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니발의 진화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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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니발의 진화는 계속된다
  • 이동익
  • 승인 2015.10.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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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욱한 어둠이 찾아오고 별이 하늘을 수놓은 드넓은 풀밭 위로 카니발 한 대가 선다. 화면에 등장한 아빠와 아이는 즐거워하며 카니발의 테일게이트에서 망원경을 꺼내 별을 구경한다. 한 쪽에서는 장작불이 몸을 따뜻하게 녹여줄 음료를 끓이며 운치를 더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광고 문구. `3D, 4D도 지금 이 하늘의 감동을 전해줄 순 없단다. 떠나야만 알 수 있는 것들. 아빠가 가르쳐준 세상. 올 뉴 카니발.`


2014년 신형 카니발을 출시하면서 공개된 `별`이라는 제목의 광고다. 광고만 봐도 기아자동차가 카니발의 타겟을 오토캠핑족으로 삼은 것이 분명해 보인다. 실제로 캠핑철을 앞둔 지난 5월, 기아자동차가 공개한 판매 실적 중 RV의 판매가 전월 대비 88.4% 상승하며 전체 내수 판매를 이끄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SUV가 아니라 RV인 카니발이 어떻게 오토캠핑족의 선택을 받을 수 있었을까? 해답은 `내 가족의 안전`에서 찾을 수 있다. 지난 8월 기아자동차는 카니발을 12.6m 상공(아파트 4층 높이)에서 수직 낙하시키는 극단적인 테스트 결과를 공개했다. 신형 카니발에 52%의 초고장력 강판을 사용해 충돌 안전성을 높인 점을 입증하기 위한 실험이었다. 12.6m의 높이에서 떨어뜨린 카니발은 충돌 후 전면부가 일부 파손됐으나, 운전석과 동승자석은 피해가 없었다. NHTSA(미국 도로교통안전국)에서 실시한 안전도 시험에서 최고등급인 별 5개를 받은 차량다운 면모답다.


그 뿐만이 아니다. 견인차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카라반을 끌만한 성능 또한 뒷받침되어야 한다. 카니발은 R 2.2 E-VGT 디젤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의 조합으로 파워트레인을 구성하며, 202PS의 최고출력과 45kg.m의 최대토크를 낸다. 이렇듯 다방면에서 빼어난 모습을 보이는 카니발의 등장도 하루 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오히려 카니발이 처음으로 등장한 것은 기아자동차가 부도 위기를 앞둔 1997년 후반. 부도 위기를 앞둔 자동차 회사가 신차라니? 카니발의 시작은 초라하기 그지없었다.


카니발(1998년 1월~2001년 2월)



1997년 후반, 기아자동차는 이듬해 내놓을 신차를 대거 공개했다. 당시 기아자동차는 자금난으로 인한 법정 관리를 받는 힘겨운 시기를 겪고 있었다. 신차의 흥행여부에 따라 기업의 정상화가 판가름 나는 상황이었다. 당시 공개된 차종은 슈마, 크레도스 II, 레토나 등으로 카니발도 여기에 포함되었다. 중형 세단인 크레도스 플랫폼으로 개발된 카니발은 1998년 1월부터 시판되기 시작했다. 본넷 메인 프레임 밑에 보조 프레임을 덧대 높은 차체 강성을 확보했고, 좌우 양쪽 슬라이딩 도어를 적용하여 편의성을 높였다.


1세대 카니발은 영국 로버와 공동으로 개발한 175마력의 V6 2.5L 가솔린 엔진과 135마력의 2.9L 디젤 엔진을 얹었다. 디젤 차량은 경제성이 높아 인기를 모은 반면, 가솔린 차량은 전체 판매 대수의 3%에도 미치지 못했다. 카니발 II가 나오기 전인 2001년까지 219,400여대가 판매되어 기아자동차의 정상화에 견인차 역할을 해낸 효자 차종으로 등극했다.


카니발 II(2001년 2월~2005년 10월)



출시 3년만에 페이스리프트를 거친 카니발 II는 외장 뿐만 아니라 도어 트림과 대시보드 등의 내부 개선을 거쳤다. 2002년에는 유로 3 기준을 충족하는 2.9L 커먼레일 디젤 엔진을 탑재했다.


카니발 II는 여러 테스트를 통해 안전성을 인정 받기도 했다. 2001년 12월 건설교통부가 실시한 국산 RV 충돌 테스트에서 운전석 별 5개, 조수석 별 4개 반을 받아 가장 안전성이 뛰어난 RV로 선정되었다(별 5개는 차량 충돌 시 중상을 입을 가능성이 10% 이하, 별 4개는 11~20%라는 뜻이다). 미국 고속도로안전협회(NHTSA)가 실시한 충돌 테스트에서도 별 5개를 받았다. 2005년 7월 그랜드 카니발이 출시될 때까지도 병행 생산되었다. 같은 해 10월 단종되었다.


그랜드 카니발(2005년 7월~2010년 1월)



2005년 7월, 그랜드 카니발의 출시와 함께 카니발은 2세대를 맞이한다. 2세대는 롱바디(그랜드 카니발, 카니발 리무진)와 숏바디(뉴 카니발) 모델이 나뉜다는 것이 특징. 그 중 롱바디 모델인 그랜드 카니발은 북미 시장을 겨냥하여 개발되었는데, 당시 북미 미니밴 시장을 주름잡았던 `혼다 오딧세이`나 `닛산 퀘스트`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그에 견줄만한 차체가 필요했다. 그랜드 카니발의 전장이 처음으로 5,000mm를 넘은 것은 이러한 까닭이다.


