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실내공간이 매력적인 캠퍼밴 - 웨스트팔리아 쥘 베른

2020-05-06     박병하

최근 유럽의 모터홈 시장에서는 캠퍼밴의 인기가 날로 높아져 가고 있다. 또한 지난 해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열린 카라반살롱(Caravan Salon)에서도 유달리 캠퍼밴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캠퍼밴은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가격대와 더불어 작은 크기에서 비롯된 ‘취급의 용이성’이 크게 부각되어 지속적으로 성장해 오고 있다.

이렇게 캠퍼밴이 대세로 통하고 있는 유럽 시장에서 가장 주목 받는 제조사 중 하나는 바로 독일의 웨스트팔리아(Westfalia). 웨스트팔리아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스프린터와 V-클래스(Vito)를 베이스로 하는 다양한 캠퍼밴을 생산하고 있으며, 뛰어난 패키징과 세련된 인테리어, 우수한 품질로 사랑받고 있다.

이 외에도 웨스트팔리아는 '모험'과 관련된 인물들의 인명을 자사 차명에 사용하는 것도 특징이다. 가령 플래그십 모델이라 할 수 있는 스프린터 기반의 제임스 쿡(James Cook)은 일명 '캡틴 쿡(Captain Cook)'이라 불리는 영국 탐험가의 이름을 따왔으며, 피아트 두카토를 기반으로 하는 아문센(Amundsen)은 인류 최초로 남극점에 도달한 노르웨이의 탐험가 로알 아문센의 이름을 가져 온 것이다. 이번에 소개할 캠퍼밴은 현대 공상과학 소설의 선구자로 불리는 '해저 2만리'의 작가 '쥘 베른(Jules Verne)'의 이름을 달고 있다.

웨스트팔리아 쥘 베른은 웨스트팔리아의 다양한 캠퍼밴들 중 V-클래스를 베이스로 하는 모델 중 하나다. 이 모델은 통상적인 팝업텐트를 채용한 방식의 캠퍼밴과는 상당히 다른 설계가 특징이다. 오늘날 유럽식 캠퍼밴의 정석으로 일컬어지는 폭스바겐 캘리포니아나 메르세데스-벤츠 마르코 폴로와 같은 모델들은 대부분 공통된 특징을 갖는다. 앞들림 방식의 팝업텐트를 시작으로 회전식 1열좌석, 풀-플랫이 가능한 2/3열좌석, 1열좌석과 2열좌석 사이에 놓이는 테이블 배치, 그리고 차체 측면에 집중되어 있는 싱크대/냉장고/수납공간 등의 편의시설을 예로 들 수 있다.

하지만 웨스트팔리아 쥘 베른은 이와 상당히 다른 구성을 띄고 있다. 팝업 텐트는 뒷들림 방식을 사용하고 있고, 편의시설은 모두 차체 뒤쪽에 배치했으며, 2열 좌석은 풀-플랫 기능이 없는 'ㄱ'자형 소파와 같은 형태로 만들어져 있다. 그리고 회전이 가능한 1열 좌석을 사용해 좌석으로 뒤쪽으로 돌리게 되면, 통상의 캠퍼밴과는 다은, 차체 내측의 폭을 모두 사용하는 널찍한 거실 공간이 만들어진다. 이 거실 공간은 쥘 베른의 가장 큰 장점이자, 아이덴티티라고 할 수 있다. 또한 후방에 배치된 편의시설로의 동선을 확보하기 위해 조수석 측은 통로를 크게 내어 2열 좌석은 2인승 좌석 구조를 갖는다.

상부의 취침 공간은 성인 2명을 위한 공간이다. 그리고 사실 상 이 쪽을 주침실로 보면 된다. 침대 규격은 길이 1,900mm, 폭 1,170mm로 폭 자체는 약간 좁은 편이다. 상부의 취침 공간은 높이 올라가는 팝업텐트와 널찍한 지퍼창이 적용되어 뛰어난 개방감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하부의 좌석은 침대로 변환할 수 있다. 침대 변환은 1열좌석을 회전시킨 상태에서 테이블을 낮추고 그 위에 전용 매트리스를 올리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침대 크기는 길이 1,720mm, 폭 1,200mm로, 성인보다는 어린이를 위한 공간으로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유의 공간설계로 인해 침대 길이를 다소 희생한 케이스라고 볼 수 있다.

뒤쪽에 집중 배치된 쥘 베른의 편의시설은 주방과 화장실 겸 샤워실로 나눌 수 있다. 주방의 경우, 싱크보울 및 수전, 2구 전기 쿡탑, 그리고 51리터 용량의 냉장고로 구성된다. 냉장고의 하부에는 별도의 수납공간이 자리하며, 그 옆으로는 탬버도어를 사용하는 매트리스 수납부가 위치한다. 

차량의 가장 후미에 위치한 부분은 화장실 겸 샤워실 공간으로 활용되는 곳으로, 욕조형 바닥과 배수구조가 적용되어 있다. 이 부분은 상부가 개방되어 있는 공간으로, 밀폐가 되어 있지는 않지만, 전장 5미터 남짓의 캠퍼밴에서 고정식 변기와 샤워시설까지 완비한 모델이라는 데에 그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화장실 앞쪽에는 대형의 옷장이 마련되어 있다.

이 외에도 쥘 베른에는 차내 곳곳에 230V 전원과 충전용 USB 포트를 마련하고 있으며, 50리터 용량의 청수 탱크와 36리터 용량의 오수탱크, 10리터 용량의 온수보일러, 베바스토(Webasto) 2000 W 무시동 히터, 100Ah 딥사이클 보조 배터리 등이 기본으로 적용된다.

메르세데스-벤츠 V-클래스를 기반으로 제작되는 독특한 구조의 캠퍼밴, 웨스트팔리아 쥘 베른의 가격은 독일 기준으로 53,990유로(한화 약 7,139만원)부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