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했던 2015년 자동차 업계를 돌아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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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사다난했던 2015년 자동차 업계를 돌아보며
  • 박병하
  • 승인 2015.12.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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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한 해가 불과 며칠밖에 남지 않았다. 특히나, 2015년 하반기는 자동차 업계서 굵직한 사건도 많았고, 기념비적인 사건도 많아, 그야말로 다사다난한 한 해로 기억된다. 2015년 한 해를 뜨겁게 달구었던 이슈와 기념비적인 행적을 남긴 신차 등을 돌아보며 올 한 해를 돌이켜 본다.


1. 쌍용 티볼리의 약진

2015년 한 해를 통틀어 상업적으로 가장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모델을 꼽는다면 단연 쌍용자동차(이하 쌍용차)의 티볼리다. 티볼리는 코란도C 이후로, 그 동안 제대로 된 의미의 신차가 없었던 쌍용차에 실로 오랜만에 등장한 완전 신차로서, 신차 효과를 통한 판매고 증대와 쌍용차의 첫 소형 SUV 시장 진출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맡고 있었지만, 2015년 한 해의 기록적인 활약을 통해, 두 가지 임무를 멋지게 수행해냈다.



티볼리는 출시 후 11월까지 4만대에 가까운, 3만 9,809대의 연간 누적 판매고를 올렸다. 시장에 가장 늦게 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쉐보레 트랙스와 르노삼성 QM3 등의 선발주자들을 압도하는 기록적인 판매고를 기록하며, 쌍용차를 다시금 일으켜 세웠다. 쌍용차는 티볼리의 대성공을 통해, `SUV 명가`의 자존심을 다시금 일으켜 세웠으며, 쌍용차의 실적을 홀로 리드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내년에는 길이를 대폭 늘려 실내 공간읗 확보한 롱바디 모델의 출시가 있을 예정이기에, 티볼리의 독주는 향후에도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 유로6 규제 도입

2015년 9월부터 본격적으로 발효된 `유로6` 배기가스 규제는 디젤차 시장에 적지 않은 변수로 작용했다. 유로6 도입에 선행 대응했던 모델들은 지금도 판매를 이어나가고 있지만, 이에 대응하지 못한 모델들은 에누리 없이 단종 수순을 밟아야 했기 때문이다.


유로6 발효 이후, 단종의 칼날을 맞게 된 차종들은 기아차의 모하비, 현대차의 베라크루즈, 쉐보레 캡티바, 르노삼성 QM5 등, 중~대형의 SUV 모델들이었다. 또한, 쌍용 XDi200 엔진 쌍용 렉스턴과 코란도C, 코란도 투리스모 등의 차종 역시 단종을 칼날을 맞을 위기에 놓였었으나, 유럽 수출용으로 사용하고 있었던 2.2리터 e-XDi220 LET 엔진과 아이신제 6단 자동변속기, 혹은 메르세데스-벤츠제의 7-G 트로닉 변속기로 파워트레인을 전격 교체하면서 생명 연장에 성공했다.



수입차 업계에서는 디젤 모델을 주력으로 내세우고 있는 유럽계 브랜드들이 바쁘게 움직였다. 유예기간이 끝나는 11월에 맞춰, 재고로 남게 될 유로5 차량의 소진과 더불어, 시기 적절한 유로6 파워트레인 도입 등에 골몰해야 했기 때문이다. BMW의 경우, 대부분의 디젤 모델들을 유로 6 규제에 대응하는 신규 파워트레인으로 변경했다.


3. 개별소비세 인하

정부가 8월 26일경 발표한 `소비활성화방안`에 의거, 약 30%의 탄력 세율을 적용하기 시작하면서 대용량 가전제품과 승용차 등에 대한 `개별소비세 인하`가 동월 27일부터 연말까지 시행되었다. 자동차에 대한 개별소비세 인하는 최고 5.0%에서 최저 3.5%까지 적용되었는데, 이 덕분에 올 하반기 들어 자동차 업계에는 그야말로 `판촉 전쟁`이 일었다.



국내 완성차 업계는 주로 수요가 높은 중/소형 차종을 중심으로 다양한 방편의 추가 할인을 시도하며 소비자를 끌어들였다. 대체로 국산차 대비 높은 가격대를 보이는 수입차 업계에서는 국내 완성차 대비, 할인 폭을 더욱 크게 가져갈 수 있다는 이점을 활용하여, 보다 많은 소비자를 유치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유럽계 브랜드들은 한-EU FTA의 발효로 인해, 더욱 큰 할인 폭을 내세워, 개소세 인하의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예년과 다름 없는 높은 실적을 올렸다.