엔진은 기존보다 성능을 향상시킨 2.9L 커먼레일 엔진을 탑재했으며, 오토 슬라이딩 도어/오토 테일 게이트/VRS 등의 새로운 편의사양이 적용되었다. 2006년에는 11인승 컨버전(Conversion, 개조) 밴인 `그랜드 카니발 하이 리무진`을 출시하고 배우 이덕화를 홍보대사로 임명하기도 하였다. 국내에서는 승합차로 분류되기 위하여 11인승으로 출시하였으나, 4열로 배치한 시트 때문에 레그룸이 넉넉지 않다는 지적도 있었다.


뉴 카니발(2006년 1월~2010년 1월)



기본적인 설계와 매커니즘은 그랜드 카니발과 동일하며, 오토 슬라이딩 도어 등 그랜드 카니발에 포함된 편의 사양 또한 그대로 적용했다. 2007년에는 뉴 카니발의 전면부와 그랜드 카니발의 차체를 지닌 카니발 리무진을 출시했으며, `현대 엔투리지`라는 이름으로 미국과 캐나다에 수출했으나 성과는 좋지 못했다.


그랜드 카니발 R 및 뉴 카니발 R(2010년 1월~2014년 6월)



그랜드 카니발과 뉴 카니발에 쏘렌토 R의 2.2L 디젤 엔진을 얹어 2010년 1월부터 판매한 모델. 그랜드 카니발 R의 경우, 2013년부터 승합차의 최고 속도 제한 장치 장착이 의무화됨에 따라 최고 속도가 110km/h로 제한됐다. 이 모델이 출시되면서 2013년 9월에는 뉴 카니발이, 2014년에는 카니발 리무진이 단종되었다.


올 뉴 카니발(2014년 6월~현재)



2014년, 기아자동차는 9년만에 카니발 3세대 모델을 출시했다. 개발기간 52개월, 개발비만 3,500억원을 투자한 결과물이다. 3세대에 접어들면서 기아자동차는 카니발이 프렌디(Friendy, 가정적이고 친구 같은 아빠)를 위한 패밀리 밴임을 내세워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카니발 리무진 1호차를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중인 배우 송일국에게 전달한 것도 같은 맥락. 기아차 관계자는 ``송일국의 프렌디한 이미지가 카니발 리무진과 잘 어울린다고 판단했다``며 선정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이전 모델보다 세련되고 볼륨감 있는 디자인으로 돌아온 3세대는 롱바디의 단일 차체만이 존재한다. 기존 모델 대비 전장과 전고는 각각 15mm, 40mm 줄어든 대신 휠베이스는 40mm를 늘려 내부 공간 활용성을 높였다. 4열에는 세계 최초로 팝업 싱킹 시트를 적용했다. 4열을 접어 바닥으로 숨기는 방식으로 최대 546리터의 적재 공간 확보가 가능하다.


프렌디를 위한 자동차임을 표방한 만큼 안전기능도 대폭 강화했다. 52%의 초고장력 강판을 적용했으며, 대부분의 강판을 승객의 탑승부 보호를 위한 부품에 사용했다. 외부 충격에 의한 차체 비틀림과 굽힘 강성을 기존 모델 대비 각각 74%, 42% 강화했으며 6에어백 시스템을 기본 적용했다는 점 또한 특징.


탑재한 엔진은 R2.2 E-VGT 디젤 엔진으로, 최고출력과 최대토크는 각각 202PS, 45kg.m에 이른다. 연비는 11.5km/l다. 가격은 7인승의 경우 3,465만~3,642만원, 9인승이 3,020만~3,510만원, 11인승의 경우 2,735만~3,595만원이다(자동변속기 기준).


카니발 아웃도어



카니발 아웃도어는 아웃도어를 즐기는 운전자를 위해 기아자동차에서 내놓은 카니발 파생형 모델이다. 차체 위쪽에 탑재된 밀착형 루프박스나 다단 러기지 박스 등은 각종 아웃도어 용품을 넉넉히 실을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또한 테일게이트에 설치된 LED 라이트는 야간 후측방 시야를 확보하고, 레저장비를 싣고 내리거나 설치하는데 도움을 준다. 카니발 아웃도어는 공통적으로 2.2L 디젤 엔진을 탑재하였으며, 가격은 11인승 프레스티지 트림 3,833만원, 9인승 프레스티지 트림 3,888만원, VIP 트림은 4,399만원이다.


카니발 하이리무진



지난 2006년 `그랜드 카니발 리무진`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출시된 카니발 하이리무진은 카니발 기본 모델의 지붕을 개조한 후 하이루프를 장착해 실내 전고를 높이고 AV시스템, 무드램프, 주름식 커튼 등 다양한 실내 편의사양을 적용해 고급스러움을 향상시킨 미니밴형 리무진 차량이다. 특히 지난해 21.5인치에 달하는 후석 모니터, LED 무드램프, 냉/온 컵홀더 등의 편의사양을 갖춘 신형 모델이 출시됐으며, 최근 RV 열풍과 고급스러운 미니밴을 원하는 수요층을 타겟으로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2015년 10월에는 국내시장 출시 9년만에 판매 누계 1만 대를 달성하기도 했다.


카니발 하이리무진은 각각 2.2L 디젤 엔진과 6기통 3.3 가솔린 엔진을 탑재하였으며, 디젤 엔진을 탑재한 모델은 7인승 5,253만~5,696만원, 9인승 4,789만~5,415만원, 11인승 4,670만~4,880만원이다.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모델은 7인승으로, 프레지던트 단일 트림만이 존재하며 가격은 5,519만원이다.



글 이동익 기자, 사진 기아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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