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수록 매력적인 프렌치 왜건 - 푸조 308SW 시승기

기사입력 2014.11.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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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말, 7년에 이르는 기다림 끝에 대대적으로 변신하고 국내 시장을 찾은 푸조 308은 새로운 푸조 엔지니어링의 방향을 제시했다. 푸조가 제시한 새로운 방향은 대단히 매력적이다. 디자인은 푸조의 새로운 디자인 경향이 안팎으로 충실하게 반영되어, 더욱 신선하면서도 현대적으로 변화했다. 그와 동시에 확연하게 높아진 완성도와 편의성을 지니게 되었다. 유럽 시장에서는 이를 무기로 출시 이후 지금까지 약 85,000여대가 판매되며 호응을 얻고 있다. 이러한 호응을 반영하듯, 2014 제네바 모터쇼에서는 `올해의 차`에 선정되는 영예를 누리기도 했다. 폭스바겐 골프, 유럽포드의 포커스 등의 쟁쟁한 경쟁자들이 포진한 C세그먼트 부문에서 거둔 괄목할 만한 성과다.



유럽 시장에서 가장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C세그먼트 부문에서 두각을 드러낸 308. 푸조의 C세그먼트급 모델인 30X시리즈는 국내에서도 인기가 좋았던 차종이었다. 2005년, 디젤 승용차의 판매가 전면적으로 허용되면서 푸조가 내놓았던 307 해치백과 307SW가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307 해치백은 프랑스 감성의 독특한 스타일과 푸조 HDi 디젤 파워트레인의 뛰어난 경제성을 바탕으로 주목 받았다. 307의 스테이션 왜건 형태인 307SW는 7인승 좌석과 스테이션 왜건의 다양한 공간 활용성이 어우러져 높은 인기를 끌었다. 307 해치백과 307SW는 한불모터스의 성장을 견인해 왔던 주역들이다.



이 콤비는 후속 모델인 308까지 계속되었으며, 달라진 모습으로 돌아온 새로운 308에까지 이어지게 되었다. 신형 308의 출시 후 석 달 만에 과거의 전성기를 함께했던 파트너, 308SW도 가세한 것이다. `새로움`이라는 말에 놀랄 만큼 들어 맞는 결과물을 선보인 푸조 308. 그리고 그를 바탕으로 스테이션 왜건의 공간 활용성을 더한 308은 어떤 매력으로 다가올까? 시승차는 2.0 Blue HDi 엔진이 탑재된 Feline 모델이다. VAT 포함 가격은 3,850만원.



308SW는 기본적으로 308 해치백을 기반으로 한 가지치기 모델에 해당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디자인은 공유한다고 볼 수 있다. PSA그룹의 새로운 EMP2 플랫폼의 적용, 기존 모델 대비 140kg의 중량 절감 등의 변화가 공통되게 적용되었다. 전장 X 전폭 X 전고는 4,585 X 1,865 X 1,470mm이다. 기존 SW에 비해 전장과 전폭이 각각 85mm, 50mm가 증가되었으며, 전고의 경우는 85mm를 줄였다. 308 해치백에 비해 전장은 330mm가 더 길고, 전폭은 60mm 더 넓으며, 전고는 10mm가 더 높다. 휠베이스는 2,730mm로, 해치백에 비해 110mm가 더 길다.




새로운 308이 그러했듯, 지난 세대 푸조 모델들에 일괄적으로 적용되었던 `Code in Speed`와 펠린(Feline)룩 디자인 개념을 홀가분하게 벗어 던졌다. 안정되고 절제미가 있는 외모는 과거 피닌파리나가 그려냈었던 푸조 모델들이 문득 떠오르게 한다. 깔끔하고 절도가 있으면서 프랑스식 미학이 드러나는 그 시절의 푸조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은연 중에 받게 된다. 촘촘히 배치된 주간주행등이 포함된 3연장 풀-LED 헤드램프는 사이즈가 크게 작아졌지만, 보다 절도 있고 날카로운 느낌으로 빚어져, 새로운 308의 인상을 명확히 만들어 준다. 과거의 쩍 벌어진 입과도 결별을 선언하고, 라디에이터 그릴과 범퍼의 공기 흡입구로 분업화를 시도했다. 한층 절제된 감각으로 마무리된 라디에이터 그릴과 야무지게 자리 잡은 각종 디테일들이 디자인의 완성도를 높여준다.






