭스바겐의 새로운 디자인 언어가 준대형급 SUV에 속하는 투아렉에 적용되고 나니 이전 모델에 비해 한층 더 눈에 띄는 느낌이다. 한 편으로는 수수함마저 느껴졌던 이전 세대의 투아렉에 비하면 한층 화려하고 웅장하다.

헤드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이 일체화된 전면부는 한층 과격하고 화려해졌으며, 새로운 투아렉의 웅장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키 포인트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그릴 중앙에는 폭스바겐 엠블럼을 자랑스럽게 달아 두었고 헤드램프는 한층 섬세하고 화려한 장식이 눈에 띈다. 범퍼 또한 과격한 스타일의 공기흡입구 디자인을 통해 더욱 멋스럽게 마무리되었다. 스포츠 패키지 모델인 R-라인의 경우에는 범퍼에 전용의 블랙 하이글로스 마감재를 덧대 스포티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측면에서는 깔끔하게 정제된 직선과 완만한 곡선을 교묘하게 버무려 정돈된 느낌과 함께 은근한 볼륨감을 강조하고 있다. 떡 벌어진 어깨와 절제미가 살아 있는 선과 면 처리는 확실히 폭스바겐 다운 스타일링 기법이라 할 만하다. 깔끔한 느낌으로 마무리된 뒷모습에서는 아테온의 것을 닮은 테일램프가 먼저 눈에 띈다. 다만 크기를 조금 더 키웠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전반적으로 과장된 분위기의 전면부에 비해 다소 심심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폭스바겐의 최신 디자인 기조를 적극적으로 반영한 인테리어는 미래지향적으로 느껴질 정도로 신선하다. 특히 계기반과 이어지며 센터페시아를 한가득 메운 ’이노비전 콕핏 디스플레이’의 존재감이 압도적이다. 이 때문에 센터페시아에는 물리버튼이 거의 없다시피하며, 비상등 스위치조차 플로어콘솔에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모든 기능을 터치스크린 하나에 몰아 넣는 바람에 통상의 자동차에 비해 적응하는 데 꽤나 시간을 요한다.

운전석은 전반적으로 탄탄한 착좌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한 편으로는 신체를 나름대로 부드럽게 떠받쳐주는 덕에 오랜 시간 탑승하고 있어도 몸이 쉽게 배기거하 하는 경우는 없다고 봐도 된다. 앞좌석은 전동조절 기능과 함께 사양에 따라 3단계의 열선 기능과 통풍 기능이 내장된다. 뒷좌석은 준대형급 SUV의 체급에 걸맞은 구성을 보여준다. 성인에게도 전반적으로 넉넉한 공간을 제공하며, 좌석의 착좌감 또한 수준급이다. 리클라이닝 기능 역시 지원하여 체격에 관계 없이 우수한 거주성을 누릴 수 있다.

새로운 투아렉은 기본 810리터에 달하는 넉넉한 트렁크 용량을 제공한다. 또한 상부에도 공간이 있는 편이어서 실질적인 용적은 더 커진다. 이 뿐만 아니라 돌출부가 거의 없다시피한 내부 구조 덕분에 짐을 싣고 내리기 수월하며, 뒷좌석은 트렁크쪽에서 버튼 하나로 간편하게 접을 수 있다.

새로운 투아렉은 새롭게 개발된 3.0리터 V6 TDI 디젤엔진과 토크컨버터 방식의 자동 8단 변속기로 파워트레인을 구성한다. 구동방식은 폭스바겐 전통의 4모션 상시사륜구동 시스템을 사용한다. 3.0 V6 TDI 엔진은 286마력/3,500~4,000rpm의 최고출력과 61.2kg.m/2,250~3,250rpm에 달하는 최대토크를 뿜어낸다.

폭스바겐 투아렉은 기존 투아렉에 비해 한결 정숙한 실내를 제공한다. 엔진 자체의 정숙함보다는 차량 자체의 방음 처리가 상당히 잘 된 편이라고 본다. 파워트레인에서 넘어 오는 소음과 진동을 잘 억제하고 있으며, 외부에서 유입되는 소음도 상당히 적게 느껴진다. 정숙성만 해도 이전 세대 투아렉 대비 상당한 발전을 이루었다.

승차감은 기존의 투아렉이 가지고 있었던 편안한 느낌을 살려내되, 안정감은 한 단계 더 좋아진 느낌이다. 노면의 요철에 관계 없이 편안한 느낌을 주면서도 충격이 크게 들어 오는 큰 요철에서는 탄탄하게 버텨준다. 차량의 기골 또한 기존에 비해더 단단해진 느낌을 준다. 이 뿐만 아니라 전측방 시야도 상당한 수준으로 확보되어 있어 정숙성과 맞물려서 쾌적한 주행 환경을 경험할 수 있다. 주행의 쾌적함이라는 측면에서는 고급 브랜드의 SUV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고 본다.

가속성능은 충실하다. 하지만 이전에 비해서도 한층 느긋하게 여유를 갖고 진득하게 가속에 임한다. 한층 강력해진 파워트레인을 품고도 변속기의 설정이 꽤나 여유가 있다. 다소간의 여유는 있지만 속도를 올려야 할 때에는 확실하게 올려준다. 가속성능 자체에는 부족함이 없지만 기운차게 앞으로 튀어나가기 보다는 좀 더 체면을 차리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탄력을 받기 시작하면 묵직하고도 힘 있게 앞으로 나아가며, 직진 안정성도 우수하여 만족스러운 고속 주행을 즐길 수 있다.

코너링에서는 덩치에서 오는 한계를 숨기지 않는 편이다. 하지만 ‘기본’은 확실히 챙긴다. 적어도 코너 앞에서 겁을 먹게 될 만큼 둔중하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신규 플랫폼을 도입하게 되면서 한층 탄탄해진 기골과 더불어 전후륜에 모두 적용된 5-링크 서스펜션 덕분에 큼지막한 덩치와 2톤을 넘기는 공차중량을 가진 SUV로서는 적어도 불안함을 느끼게 할 정도로 휘청이거나 나약한 모습을 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불온한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하면 ESP가 그대로 개입하며 자세를 바로 잡는다. 이렇게 쾌적한 운행환경과 기본기 면에서 부족하지 않은 측면으로 인해 이전 세대의 투아렉에서부터 느낄 수 있었던 기묘한 만족감마저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새로워진 폭스바겐 투아렉은 모든 면에서 한 단계씩 진화를 이룩했다고 본다. 호불호가 다소 갈리긴 하겠지만 한층 화려하고 웅장해진 외모와 더불어 미래지향적인 구성이 돋보이는 인테리어, 더욱 넉넉해진 공간 설계 등으로 가족용 SUV의 용도에도 적합하며, 여전히 고급 브랜드의 SUV와 견주어도 될 만큼의 실력까지 겸비하고 있다. 다만 폭스바겐 투아렉은 초대 모델의 등장 이래, 브랜드에 비해 줄곧 높은 가격대를 형성해 왔다. 폭스바겐은 비용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다양한 금융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투아렉의 판매 신장을 노리고 있기에, 향후 판매량 추이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