4. 제네시스 브랜드 런칭, 그리고 EQ900

드디어 대한민국에도 `프리미엄`을 주창할 수 있는 브랜드가 일어섰다. 현대자동차그룹(이하 현대차)이 `제네시스`를 새로운 글로벌 고급차 브랜드로 세운 것이다. 기실, 제네시스 브랜드의 런칭은 초대 현대 제네시스(BH)의 개발 시점에서부터 시작되어, 2008년경 브랜드 런칭을 계획했으나, 세계를 휩쓴 금융위기로부터 비롯된 대내외적 상황이 좋지 않게 전개되어 미뤄왔던 것이다.



물론 현대차가 마냥 손을 놓고 있던 것은 아니었다. 현대차는 지난 10여년간, 내부 역량의 축적에 주력했고, 그러한 노력이 결실을 맺어, 전 세계에서 유일한, 자동차용 강판 자체 개발 및 생산 능력을 획득함은 물론, 트렌드를 주도하는 선진 기술의 개발에 힘썼다. 그리고 이러한 역량 강화의 결실은 곧 제네시스 브랜드의 G80으로 다시 태어나게 될 2세대 제네시스에 고스란히 나타났다.


또한, 제네시스 브랜드의 런칭에 즈음하여 내놓은 대형 럭셔리 세단, `EQ900` 역시, 미디어와 일반인을 막론하고 집중 조명을 받았다. 현대의 플래그십 대형 세단, `에쿠스`의 자리를 넘겨 받은 EQ900은 실차 공개 이전에 실시한 사전 계약에서부터 1만 5천건의 계약을 성사시키며 시장의 호의적인 반응을 입증했다. 첫 단추를 성공적으로 끼우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여준 제네시스 브랜드의 기함, EQ900이 향후 어떤 성과를 올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5. 폭스바겐 디젤엔진 배출가스 조작 사건

2015년을 강타한 대사건을 꼽으라면, 추석 연휴 중에 알려지기 시작한, 이른 바 `디젤게이트`로 불리는 `폭스바겐 디젤엔진 배출가스 조작 사건`을 1순위로 꼽을 수 있다. 폭스바겐이 EA189를 비롯한 디젤 엔진들의 배기가스 정화 장치에 환경 검사를 통과하기 위한 소프트웨어 조작을 벌였다는 정황을 美 환경청(EPA)이 포착하고, 이를 알리면서 전 세계의 자동차 업계를 충격으로 몰아 넣었다.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은 차에 탑재된 전자제어 모듈의 소프트웨어가 스티어링 휠 위치, 속도, 엔진 작동 시간, 기압 등을 파악하여, 환경 검사와 일치하는 환경으로 판단하면 배기가스 저감장치를 가동, 연비와 성능 등을 희생하여 EPA의 기준치를 맞추고, 검사가 끝나면, 그 정황을 인식하여, 배기가스 저감장치를 차단, 연비와 성능을 회복하고, EPA 기준치의 최소 10배에서 많게는 40배에 달하는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알고리즘으로 이루어져 있다.


당시 연이은 성장을 거듭하며 기어이 토요타를 세계 1위에서 끌어 내리고 그 자리에 올라선 폭스바겐은 독일의 자동차 산업, 그 자체를 대표하는 거대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하지만 이 사건이 터지고 나서, 폭스바겐은 미국에서만 48만대에 이르는 초거대 규모의 리콜을 실시해야 했으며, 약 180억 달러(한화 약 21조원)에 달하는 벌금을 물어야 했다. 뿐만 아니라, 조사가 진행될수록, 사건 초기에 밝혀진 EA189 엔진 외의 다른 엔진들에도 소프트웨어 조작을 가했다는 사실들이 거듭 밝혀지면서 폭스바겐은 기업 이미지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고 말았다.

또한, 사건 발생 이후, 폭스바겐AG의 주가는 한 순간에 폭락하여, 무려 20조에 달하는 시가총액이 날아갔고, 마틴 빈터콘 회장이 사퇴하였으며, 폭스바겐의 기술을 활용하고 있는 다른 계열사들에게도 영향을 끼치고 있는 실정이다. 이 사건은 그야말로, `소탐대실`의 전형을 보여주는 사건으로, 환경 개선에 대한 비용 부담을 줄이려고 했던 일이 기업 자체의 이미지와 신뢰도는 물론, 독일의 국가 이미지까지 훼손한 결과를 낳고 만 것이다. 그러나 이 사건의 여파가 소강되기 전까지는 여전히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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