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리빌딩의 주역에서 골칫거리로 전락한 '코란도 패밀리'

기사입력 2018.06.22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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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는 현재 렉스턴 브랜드의 성공적인 세대 변경과 티볼리 브랜드의 흥행으로 거칠 것 없는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한국지엠이 서서히 무너진 틈을 타서 국내 완성차 업체 5개사 중 점유율 3위를 기록할 정도로 꾸준히 좋은 성적을 기록 중이다.

특히, 2000년대 후반 워크아웃 이후 중국 상하이 자동차에게 매각되어 기술만 빨아먹힌 채 처참히 내던져졌던 '토사구팽'의 시기를 떠올리면 그야말로 '격세지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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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볼륨모델이라곤 그나마 틈새시장에서 활약했던 액티언 스포츠뿐이었고, 나머지 모델들은 노후화가 심각하여 해당 카테고리에서 상품성이 크게 떨어지며 처참한 성적을 보여왔다. 여기에 모기업의 불안정한 상황까지 더해지며 쌍용차는 1~2%대 점유율을 보이는 안타까운 상황을 연출했다.

이러한 부진이 중장기화되며 쌍용차의 고통은 더욱 깊어만 갔다. 마힌드라에게 인수되며 한고비를 넘겼지만 가장 심각한 부분은 바로 신차의 부재였다. 재기를 위한 코란도 C의 투입은 2011년에나 이루어지는데, 그 이전까지 신차효과를 보기 위한 마땅한 방법이 없었다. 부분변경 계획도 없었고, 연식변경으로 눈속임하기엔 제품 자체의 상품성이 워낙에 떨어진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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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히 월 1천 대 이상이 팔리는 액티언 스포츠를 제외하면 '먹거리'가 사라졌다는 표현이 어울렸다. 그야말로 고통스러운 '보릿고개'를 겪던 쌍용차는 2011년 3월이 되어서야 당시 높은 인기를 구가하던 컴팩트 SUV 식구를 새로이 맞이한다.

코란도 C는 과거의 영광이 담긴 네이밍과 신차 효과에 힘입어 출시 첫 달에 2,073대가 팔리는 쾌거를 보였다. 신차효과가 빠른 속도로 사그라들긴 했어도, 무리해서라도 인기 세그먼트에 신차를 투입한 보람은 어느 정도 있었다. 미약하긴 했어도 쌍용차는 시장 점유율을 3%대로 끌어올렸고, 쌍용차는 그제서야 숨통이 트이기 시작했다.

사실 코란도 C의 개발 당시 코드네임인 'C200'은 원조 코란도가 지닌 터프함과는 거리가 먼 평범한 모노코크 바디의 도심형 SUV일 뿐이다. 쌍용차는 자신들의 전설과도 같은 이름을 평범한 크로스오버에게 붙이는 걸 탐탁지 않아 했을 테지만, 상황이 절박했던 그들에게 있어 코란도 브랜드로의 선택은 그야말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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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코란도 네이밍을 부활시킨 쌍용차는 내친김에 이를 서브 브랜드화 시키기로 한다. 코란도 C가 액티언을 대체하게 되며 액티언 네이밍을 함께 쓰던 '액티언 스포츠'를 페이스리프트와 함께 '코란도 스포츠'로 개명시킨 것이다. 전위적이었던 얼굴이 제법 잘생기게 꾸미고 편의사양을 더해 상품성을 소폭 향상시키니 판매량은 2천 대 수준으로 크게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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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리프트를 이룬 코란도 스포츠는 쌍용차를 이끄는 주역으로 자리매김하며 티볼리가 새로이 브랜드에 영입되기 이전까지 브랜드 실적을 책임졌다. 또 하나, 이 당시 주목할 점은 코란도 C의 출현과 함께 쌍용차가 라인업 리빌딩을 이루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상징적인 플래그십 모델인 체어맨과 렉스턴과 더불어 코란도 브랜드를 주력 세그먼트에 위치한 모델들에게 전수하며 제법 체계적인 모델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쌍용차는 판매 부진이 극심하던 카이런을 결국 라인업에서 지워버렸고, 로디우스도 '코란도 투리스모'라 이름을 고치고 디자인도 다듬어 상품성 향상을 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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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경쟁 모델인 카니발 판매량의 20분의 1도 미치지 못했던 로디우스는 코란도 브랜드를 받아들이며 판매량을 엄청나게 끌어올리는 데에 성공했다. 로디우스로 판매되었던 마지막 해인 2012년, 이 미니밴의 연간 판매량이 971대에 불과했으나, 코란도 투리스모로 이름을 바꾼 이후 연간 판매량은 2013년, 무려 10,395대로 치솟으며 11배가량의 실적 향상을 올렸다.

이는 쌍용차의 브랜드 라인업 리빌딩이 매우 성공적으로 이루어졌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1~2%대에 불과했던 시장 점유율은 어느덧 5% 이상을 꾸준히 기록했고(2013~2014년도), 코란도 패밀리는 2015년 초에 이루어진 티볼리 투입 직전까지 쌍용차의 든든한 보험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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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지 여담으로, 조르제토 주지아로가 빚은 코란도 C 초기형 디자인은 신선하긴 했어도 세련미를 맘껏 뽐내던 현대기아차 듀오에 비하면 다소 두루뭉술했던 것이 사실이었다. 그러나 기세를 타고 등장한 코란도 C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아주 성공적인 성형수술을 받게 되어 당시 현대기아차 컴팩트 SUV 듀오를 물리치고 시장 1위를 차지하는 이변을 연출하기도 했다. (* 2014년 12월 기준)

그러나 쌍용차도 새로운 '티볼리' 브랜드를 받아들이게 되고, 경쟁 모델들이 풀체인지를 이루게 되며 코란도 패밀리는 슬슬 하락세를 타게 된다. 기업 규모상, 모델 수명주기가 길 수밖에 없는 쌍용차 모델들의 특성이 시간의 흐름과 함께 도드라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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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 모델들은 차세대 플랫폼과 최신예 장비, 그리고 자신들만의 아이덴티티를 담은 최신 스타일링까지 품어 나무랄 데가 없는 상품성을 자랑하고 있다. 반면, 어느덧 데뷔 8년 차를 맞은 코란도 C는 지난해 초 페이스리프트를 한 번 더 받아들였음에도 불구하고 패이기 시작한 주름살을 감추기가 힘들었다.