308SW와 308 해치백의 다른 점이 본격적으로 드러나는 부분은 C필러부터다. 왜건형 자동차의 특성이 시각적으로 먼저 드러나는 부분이다. 왜건형 자동차는 필연적으로 뒤가 길어지게 되는 디자인을 갖게 된다. 이는 대한민국에서 왜건형 자동차의 선호도가 낮은 주요 원인이기도 하다. 뒷부분이 시각적으로 길어 보이면서 `짐차` 같은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새로운 308SW는 508SW가 그랬던 것처럼, 늘씬하고 유연하게 이어지는 실루엣을 구축함으로써 세련미를 살린 형상으로 완성되었다. 앞 휀더에서부터 시작된 굵직한 어깨선이 테일램프 부근에서 유연하게 녹아든다.



실내는 9.7인치의 대형 디스플레이가 돋보이는 `i-콕핏` 인테리어가 그대로 적용된다. 상단으로 불쑥 올라온 헤드업 클러스터는 물론, 최대 직경이 351mm, 최소직경이 329mm에 불과한 스티어링 휠까지 해치백 모델과 같은 구성을 따르고 있다. 여기에 1.69㎡에 달하는 면적을 지닌 파노라믹 글래스 루프까지 적용되어, 동승자에게 시원한 개방감을 준다. 인테리어의 디자인은 `간결함`이라는 한 단어로 압축할 수 있을 정도로 단순한 구성을 하고 있다. 이러한 디자인의 흐름은 대시보드 주변 뿐만 아니라, 도어패널과 좌석까지 일관되게 이어진다.



새로운 208과 2008, 308은 물론, 308SW까지 이어지는 i-콕핏 인테리어의 핵심은 중앙의 9.7인치 터치 스크린과 헤드업 클러스터, 그리고 그에 맞춘 소형의 스티어링 휠로 요약할 수 있다. 헤드업 클러스터는 기존 계기판의 위치를 통째로 상향 조정함으로써 기존의 방식보다 시선의 상하 이동을 큰 폭으로 줄였다. 다만, 스티어링 휠과의 크기를 상호 조정하는 과정에서 계기판 자체의 크기는 보다 작아진 느낌이 들지만 시인성은 좋은 편이다. 앙증맞은 크기의 스티어링 휠은 부드러우면서도 손에 빈틈 없이 감겨오는 그립감을 지니고 있는 것이 인상적이다. 조작감은 컴팩트한 사이즈가 무색하지 않게 직관적이다. 좌측 스포크에 자리한 SRC버튼을 누르고 있다 보면 중앙의 디스플레이를 내비게이션 화면으로 전환할 수 있다. 중앙 9.7인치의 터치 스크린에는 차량에서 사용하는 멀티미디어, 공조장치, 차량설정, 전화 기능 등을 모조리 우겨 넣었다. 이로 인해, 센터페시아에 위치한 버튼과 다이얼의 갯수는 앞좌석의 열선 다이얼을 포함해도 9개에 불과하다.




펠린 사양이 적용된 308SW의 앞좌석은 세미 버킷에 가까운 형상으로 만들어져 있으며, 가죽과 알칸타라로 마감되어 있다. 등과 허리를 감싸주는 느낌은 좋은 편. 등받이는 다이얼로, 착좌부의 거리는 레버로, 높이는 펌핑 레버로 조절된다. 3단계의 열선 기능을 지원한다. 뒷좌석 역시, 앞좌석과 동일하게 가죽과 알칸타라로 마감되어 있으며, 해치백에 비해 다리 공간이 좀 더 넉넉하게 배려되어 있다. 보통 체격의 성인 남성이 탑승해도 무리가 없는 수준이다. 머리 공간 역시 넉넉한 편. 뒷좌석에는 컴홀더 일체형 팔걸이와 AC 230V 연결부가 마련되어 있다.




