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서스의 정수 - 렉서스 LS500h 시승기

기사입력 2018.01.04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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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서스의 플래그십 세단, LS가 지난 2017년 12월부터 국내에 출시되어 시판에 돌입했다. 렉서스의 차세대 플래그십 세단인 신형 LS는 완전히 새로워진 디자인과 기본 구조, 최신예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무장하고 국내 시장 공략에 나선다. 렉서스 코리아는 12월 출시된 LS의 미디어 시승회를 열어 새로운 LS의 매력 알리기에 나섰다. 시승한 LS는 라인업의 중간급에 위치한 AWD 럭셔리 트림이다. VAT 포함 가격은 1억 5,70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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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 자동차 제조사들의 플래그십 세단은 일반적으로 브래드에서 취할 수 있는 가장 절제된 색채를 띄게 마련이다. 그러나 새로운 LS는 그렇지 않다. 되려 하루가 다르게 파격적인 변신이 이어지고 있는 렉서스 모델들 중에서도 손꼽히는 과감함이 돋보인다. 차체 전반을 이루고 있는 입체적인 조형과 날카로운 엣지, 패스트백 스타일에 가깝게 마무리된 차체 형상은 선대의 LS에서는 가히 상상하기 어려웠던 모습이다. 차체 외관의 꼼꼼하기 이루 말할 데 없는 조립 품질과 도장 품질에서는 강박관념마저 느껴질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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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렉서스 LS의 디자인에서는 L-피네스 디자인 언어가 적극적으로 반영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프론트 마스크에서는 오늘날 렉서스의 시그너처 스타일로서 완전히 정착된 스핀들 그릴에 시선이 고정된다. 한층 거대해진 크기와 렉서스 엠블럼을 중심으로 칼날처럼 정교하게 짜여진 방사형 패턴을 취하고 있다. 렉서스의 주장에 따르면, 이 라디에이터 그릴 하나를 이루고 있는 선만 약 5천개에 달한다. 정교하고 세심한 비례로 짜여진 LS의 스핀들 그릴은 독보적인 화려함을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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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매는 한층 날카롭게 벼려졌다. 이 날카로운 헤드램프는 한쪽에 각각 3연장의 바이빔 LED 램프가 설치되어 있다. 헤드램프와 더불어 범퍼 좌우에 위치한 에어인테이크는 스핀들 그릴을 중심으로 디자인되어 전반적으로 X자의 형상을 취한다. 테일램프의 디자인은 최고급 쿠페 모델인 LC의 것에서 차용한 듯한 스타일이 특징이다. 그리고 뒷모습에서도 앞모습과 같은 X자 형상을 이루며 전후 디자인과의 개연성을 높여 일체감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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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격적인 외관 디자인에 놀라며 도어를 열어 젖히는 순간, 그보다 더한 파격을 보여주는 실내 디자인에 한 번 더 놀라게 된다. 새로운 LS의 인테리어는 대시보드 상단과 플로어 콘솔을 분리시킨 수평형 레이아웃을 취하고 있으며, 대시보드에서는 오선지를 연상시키는 6줄의 크롬 라인이 대시보드의 가로축을 매끄럽게 타고 흐르는 리드미컬한 감각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또한 도어에는 일반적인 손잡이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 대신 도어의 팔걸이에 해당하는 부분을 도어로부터 떨어뜨려, 그 부분을 잡고 열고 닫는다. 실내에는 손이나 무릎 등, 사람의 신체가 닿을 만한 곳곳에 질 좋은 가죽 소재와 소프트 패드를 삽입하여 빼어난 감성품질을 경험할 수 있다. 고급스러운 디자인의 아날로그 시계 역시 잘 보이는 위치에 자리하고 있다.


새로운 LS의 실내 곳곳에서는 ‘품질’에 대한 렉서스의 집요하다 못해 강박적이기까지 한 면모들이 보인다. 어느 한 곳 어긋나거나 균일하지 않은 부분이 없다. 렉서스에 따르면, 새로운 LS의 대시보드와 도어 등, 실내 각부의 단차를 기계가 아닌, 사람의 손으로 조정한다고 말한다. 차 하나하나마다 숙련된 장인들이 동원되어 최후의 하나까지 미세조정을 거친다는 것이다. 실내를 두르고 있는 가죽 한 장 한 장의 질도 최상급이며 꼼꼼한 바느질로 마무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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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한 LS는 AWD 럭셔리 트림으로, 5인승 좌석 구조를 갖는다. 좌석은 운전석과 조수석을 막론하고 안락한 착좌감을 제공한다. 몸을 전반적으로 부드럽게 감싸주면서도 체형도 크게 가리지 않는다. 그렇다고 마냥 부드럽기만 한 것이 아니라 든든하게 받쳐주는 느낌 역시 확실하다. 또한 최고급 세단의 좌석 답게 다양한 방향의 전동조절이 가능함은 물론, 전좌석에 열선 및 통풍 기능을 제공하며 앞좌석 한정으로 마사지 기능도 적용된다(플래티넘 트림에서는 전좌석 기본적용).