코란도 C뿐 아니라 코란도 투리스모도 동일한 내용이 적용된다. 세대 변경 이후 세그먼트를 독식하는 것은 물론, 전체 판매 부문에서도 최상위권을 꾸준히 유지하는 카니발의 등장으로 코란도 투리스모는 실적이 꾸준히 줄어들고 말았다. 코란도 C와 마찬가지로 올해 초에 페이스리프트를 다시금 이뤘음에도 사정은 도통 나아지지 않아 슬슬 쌍용차의 머리를 아프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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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최신 차트만 들여다봐도 이 문제는 상당히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2018년 5월 현대차 투싼과 기아차 스포티지는 각각 2,966대 / 2,856대가 판매되었고, 코란도 C는 9분의 1 정도인 331대가 팔려 경쟁이라는 단어를 무색하게 했다. 미니밴 세그먼트를 독식한 카니발의 횡포(?)는 더욱 악랄하게 느껴진다. 지난 5월 8,002대가 팔린 카니발에 비해 코란도 투리스모는 348대에 불과한 성적을 보였다.

티볼리 에어를 포함한 티볼리 브랜드 제품이 서브컴팩트 - 컴팩트 SUV 시장을 드나들며 활약하기 직전까지 주력으로 자리매김했던 그들이 별안간 '골칫거리'로 전락했다는 소리다. 세월의 흐름에도 불구하고 틈새시장의 이점을 잘 활용하며 승승장구했던 코란도 스포츠는 '렉스턴'의 풀체인지와 함께 렉스턴 스포츠에게 바통을 넘겨주게 되며 '코란도' 패밀리는 든든한 한 축을 잃고만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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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쌍용차 브랜드의 거시적 관점에서 보면 소폭 수정된 서브 브랜드 전략은 제법 성공적이다. 플래그십 모델인 렉스턴이 풀체인지 되며 상품성을 크게 끌어올렸고, 시장 유일의 픽업트럭이 '렉스턴 스포츠'로 탈바꿈하며 플래그십 모델의 후광을 제대로 받고 있기 때문. 지난 5월 기준 렉스턴 스포츠는 3,944대를 놀라운 성적으로 볼륨 모델 역할까지 톡톡히 해내고 있어 주력 브랜드가 코란도에서 렉스턴과 티볼리로 넘어갔을 뿐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노후화가 많이 이루어져 상품성 하락이 눈에 띄는 코란도 브랜드까지 좋은 실적을 보여준다면 금상첨화가 따로 없겠지만, 이렇게 노후한 모델들이 좋은 실적을 보인다는 것은 사실 시장 논리에 맞지 않는 얘기일 뿐이다. 특히 종전의 액티언 스포츠 - 코란도 스포츠와 같이 단일 모델만 존재하는 시장이 아니기에 더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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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나 현재 국내 완성차 업체 5개사 중 쌍용차의 시장 점유율은 7%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1~2%대를 기록하며 내내 바닥에서 기던 시절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기적에 가까운 성적이다. 뼈를 깎는 브랜드 리빌딩과 성공적인 신참의 투입이 만들어낸 이상적인 결과물이라 볼 수 있다.

그렇기에, 반대로 코란도 패밀리가 새로운 제품으로 탈바꿈하게 된다면 쌍용차는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다는 이야기도 된다. 현재 출시를 앞두고 있는 코드네임 C300은 투싼, 스포티지와 경쟁했던 컴팩트 SUV 시장을 벗어나 싼타페와 QM6 등이 맞붙는 중형 SUV 세그먼트에 투입된다고 한다. 물론 코란도 네이밍을 그대로 유지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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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탄생과 함께 컴팩트 SUV 시장을 은근히 견제하고 있던 티볼리 에어에게 기존 코란도 C의 자리를 물려주고, 코란도 C는 중형 SUV로 격상되어 현재 가장 볼륨이 큰 SUV 시장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물론 쉐보레 이쿼녹스까지 참전한 시장이기에 부담은 많이 가는 상황이나, 쌍용차의 최신 기술력을 담은 티볼리와 렉스턴이 시장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어 이 후속 모델에도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분명 현시점에서 보면 코란도 패밀리는 부진을 일삼는 골칫거리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이들이 쌍용차의 화려한 부활을 위한 기반이 되어주었다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며, 모델 수명주기가 쇠퇴기에 이르렀음에도 빠른 모델 체인지를 이루지 못하는 상대적으로 영세한 기업의 특성일 뿐이다. 르노삼성 SM3와 SM7을 떠올려 보라.

아울러 코란도 브랜드 리빌딩과 동시에 이에 속한 모델 판매량이 크게 상승했던 전례를 생각하면, 풀체인지로 일신한 코란도 패밀리의 저력은 우리가 상상했던 것보다 클 수도 있다. 그리고 그들에겐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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