스테이션 왜건인 308SW의 강점이 빛나는 순간은 트렁크에 짐을 실을 때다. 바닥 아래 마련된 수납공간을 포함하여, 660리터의 기본 용량을 제공하며, 뒷좌석을 모두 접으면 1,775리터에 달하는 공간을 이용할 수 있다. 트렁크 좌우 격벽에 마련된 레버를 이용하면 힘 들이지 않고 접을 수 있다. 뒤가 길어지는 왜건의 형상을 배려한 덧으로 보인다. 뒷좌석의 등받이는 6:4 비율로 접을 수 있으며, 스키쓰루 기능도 지원한다. 그 외에도, 308SW의 트렁크 공간에는 레일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다. 레일에 탈착 가능한 4개의 금속제 고리에 그물망이나 로프를 설치하여 짐을 고정할 수 있다. 또한, 트렁크 바닥 아래 공간에는 카고 스크린을 대각선 방향으로 꼭맞게 수납 가능한 공간까지 마련해 둔 재치가 돋보인다.



308SW의 파워트레인은 2.0리터 BlueHDi 디젤 엔진과 아이신 제의 6단 자동변속기가 합을 이룬다. 2.0리터 BlueHDi 엔진은 유로 6 기준을 만족시키는 엔진으로, 이 엔진을 사용하는 푸조 308 모델들은 저공해 자동차 2종으로 분류되어 있어, 이에 연관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최고출력은 150마력/4,000rpm, 최대토크는 37.8kg.m/2,000rpm이다.



308SW의 시동을 걸면, 다소 우렁찬 시동음이 들려온다. 하지만 냉간 상태에서 벗어나 아이들링 이 안정된 시점부터는 체급에 비해 꽤나 정숙한 느낌을 준다. 엔진 소음 자체는 큰 편이지만 방음 처리를 비교적 꼼꼼하게 한 듯하다. 운행 중에도, 이러한 정숙함은 비교적 일관되게 유지된다. 이는 과거의 푸조 차들과 분명하게 다른 점 중 하나이기도 하다. 과거의 푸조 차들이 보였던 다소 부족했던 방음처리에 비하면 한 단계 이상 진일보한 발전이다.



또 한 가지 향상된 점이 있다면 승차감이다. 과거의 푸조 차들은 하체를 상당히 단단하게 설정하는 편이었는데, 308SW는 그렇지 않다. 전륜의 맥퍼슨 스트럿 서스펜션과 후륜의 토션 빔 서스펜션은 노면에서 오는 충격을 융통성 있게 걸러주며 등줄기에 직격타를 날려대지 않는다. 그렇다고 대책없이 무르기만 한 것은 아니다. 부드러움과 단단함 사이의 절묘한 지점에서 타협을 이뤄낸 느낌에 가깝다. 전반적으로 아량이 훨씬 넓어진 느낌. PSA그룹의 3세대 스톱 앤 스타트 시스템(Stop and Start System)이 보여주는 완성도도 빼놓을 수 없다. 0.4초만에 엔진을 재시동하는 이 시스템은 일반적인 스톱/스타트 시스템보다 시동에서 오는 충격과 소음, 작동의 원활함 등에 이르는 모든 면에서 가장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인다. 따라서, 일반적인 스톱/스타트 시스템에 비해 운전자가 느끼게 되는 생소함이나 불쾌감이 현저히 적게 느껴진다.



