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때와는 '다른 차'가 되었다 - 르노삼성 더 뉴 SM6 시승기

2020-07-16     모토야

르노삼성자동차가 자사의 중형세단, SM6의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했다. 2016년 1월 처음 출시된 이래, 중형세단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며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은 지 4년 만의 일이다. 새로워진 SM6는 디자인 일부를 변경하면서 파워트레인을 통째로 바꾸는 등, 보이지 않는 부분들이 집중적으로 변화되었다고 한다. 새로워진 SM6를 직접 만나보며 그 변화를 직접 체험해 본다. 더 뉴 SM6의 가격은 TCe 260 2,450~3,265만원, TCe 300 3,073~3,422만원, LPe 2,401~3,049만 원(개소세 3.5% 기준)이다.

디테일이 향상된 외관 디자인
더 뉴 SM6의 외관은 시각적으로 초기형 SM6 대비 변화의 폭이 그리 크지 않다. SM6의 디자인은 데뷔 초기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고, 지금도 SM6를 구매한 소비자들이 가장 만족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한 만큼, 섣불리 건드리기 어려운 측면도 존재했으리라 본다. 따라서 초기형의 디자인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디테일을 전반적으로 보강해 디자인의 완성도를 한층 끌어 올리는 방향성을 취한 것으로 판단된다. 

전면부의 변화점은 헤드램프와 주간상시등, 그리고 범퍼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 헤드램프의 경우, 기존에는 상위 트림에만 제공했던 LED 퓨어비전 매트릭스 헤드램프를 전 트림에 표준사양으로 적용했다. 방향지시등을 겸하는 주간상시등은 'C'자형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방향지시등을 하부에만 할당하고 점등 방식을 시퀀셜 점등 방식으로 변경했다. 마지막으로 범퍼의 양쪽 끝까지 연결되는 크롬 장식을 삽입해 SM6의 로우 & 와이드 컨셉트를 더욱 강조하고 있다.

측면의 경우에는 기존의 SM6에서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하지만 프리미에르 트림을 제외한 다른 트림의 경우에는 알로이휠의 디자인을 변경하여 색다른 느낌을 줄 수 있도록 했다. 후면부의 경우에는 분위기가 상당히 달라진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새로운 디자인의 테일램프 덕분이다. 새로운 디자인의 테일램프는 중앙에 크롬 스트립을 삽입하고, 내부를 램프로 가득 채워 한층 화려한 느낌을 준다.

이 외에도 하이랜드 실버, 샌드 그레이, 빈티지 레드 등 신규 외장 색상을 대거 추가하여 더욱 화려해진 디자인을 부각시키는 한 편, 선택의 폭을 넓혔다. 또한 도어핸들 웰컴 라이트를 적용하여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제공한다.

사용 환경을 대폭 개선한 실내
더 뉴 SM6의 실내는 분위기 자체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으나, 외관과 마찬가지로 디테일을 대대적으로 보완했다. 먼저, 중앙 디스플레이의 경우, 기존의 8.4인치에서 9.7인치로 크기를 확대했다.  새로운 디스플레이는 크기만 키운 것이 아니라, 한층 향상된 해상도와 더불어 더욱 직관적인 터치 조작감을 제공한다. 그리고 기존의 S-링크를 개선한 신규 운영체제를 적용하고 온카(ONCAR) 미러링 기능을 추가했으며, 더 고성능의 하드웨어를 채용해 향상된 사용 환경을 제공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반가운 점은 드디어 공조장치가 물리버튼화되었다는 점이다.기존 S-링크의 경우에는 공조장치 제어 패널까지 터치스크린 내에 할당해 운전 중 조작이 까다로웠고, 이는 상당수의 소비자들이 제기한 불만사항 중 하나였다. 따라서 더 뉴 SM6에서는 더 이상 화면 속에서 공조장치 패널을 찾을 일이 없어졌다. 그 뿐만이 아니다. 기존의 작디 작은 컵홀더에서 벗어나, 동급 최대 사이즈의 컵홀더를 채용해 대용량 음료 용기까지 수납이 가능하게 되었다. 또한 센터페시아 하단에 무선충전 패널을 마련했다.

물론 여전히 아쉬운 부분은 있다. 바로 시트 포지션이다. SM6의 시트 포지션은 경쟁차종에 비해 꽤나 높은 편인데, 지붕까지 낮은 편이기 때문에 앞좌석과 뒷좌석의 헤드룸이 부족하게 느껴진다. 물론, 이는 개인차가 존재하기 때문에 단정적으로 말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지만 적어도 거주성의 측면에서 개량의 여지는 존재한다고 본다.

