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했던차]대우국민차 티코

기사입력 2018.10.29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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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자동차 시장에 ‘경차’라는 세그먼트가 정립된 지도 30년에 가까워지고 있다. 경차란 ‘경형 자동차(輕型自動車)’를 줄여 부르는 말이며, ‘경제적인 자동차’라는 의미 또한 품고 있다. 대한민국 경차의 탄생은 1983년, 당시 대한민국 상공부가 에너지절감의 일환으로 세운 ‘국민차 보급 추진 계획’으로부터 비롯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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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계획에 따라 ‘작지만 실용적이면서도 저렴하게 보급할 수 있는’ 국민차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며 점차 그 윤곽을 잡아 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수 년 간의 논의 끝에 1980년대 말에 이르러 국민차 보급 추진 계획은 ‘국민차 사업’으로 한층 구체화되었다. 그리고 사업자로는 대우조선공업(現 대우조선해양)을 사업자로 선정, ‘국민차’의 개발에 본격적으로 착수하도록 했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대한민국의 첫 번째 경차가 바로 ‘대우국민차 티코’다.


대한민국 경차 역사의 시작점

티코는 국민차 보급 추진 계획의 결실이자, 대한민국 최초의 경차다. 티코는 대우조선공업이 창원에 세운 자동차사업부인 대우국민차(現 한국지엠 창원공장)를 통해 개발 및 생산되었다. 차명인 티코 (Tico)는 Tiny, Tight의 ‘Ti’와 Convenient, Cozy, Companion, Economics의 ‘Co’를 합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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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코를 개발은 ‘스즈키주식회사(Suzuki Motors, 이하 스즈키)’와의 기술제휴를 통해 이루어졌다. 스즈키는 국내에서는 대체로 이륜차 부문이 유명하지만 사륜차 업계에서는 경차로 이름 난 기업이다. 자타공인 ‘경차의 왕국’인 일본에서 다이하쓰(Daihatsu)와 함께 경차 업계의 양대 산맥을 형성하고 있는 제조사가 바로 스즈키다.


대우국민차 티코는 스즈키의 알토(Alto)의 면허 생산품에 가까웠다. 하지만 티코는 일본 내수시장용의 알토와는 차이가 있다.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은 바로 엔진이었다. 이는 이는 당시 우리나라의 경차 규격과 일본의 경차 규격 사이에서 오는 차이에서 기인했다. 티코가 출시된 1991년 기준으로 당시 우리나라의 경차 규격은 길이 3,500mm, 폭 1,500mm, 높이 2,000mm, 배기량 800cc 미만이었고 일본은 길이 3,300mm, 폭 1,400mm, 높이 2,000mm, 배기량 660cc 미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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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티코는 스즈키 알토의 내수시장용 0.66리터 F8B 엔진이 아닌, 스즈키의 수출용 모델에 사용된 0.8리터 F8C 엔진을 사용했다. 보어(실린더 내경) 68.5mm, 스트로크(행정길이) 72.0mm의 실린더 3개가 직렬로 배치된 이 엔진은 훗날 ‘대우 M-TEC 엔진’이라는 이름을 달고 꾸준한 개량을 거치며 ‘올-뉴 마티즈’ 까지 사용된다. 변속기는 초기에는 수동 5단 변속기만이 제공되었다.


티코는 전국민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할 수 있는 국민차 계획을 바탕으로 등장하게 되었다. 이 때문에 가장 민감하게 다뤄진 부분은 다름 아닌 ‘가격’이었다. 당시 상공부에서 요구하는 가격대는 200만원대였는데, 이는 당시 소형 승용차인 현대 엑셀 5도어의 400~500만원 보다 한참 낮은 가격이었고, 이 기준에 맞추기 위해 대우국민차는 뼈를 깎는 노력을 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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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구조 상 모든 면에서 최소화된 경차의 특성 상, 가격을 내리기 위해서는 편의사양을 크게 덜어내는 수 밖에 없었다. 이 때문에 티코는 당대 대한민국에서 가장 편의사양이 부족한 차 중 하나가 되었지만 다행히도 출시 초기 290만원의 시작가를 맞출 수가 있었다. 하지만 소형차보다도 한참 작은 크기에 편의사양마저 빈약한 티코는 출시 전부터 상당한 우려를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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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우려와는 다르게, 티코는 시장에서 상당한 숫자가 판매되었다. 출시 첫 해인 1991년에만 31,000여대가 판매되었고 다음해인 1992년에는 6만대에 가까운 59,000여대가 판매되었다. 승용차 판매량이 크게 늘었던 1995년에는 승용차 판매의 4%를 티코가 홀로 점유하고 있었다. 일반적인 자동차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저렴한 가격을 시작으로 가벼운 중량 및 수동변속기 구성에서 오는 경이적인 수준의 연비와 유지비 덕분에 자동차를 필요로 하지만 소형차를 구매하기 어려웠던 계층을 파고드는 데 성공한 것이다.