변속기를 S 모드에 두고, 가속 페달을 다그쳤다. 150마력의 2.0 BlueHDi 디젤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가 올 것이 왔다는 듯, 분주하게 일을 하기 시작한다. 똘똘하게 노면을 지치며 나아가는 가속감이 꽤나 경쾌하게 느껴진다. 회전수가 올라 갈수록 BlueHDi 엔진의 소음도 부쩍 커지지만 듣기에 거북한 정도는 아니다. 감성 품질에도 다소 신경을 쓴 흔적이 보인다. 0-100km/h 가속은 빈 차 상태에서 10초 내외의 시간이 소요된다. 경쟁자들에 비하면 다소 부족하게 보일 수 있다. 하지만 해치백에 비해서 125kg이나 무겁다는 것을 감안하면, 체감되는 가속감이나 순발력은 만족스러운 편이다. 고속 주행 능력도 발군이다. 본격적인 고속 영역에서의 뒷심도 그다지 나쁜 편은 아니다. 고속 주행에서의 안정감은 좋은 편.



308SW는 급격한 코너가 굽이치는 와인딩 로드에서도 크게 기죽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서스펜션의 융통성이 크게 올랐으나, `고양이 발`이라는 이명에 손상을 가할 만큼 나약해지진 않았다. 오히려, 과거보다 훨씬 깔끔하고 진중해진 발놀림으로 고양이 발 보다는 `사자`의 몸놀림에 더 가까워진 모습을 보인다. 과도한 욕심만 부리지 않는다면, 갖가지 곡률의 굽이길을 손쉽게 헤쳐 나간다. 직경이 작은 스티어링 휠은 직결감이 좋은 편에 들며, 조작감도 스포티한 느낌이 잘 살아 있다. 운전자가 원하는 만큼 고개를 제깍 돌려주면서도 경박하지 않고 차분하게 코너를 돌아나가는 맛이 꽤나 쏠쏠하다. 브레이크의 성능도 좋은 편에 속한다. 밟을수록 상승곡선을 그리는 제동력은 격한 운전 상황에서도 안정적으로 차를 제어할 수 있게 돕는다. 전통적으로 핸들링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 왔던 브랜드인만큼, 이 부분에서 오는 만족감이 꽤나 큰 편이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서, 연비에 대한 부분을 살펴본다. 푸조 308SW의 정부 공인 표준 연비는 도심 13.1km/l, 고속도로 14.5km/l, 복합 13.7km/l의 3등급 연비로 올라 있다. 하지만 시승을 하며 트립컴퓨터로 기록한 연비는 사뭇 다른 결과가 나왔다.



급가속을 자제하고 연비에 신경을 써서 운행한 결과, 혼잡한 시간 대의 도심에서는 12km/l대를 보였으나, 교통 상황이 원활한 곳에서는 14km/l대까지 상승했으며, 고속도로에서는 20km/l를 다소 웃도는 연비를 기록했다. 시승 중 테스트를 위해 급가속과 급제동을 일삼다 보면 한 자리수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시승기간 중 도합 800km를 운행하며 도출한 총 평균 연비는 16.7km/l였다. 주행 거리의 70%는 고속도로, 20%는 국도, 나머지 10% 정도는 도심지를 운행하였다.



푸조 308SW는 괄목할 만한 변신을 보여준 308 해치백에 스테이션 왜건의 실용성이 성공적으로 결합된 매력적인 왜건 모델이다. 전반적인 품질감과 상품성이 크게 상승했음은 물론, 가족용 자동차로 일말의 손색이 없는 공간과 실용성을 모두 308SW의 차체에 담아 냈다. 뿐만 아니라, 308 해치백의 특성이 살아 있는 똘똘한 순발력과 스포티한 감각은 물론, 필요 충분한 경제성까지 갖춰, 더욱 매력적이다. 안팎으로 내실을 크게 키우면서도 브랜드가 가진 고유한 가치들을 잃지 않은 것이 더욱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308 해치백의 매력과 스테이션 왜건의 실용성을 빠짐 없이 챙긴 푸조 308SW. 프랑스 식의 미학이 가장 현대적으로 발현된, 운전자와 가족을 두루 만족하는 실로 매력적인 프렌치 왜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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