준수한 성능 제공하는 새 파워트레인
더 뉴 SM6의 가장 큰 변화는 파워트레인에 있다. 새롭게 SM6의 심장이 된 엔진들은 TCe 260과 TCe 300 엔진이다. TCe 260 엔진은 르노그룹이 다임러그룹과 공동개발한 신형의 1.3리터 가솔린 직분사 터보 엔진이다. 직렬 4기통 레이아웃의 이 엔진은 156마력의 최고출력과 26.5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TCe 300 엔진은 르노그룹의 스포츠카 브랜드, 알핀(Alpine)의 A110과 기반 설계를 공유하는 엔진이다. 이 엔진은 1.8리터의 배기량을 갖는 직렬 4기통 가솔린 직분사 터보 엔진으로, 225마력의 최고출력과 30.6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이 모든 엔진들은 독일 게트락(Getrag)에서 공급하는 자동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와 맞물린다. 

이번 시승행사에서는 이 두 가지 파워트레인을 모두 경험할 수 있었다. 이번 행사에서는 일반 도로와 인제스피디움 서킷 모두에서 이루어졌는데, 일반도로 구간에서는 TCe 260엔진을 얹은 모델을 경험할 수 있었다. 1.3 TCe 260 엔진은 단순 배기량 수치로는 소형차에 불과한 배기량이기는 하지만, 과급기의 도움을 받아 중형세단에 요구되는 가속 성능을 제공한다. 저회전에서 터져나오는 26.5kg.m의 토크는 중형세단인 SM6를 추진하는데 있어 아무런 모자람이 없다.

특히 시승 코스가 인제 스피디움 주변의 와인딩 구간에서 이루어져 고저차가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동력성능에 있어서 큰 불만은 없었다. 무엇보다도 구동손실이 적은 듀얼클러치의 강점이 부각되어 수치에 비해 준수한 동력성능을 경험할 수 있었다. 또한 듀얼클러치 특유의 위화감 내지는 변속충격을 최대한 억제한 느낌을 준다.

그렇다면 TCe 300 엔진은 어떨까? TCe 300 엔진은 인제 스피디움의 트랙에서 경험할 수 있었다. 그리고 트랙에서 TCe 300 엔진은 중형 세단인 SM6에 꽤나 걸출한 추진력을 제공한다. 물론, 225마력의 출력은 트랙 내에서는 의외로 그다지 드라마틱하게 느껴지지는 않지만 적어도 힘이 부족하다는 느낌까지 안겨주지는 않는다.

그리고 여기에 멀티센스를 이용해 활성화시킬 수 있는 ESE(Engine Sound Enhancer)가 주는 느낌이 재미있다. 스포츠 모드 상태에서 활성화 가능한 이 ESE는 스피커를 통해 묵직한 음색의 소음을 엔진 회전수에 맞춰 내보낸다. 호불호가 갈리기는 하지만 주행의 즐거움이라는 측면을 고려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본다. 이 기능은 TCe 260 엔진에도 제공된다.

AM링크와의 작별, 놀라운 변화
SM6는 출시 초기부터 서스펜션과 관련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바로 후륜의 AM링크 서스펜션 때문이다. AM링크 서스펜션은 통상의 토션 빔 방식 서스펜션에 추가로 링크 구조를 마련하여 설정의 자유도를 부여한 방식이다. 토션 빔 방식은 후륜 차축이 일체형으로 되어 있어서 독립식인 더블위시본이나 멀티링크 방식에 비해 공간을 덜 차지하고 제조단가도 낮아, 준중형급 이하의 차종에 널리 사용되고 있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 방식은 중형 이상의 차급에서는 잘 사용되지 않는 방식이다. 승차감과 운동성능의 측면에서 독립식에 비해 불리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승차감을 중요시하는 국내 시장에서는 토션 빔 서스펜션에 대한 인식이 좋지는 않은 편이다. 이 때문에 르노삼성에서는 이 AM링크를 통상의 토션빔과는 다르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알려 왔다. 반면 SM6의 형제차인 르노 탈리스만같은 경우에는 일반적인 토션 빔 서스펜션을 기본 적용했는데, 유럽시장에서는 나쁘지 않은 평가를 받았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이 탈리스만의 서스펜션을 적용해 달라는 여론도 존재했다.