하지만 티코는 수치 상으로 나타나는 판매량과는 달리, 대중의 인식은 그다지 좋지 못했다. 대한민국의 자동차 시장은 티코가 태어나기도 전부터 차의 크기를 일종의 계급으로 여기는 풍조가 만연해 있었고 다양한 편의사양을 중요시 하는 경향이 강한 시장이었다. 따라서 소형차보다도 작은 크기에 빈약한 편의사양을 가진 티코는 숫제 유머 소재로도 취급되기에 이른다. 티코의 등장을 전후하여 나돌기 시작한 ‘티코 시리즈’라는 유머들은 당시 티코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국민차 계획으로 야심 찬 한 걸음을 내딛은 티코. 그리고 그 티코는 1990년대 중반을 기점으로 조금씩 성장하고 있었다. 소득 수준의 향상과 함께 ‘세컨드카’라는 개념이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했고, 여기에 당시 1가구 2차량 중과세 대상에서 제외되어 있었다는 점도 한 몫 했다.


하지만 티코의 판매량은 1997년 외환위기를 전후하여 크게 뛰기 시작했다. 대한민국을 덮친 전례 없는 경제위기 속에 전국민이 허리띠를 졸라 매고 있었던 당시, 티코는 도입 초기의 ‘싸구려’ 이미지를 벗어나 ‘저렴하고 실속 있는 자동차’로 통하게 되었다. 시작가가 300만원대로 오르기는 했지만 여전히 저렴한 가격, 도입 초기에 비해 더욱 확대된 세제혜택 등에 힘입은 낮은 유지비가 소비자들에게 비로소 매력으로 다가오게 된 것이다. 이 당시 티코의 판매량은 월간 1만대 이상으로 뛰어 올랐다. 티코의 약진은 경차 시장의 성장에 큰 공헌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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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시장이 커지게 되면 경쟁자가 나타나는 것이 자연스러운 수순. 1997년 현대자동차가 아토스(Atoz)를 내놓으면서 티코에게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현대 아토스는 국내 경차규격에 딱 맞는 크기의 톨보이 스타일 차체를 무기로 내세워 넓은 실내공간을 강조하는 한 편, 다양한 편의사양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이로 인해 티코보다 한참 비싼 500~800만원대의 가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티코의 판매에 큰 위협이 될 정도였다. 이에 대우자동차는 1998년 신형 경차인 마티즈를 내놓아 대응했고 마티즈가 대성공을 거두면서 이후 대우자동차의 경차 강세는 기아 모닝의 등장 이전까지 지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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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코는 마티즈가 출시된 1998년 이후에도 생산이 계속 이루어졌다. 티코의 내수시장 판매는 2000년도에 중단되었으며, 수출 물량 생산은 2001년경에 가서야 종료되었다. 티코는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해외에서도 상당한 숫자가 팔려 나갔다. 주요 수출 대상국은 페루, 루마니아 등, 주로 남미나 동구권 등에 위치한 개발도상국들이었다. 아울러 내수용 티코의 상당수가 이들 지역에 중고차로 팔려 나가기도 할 정도로 인기가 있었다.


국민차 프로젝트로 시작한 대우국민차 티코는 대한민국 최초의 경차로, 대한민국의 경차 시장의 문을 열고 규모까지 키운 선구자라고 할 수 있다. 지금 티코의 자리는 대우자동차의 후신에 해당하는 한국지엠의 쉐보레 스파크(Chevrolet Spark)가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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