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의 경차, 어떻게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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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의 경차, 어떻게 다를까?
  • 이동익
  • 승인 2016.02.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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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경차의 도입이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한 것은 1983년의 일이다. 당시 상공부는 에너지 절감 차원의 일환으로 `국민차 보급 추진 계획`을 세운다. 논의를 거쳐 1991년 `최초의 경차`로 모습을 드러낸 것이 대우조선(대우국민차, 이후 舊 대우자동차에 합병)이 내놓은 `티코(Tico)`다.



스즈키에서 생산한 `알토(Alto)`를 기반으로 개발된 티코는 출시 이후 3만대가 판매되었고, 1996년에는 경차 혜택과 유류값 폭등에 힘입어 10만 3천대가 판매될 정도로 높은 인기를 구가했다. 티코가 인기를 끌자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각각 `아토스(Atoz)`와 `비스토(Visto)`를 출시하며 경차 시장을 확대해 나갔다.



1998년에는 티코의 후속모델인 `마티즈(Matiz)`가 등장하여 아토스와 비스토를 판매량에서 누르고 경차 시장에서 가장 높은 인기를 누리기도 했다.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 개정안이 발표됨에 따라 새로운 경차 규격이 등장한 것은 2008년이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차체 크기였다. 이전까지 전장X전폭X전고(mm)가 3,500X1,500X2,000로 제한되었던 경차는 개정안이 발표되면서 차체 크기가 3,600X1,600X2,000 이하로 확대된다. 800cc로 제한되었던 배기량도 1,000cc 미만으로 늘어나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IMF 구제금융 이후 경차의 시장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자, 이를 인지한 정부가 배기량과 차체 규격을 늘린 것이다.


현재 국내 제조사에서 생산 및 판매 중인 경차는 2004년 비스토의 후속 모델로 등장한 `모닝(Morning)`과 박스카 `레이(Ray)`, 그리고 한국GM에서 생산중인 `스파크(Spark)`의 세 가지 모델이 있다.



반면 `Keicar` 혹은 `K-car`라고도 불리는 일본 경차의 역사는 제 2차 세계 대전이 끝난 시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일본 정부는 자동차 산업을 육성하는 한편, 자영업자들의 운송 수단을 지원하기 위해 경차 규격을 발표한다. 경차 규격은 1949년 발표된 전장X전폭X전고(mm) 2,800X1,000X2,000를 시작으로 점차 커져서 현재는 1998년 개정된 3,400X1,480X2,000를 따르고 있다. 배기량도 1949년에는 300cc(4행정 기관 기준)로 제한이 있었으나, 현재는 660cc 미만으로 상향되었다. 다만 출력에 대한 규제는 없는 국내 규격과 달리, 일본은 경차가 낼 수 있는 출력을 최고 64마력으로 제한하고 있다.



제한된 차체 크기와 출력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자동차 제조사는 다양한 형태의 경차를 선보여 왔다. 버블 경제의 산물이라고도 불리는 2인승 스포츠카 헤이세이 ABC(마쯔다 AZ-1, 혼다 비트, 스즈키 카푸치노 등)나 4WD 굴림 방식을 채택한 SUV 스즈키 짐니 등이 대표적이다.



일본인들의 경차 사랑은 각별하다. 일본 전체 자동차 시장의 40% 이상을 경차가 차지할 정도다. 여기에는 세금이나 보험료를 낼 때 누릴 수 있는 혜택 외에 규제가 엄격하기로 유명한 차고지 증명에서 비교적 자유롭다는 점도 한 몫 한다. 현재 세계 최대의 경차 시장 중 하나로 손꼽히는 일본인만큼 선보인 모델만도 100여종이 넘는다. 심지어는 스즈키와 다이하쯔 같이 경차에 특화된 제조사가 별도로 존재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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