실내 공간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렉서스 LS의 실내 공간은 앞/뒷좌석을 가리지 않고 넉넉하게 배려되어 있다. 새로운 LS는 아직 별개의 롱휠베이스 모델이 준비되어 있지 않다. 하지만 기존 LS의 롱휠베이스 모델만큼이나 넉넉한 실내공간을 보여준다. 특히 뒷좌석의 경우에는 C필러에 추가적으로 확보한 창으로 개방감 있는 실내 분위기를 만들어 준다. 다만 이에 따른 반대급부인지 트렁크 공간은 차의 크기에 비하면 그리 큰 편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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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판매되는 렉서스 LS는 전량 LS500h 모델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사용한다. LS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토요타자동차 그룹이 고급 자동차 전용으로 개발한 ‘멀티스테이지 THS-II(Toyota Hybrid System-II)’를 사용한다. 멀티 스테이지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V6 3.5리터 엔진, 2개의 모터, 유단 기어의 조합으로 강력한 구동력과 뛰어난 응답성을 발휘한다. 이를 통해 시스템 합산 359마력의 최고출력을 발휘한다. 또한 새로운 LS는 TNGA(Toyota New Global Architecture)에 입각한 완전히 새로운 후륜구동형 GA-L 플랫폼을 바탕으로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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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서스 LS500h는 정숙성으로 유명한 렉서스의 차들 중 극의(極意)에 달한 차라고 할 수 있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갖는 특성은 물론, 기본적인 엔진 소음과 외부로부터의 소음 유입, 차내에서 발생하는 소음에 이르는 모든 부분에서 완벽에 가까운 정숙함을 느낄 수 있다. 엔진에 시동이 걸린 상태에서조차 실내는 고요하다. 또한 차가 움직이거나 충격이 들어오는 등, 대부분의 동작 하나하나에서도 불쾌한 소음이 일어나지 않는다. 외부 소음을 차단하는 능력 역시 다름을 느낄 수 있다. 운전 중에 이따금씩 외부와 단절된 느낌을 안겨줄 정도로 소음 차단이 뛰어나다. 독일제 세단과는 전혀 다른 감각의 정숙함을 온몸으로 경험할 수 있다.


렉서스 LS의 자랑인 안락한 승차감도 빼 놓을 수 없다. 노면의 상태에 크게 관계 없이 시종일관 안락하고 부드러운 질감의 승차감을 경험할 수 있다. 그러면서도 주행 중에 나약함을 드러내거나 자세를 제대로 바로잡지 못해 허둥대는 등의 불안 요소는 전혀 느낄 수 없다. 오히려 어떠한 요철을 만나도 든든하게 받아내는 차체와 서스펜션의 움직임에서 안정감을 느끼게 된다. 특히 새로운 LS의 안락함은 독일식 세단에서 느낄 수 있는 안락함과는 전혀 다른, 렉서스만의 감각을 그대로 지니고 있다. 차체의 모든 움직임에서 느껴지는 여유는 운전자에게 피로를 조금이라도 덜 안기려는 렉서스의 강박관념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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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렉서스 LS의 운전석에 올라 처음으로 주행을 시작했을 때, 묘한 기분이 들었다. 길이만 5미터를 약간 넘는 차체를 지닌 대형세단임에도 불구하고 그 크기가 부담스럽게 와 닿지 않았기 때문이다. 차의 폭이나 차체 앞부분의 위치를 파악하는 데에도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주행 중에는 한 급 아래의 E세그먼트 세단과 같은 느낌을 준다. 이는 차급이 낮은 느낌을 준다는 의미가 아니라, 그만큼 부담이 덜하다는 의미다. 대형 세단들 중에는 큰 차체가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경우가 더러 존재하는데, LS는 그러한 부담을 안겨주지 않는다.