그러나 르노삼성의 적극적인 홍보와는 달리, SM6의 구매자 대상 조사 결과에서 가장 아쉬운 점으로 꼽혔던 것이 '승차감'으로 밝혀졌다. 또한 국내 다수의 자동차 미디어에서 AM링크의 기계적인 한계를 지적해 왔다. AM링크 서스펜션을 적용한 SM6의 승차감은 다소 헐거우면서도 토션빔 특유의 거친 느낌이 있었기에 중형세단으로서는 다소 아쉽게 느껴졌었다.

그런데 그 르노삼성이 AM링크에 작별을 고했다. 더 뉴 SM6에 프랑스에서 판매 중인 르노 탈리스만의 리어 서스펜션을 적용한 것이다. 대용량의 하이드로 부싱을 적용한 탈리스만의 토션 빔 서스펜션을 적용하고, 모든 속업소버에 MVS(모듈러 밸브 시스템)를 적용해 감쇠력을 부드럽게 제어한다. 이를 통해 노면 진동을 효과적으로 흡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렇게 총체적으로 서스펜션과 관련한 하드웨어를 갈아 치운 더 뉴 AM6는 초기형 SM6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승차감을 선사한다. 물론 통상적인 국산 중형세단과 같은, 부드러운 승차감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같다. 하지만 그 부드러움의 질적인 면에서 현격한 차이가 난다. 기존의 SM6가 부드럽지만 어딘가 느슨하고 헐거운 느낌을 주었다면 지금의 SM6는 부드러우면서도 안정감이 월등히 향상된 느낌이다. 또한, 핸들링에서도 한층 자연스러운 서스펜션 반응 덕분에 조종성 면에서도 향상을 이루었다. 이렇게 큰 폭으로 개선된 하체 덕분에 주행질감이 총체적으로 진화를 이루었다.

하지만 여전히 아쉬운 부분도 있다. 탈리스만에 적용되는 4륜 조향 시스템을 적용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르노삼성측에서는 "사륜조향시스템의 가장 큰 목적은 회전반경 감소에 있다"며, "국내에서는 현재의 전륜 조향만으로도 충분한 회전반경이 나와 상대적으로 필요성이 낮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4륜 조향 시스템은 회전반경 감소 외에도 보다 차별화된 주행질감을 만들어낼 수 있기에, 아쉬운 부분이기는 하다. 여기에는 회전반경 외에도 제조단가 역시 크게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개선된 정숙성과 능동안전사양
더 뉴 SM6는 정숙성 면에서도 한층 향상된 모습을 보여준다. 기본적으로 새 엔진들이 정숙한 편이기도 한데다, 수동적인 방음대책과 능동적인 방음대책을 동시에 갖췄다. 더 뉴 SM6에는 과거 1.5 dCi 사양에 적용되었던 흡차음재를 그대로 적용하고 소음차단 윈드스크린을 도입하는 등, 수동적인 방음대책을 크게 보강했다. 여기에 저주파 소음을 상쇄시켜주는 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ANC)까지 적용했다. ANC는 실내에 유입되는 엔진소음의 반대 위상 음파를 내보내 소음을 저감시킨다. 이 덕분에 더 뉴 SM6는 기존 대비 월등히 향상된 정숙성을 선사한다. 이렇게 향상된 정숙성은 한층 향상된 승차감과 더불어 한 단계 이상 쾌적해진 운행환경을 제공한다.

이 외에도 더 뉴 SM6에는 레벨 1에 해당하는 자율주행 시스템이 준비되어 있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은 정차 및 재출발이 가능하며, 새로 추가된 차선 유지 보조(LCA)와 함께 자율주행1단계 수준의 드라이빙 성능을 구현한다. 이 외에도 보행자/자전거 탑승자 감지가 가능한 긴급제동 보조(AEBS), 차선이탈 방지보조(LKA), 후방 교차충돌 경보(RCTA) 등이 추가되었다. 

그 때와는 '다른 차'가 되었다.
이번에 시승하게 된 르노삼성 더 뉴 SM6는 시승하는 내내 확실히 '다른 차'가 되었다. 외형적인 측면에서는 크게 변화한 점을 찾기는 어렵지만, 손에 닿는 것들과 몸으로 느끼는 거의 모든 부분에서 변화를 감지할 수 있었고, 그 변화의 내용들 역시 긍정적인 변화들이었다. 새로운 심장을 도입하고 기존 모델에서 지적되어 왔던 점들을 착실히 개선함으로써 총체적인 진화를 이루었다. 그래서 더 뉴 SM6는 초기형 SM6와는 '다른 차'가 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새로운 엔진과 하체, 향상된 디테일로 거듭난 더 뉴 SM6가 상대적으로 위축된 중형세단 시장에서 초기형이 일으켰던 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