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특이한 경차들
상태바
일본의 특이한 경차들
  • 모토야
  • 승인 2013.03.14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름값이 떨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슬금슬금 오르더니 2월 말에 제법 올랐다. 다시 2000원을 향할 기세다. 하지만 자동차를 포기할 수는 없다. 기름 덜 먹고 재밌게 달리는 차가 필요하다. 경차가 끌린다. 하지만 국내 시장에서 만날 수 있는 경차의 종류는 적다. 마진 남기기도 어려운데다 많이 팔리지도 않기 때문에 메이커로써는 뛰어들기 버거운 시장이다.


반면 경차가 주로 팔리는 일본에서는 다양한 경차가 선을 보인적이 있다. 스포츠카, SUV, 박스카, 트럭, 밴 등 다양한 종류의 경차들이 선보였다. 이들 중 트럭, 밴, 박스카 같은 경차는 국내 시장에도 있지만, 스포츠카와 SUV는 등장하지 않았다.


일본 경차는 한국 경차보다 작다. 1998년 되어서야 길이 3.4m 너비 1.48m로 규격이 바뀌었지만 엔진은 660cc다. 최고출력도 64마력에 제한된다. 최고출력 64마력을 넘기면 경차로 등록할 수가 없다. 하지만 이 좁은 규격 안에서도 스포츠카, SUV 등이 등장했다. 경스포츠카로는 혼다 비트, 스즈키 카푸치노, 마쯔다 AZ-1이 유명하다. 이 셋을 묶어 경차 스포츠카의 ABC라 부른다. 1980년대 후반 일본의 경제 호황을 타고 개발된 차들로, 1990년대 초반 등장했다.


◆ A: 마쯔다 오토잼 AZ-1



마쯔다의 AZ-1은 스포츠 경차의 탈을 쓴 레이싱카다. 당시 레이싱카에서나 쓰일법한 방법을 아낌없이 썼다. 승객실은 욕실과 같은 구조로 떠내 강성을 높였다. 또한 도어로 인해 떨어지는 강성도 줄이고자 걸윙 도어를 달았다. 경차급에선 여지껏 없던 사례다. 게다가 보디는 FRP로 만들어 무게를 줄였다. 공차중량이 720kg에 불과했다.


엔진은 직렬 3기통 0.6L 엔진, 터보를 달아 6500rpm에서 64마력을 냈다. 혼다의 비트와 같이 운전석 뒤에 엔진을 얹고 뒷바퀴를 굴리는 미드쉽 후륜 구동이다. 



같은 미드쉽 구조지만 혼다와 마쯔다의 접근법은 상당히 달랐다. 혼다가 달리는 즐거움을 추구한 로드스터를 만들었다면, 마쯔다는 경차의 탈을 쓴 레이싱카를 만들어낸 것. 시트 포지션이 극단적으로 낮아 담배를 바닥에 비벼 끌 수 있었을 정도다.


개발비화로는 AZ-1은 스즈끼에서 개발하던 프로젝트에 마쯔다가 개입했다고 한다. 당시 마쯔다는 브랜드 확충을 꾀하며 차량 특성에 따라 여러 브랜드를 만들었는데, 이 때 오토잼 브랜드로 AZ-1을 생산한 것. 생산대수는 1992년부터 1995년간 4392대로 기대에 미치지는 못했다.


◆ B: 혼다 비트



혼다 비트는 1991년 등장했다. 경차지만 달리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스포츠카를 목표로 만들었다. 그래서 혼다 비트는 혼다 최고의 차 NSX의 개발 노하우를 많이 물려받았다.


작은 경차이지만 운전석 뒷자리에 엔진을 얹고 뒷바퀴를 굴리는 미드쉽 후륜 구동 방식을 채택했다. 게다가 소프트 탑을 달아 바람 맞으며 달리는 기분을 더했다. 단, 로드스터는 지붕이 없어 상대적으로 강성이 떨어진다. 곳곳에 빔을 달아 강성을 높이고 코너링 성능을 높이는 주도면밀한 설계로 이를 해결했다. 공차중량은 760kg였다. 하지만 철제 보디와 로드스터 구조를 생각하면 상당히 가벼운 편이다.



엔진은 직렬 3기통 0.6L로 8100rpm에서 최고출력 64마력을 내는 고회전 엔진이었다. 수동 5단 변속기를 맞물렸다. 혼다답게 터보차저나 슈퍼차저를 달지 않았다. 대신 엔진을 고회전까지 매끄럽게 돌려 출력을 냈다. 최고 속도는 전자 제어로 시속 135km에서 제한됐다.


◆ C: 스즈끼 카푸치노



스즈끼 카푸치노는 1991년 등장했다. 경차로 잔뼈가 굵은 스즈끼가 내놓은 로드스터다. 상당히 작고 귀여운 스타일링을 자랑한다. 카푸치노는 앞에 엔진을 두고 뒷바퀴를 굴리는 후륜 구동이다. 좀더 기술을 요구하는 미드쉽 스포츠차들보다는 접근이 쉬웠다.


엔진은 직렬 3기통 0.6L로 터보 엔진을 달아 6500rpm에서 63마력을 냈다. 작은 차지만 4바퀴 모두 디스크 브레이크를 달고, 알루미늄 더블 위시본 서스펜션을 달았다. 상당히 주행 성능에 신경쓴 모양새다. 전후 무게 배분도 50%로 상당히 뛰어난 편. 공차중량은 725kg이다.



카푸치노 또한 오픈 드라이빙이 가능하다. 분리 가능한 하드탑 구조 덕분이다. 뒷 유리와 지붕을 각각 분리할 수 있다. 윗 지붕만 열어 타르가 탑처럼 쓸 수 있고, 지붕과 뒷 유리를 분리해 로드스터 기분을 낼 수도 있다. 분리 후 트렁크에 넣을수 있다.


경차를 바탕으로 한 스포츠카는 날쌘 몸놀림을 자랑한다. 가벼운 차체가 스포츠카의 본성에 맞아서다. 반면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SUV 클래스도 경차에 있다. 대표적인 예가 스즈끼 짐니, 미쓰비시 파제로 미니다.


◆ 스즈끼 짐니



스즈끼 짐니는 작은 SUV를 표방한다. 작지만 껑충 큰 차체는 타기도 편할 뿐더러, 오프로 성능 또한 갖추고 있다. 직렬 3기통 0.6L 터보 엔진 얹는 작은 경차지만 앞에 엔진을 얹어 뒷바퀴를 굴리고, 사륜 구동으로 전환 또한 가능하다. 변속기는 수동 5단과 자동 4단.


작은 SUV라는 특징을 살려 해외 시장에도 발매됐다. 쉐보레 브랜드를 달고 판매된 적도 있다. 해외 수출용은 일본 판매용보다 살짝 크기가 크고 1.3~1.5L 엔진을 얹는다. 해외 시장에서는 미니 SUV로 분류된다. 디젤 엔진을 얹은 모델도 있어 눈길을 끈다.



국내에서도 스즈끼 짐니, 사이드 킥 등 경차 SUV를 수입해 타고 다니는 마니아들이 있다. 대부분의 SUV들도 혼자 타고 다니는 상황을 고려하면, 국내 시장에 경차 SUV가 들어온다면 새로운 반향을 불러일으키지 않을까.



글 모토야 편집부 | 사진 각 제조사


차보다 빠른 검색 모토야 www.motoya.co.kr

모토야는 국내에 출시되고 있는 국산차, 수입차 DB 및 다양한 시승기와 유용한 컨텐츠를 제공하고 있는 자동차 전문미디어 입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