기본 모드에 해당하는 컴포트 모드에서는 가속 페달을 밟았을 때 어떠한 형태의 머뭇거림 없이 부드럽고 매끈하게 속도를 올린다. 미끄러지듯 나아가는 가속감이 기분 좋은 느낌을 준다. 에코 모드로 전환하면 응답성이 다소 무뎌지는 것을 느낄 수 있지만 답답한 느낌을 주지는 않는다. 전기 모터의 힘을 그만큼 더 끌어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기모터는 여전히 보조동력에 더 가깝기 때문에 순수하게 전기모터만으로 출발 가속을 하는 것은 다소의 인내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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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모드로 전환하면 이전까지의 부드러움과는 다소 상반되는 기운 찬 느낌의 가속이 시작된다. 멀티스테이지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바쁘게 움직이며 빠르게 추진력을 더한다. 엔진의 회전수도 빠르게 상승하며 속도계가 올라가는 기세도 예사롭지 않다. 엔진에서는 제법 날카로운 음색의 소음이 차내에 흘러 들어온다. 그러나 그 소음은 차에 탄 사람의 귓전을 자극적으로 파고들지 않는다. 가속을 하는 내내 어떠한 형태의 격정을 보여주지 않고 시종일관 절제된 감각을 유지한다. 고속 주행 중에는 마치 레일 위를 달리고 있는 고속열차에 가까운 안정감을 받을 수 있다. 시승 코스인 영종도가 바람이 많이 부는 지역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고속 주행 중에는 어떠한 형태의 흐트러짐이나 불안감을 조성하는 거동을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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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 코스에 존재했던 급격한 코너나 빠른 차선 변경 등에서 LS는 서툰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스티어링 휠의 조작감은 약간 느슨한 느낌을 주지만 운전자의 의도를 잘 읽어 낸다. 코너링 등의 급격한 기동에서 차체는 일관적으로 우아한 몸짓을 유지한다. 어떤 코너에서도 공격적으로 달려드는 법이 없고 무용수처럼 우아한 몸짓으로 일관한다. 이러한 급기동 와중에도 차내에서는 불필요한 긴장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단지 코너 구간을 예상대로 착착 돌아 나가고 있다는 사실만을 감각적으로 전달받을 뿐이다. 먼저 언급했던 차체 크기에 대한 인식과 어우러져, 큰 덩치임에도 다루기 쉽고 운전자가 의도하는 바를 잘 따라준다. 저중심 설계가 갖는 운동성능에서의 이점 하나만큼은 확실하게 경험할 수 있다. 플래그십 세단이 가져야 할 ‘달리고, 돌고, 서는’ 주행의 기본기는 이미 기본을 한참 뛰어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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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서스 LS500h는 렉서스 브랜드 전체를 대표하는 플래그십 세단이다. 또한 고급 자동차를 위한 최신예 하이브리드 시스템까지 품고 나타난, 토요타자동차 그룹 전체의 ‘정수(精髓)’이기도 하다. 새로운 LS는 차 전체를 통틀어 천지개벽에 가까운 변화를 맞았다. 슬슬 완성에 다다르고 있는 L-피네스 디자인 철학이 그대로 반영된 파격적인 스타일링과 실내 디자인, 그리고 전격적으로 쇄신된 설계 사상과 최신예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무장한 LS는 여러모로 인상적이고 주목받을 수 있는 럭셔리 세단이다.


렉서스는 그동안 시장에서 쇼퍼 드리븐 세단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었던 LS에 보다 오너 지향적인 성격을 부여했다고 말한다. 이는 근 몇 년간 플래그십 럭셔리 세단 시장에 일고 있는 ‘젊은 감각’의 탄탄한 주행 질감을 구현하는 것을 이르는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실제 경험 상의 LS는 예나 지금이나 차에 탄 사람 모두를 편안하게 만들어 주는 럭셔리 세단의 본분에 누구보다도 충실한 차다. 그러면서도 주행의 기본기를 한층 강화함으로써 편안한 운전 뿐만 아니라 더 과감한 주행에도 대응해낼 수 있다는 차이가 존재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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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자를 지향하는 성격이란, 더 탄탄하고 역동적이고 스포티한 주행 감각을 구현하는 것만으로 만들어지는 단순한 것이 아니다. 운전하는 사람으로 하여금 불쾌함이나 피로함을 느끼게 하지 않는다는 것 역시 운전자 중심의 자동차에서 중요한 과제다. LS는 선대부터 이어져 내려온 본연의 강점과 가치를 한 점도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운전하는 사람의 기분에 조금 더 잘 맞춰주는 차로 다시 태어났다. 한 마디로 새로운 LS는 여전히 우리가 알고 있는 LS 그 자체다. 하지만 디자인부터 주행질감, 편의성 등 모든 부분에서 상향 평준화를 이루어 냈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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