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니발, 식인풍습 떠올라` 내수-해외 다른 차명 이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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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니발, 식인풍습 떠올라` 내수-해외 다른 차명 이유 있네
  • 이동익
  • 승인 2016.06.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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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명도 현지화 시대다. 국외 시장으로 수출되는 국산 차는 내수 시장과 같은 차명을 고집하지 않는다. 현지 소비자가 발음하기 쉽고 친근함을 느낄 수 있는 단어를 차명으로 사용하는가 하면, 후속모델임에도 불구하고 선행모델과 같은 차명을 활용해 브랜드 인지도를 더욱 탄탄히 다지기도 한다. 출시하는 나라에서 좋지 않은 어감이라는 이유로 차명이 여러 차례 바뀌는 경우도 있다. 해외에서 국내와 다른 차명으로 판매되고 있는 현대-기아차를 정리했다.


엘란트라(Elantra)



아반떼의 수출명이다. `열정`을 뜻하는 프랑스어 `엘란(Elan)`과 `수송, 운송`을 뜻하는 영어 `트랜스포트(Transport)`가 합쳐졌다. 1990년 국내 자동차 시장 최초의 준중형급 차량으로 출시된 1세대 아반떼의 모델명이기도 하다. 엘란트라가 수출을 통해 해외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꾸준히 쌓은 이래로 해외에서는 현재까지 아반떼가 엘란트라로 판매되며 그 명맥을 잇고 있다. 로터스 엘란과의 상표권 문제로 인해 한때 일부 국가에서는 `란트라`로 판매되기도 하였다.


아제라(Azera)



그랜저의 북미 지역 수출명이다. 이탈리아어로 `푸른색`을 뜻하는 `아주리(Azure)`와 `시대`를 뜻하는 영어 `에라(Era)`를 합성했다. 뜻은 말 그대로 `청색 시대`다. 그랜저를 미국에 처음으로 수출하기 시작한 당시 쏘나타와 싼타페로 미국 내 주가를 올리고 있던 현대차의 달라진 위상과 희망찬 미래를 상징한다는 것. 또 현지인들이 발음하기도 편해 작명 과정에서 현대차 미국법인이 이 차명을 적극적으로 추천한 것으로 전해졌다.


G90



제네시스 브랜드의 기함인 EQ900의 수출명. 현대차는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 브랜드를 런칭하면서 `G`를 기반으로 한 알파뉴메릭 방식의 글로벌 차명 체계를 도입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초대형 럭셔리 세단은 `G90`, 대형 럭셔리 세단인 기존 2세대 제네시스는 `G80`로 명명했다. 다만 초대형 럭셔리 세단의 경우 국내에 한해 EQ900이라고 명명했다. 기존 초대형 플래그십 세단이 축적해 온 역사를 존중한다는 의미의 `EQ`, 제네시스 브랜드의 최상위 라인업을 의미하는 숫자 `9`, 그리고 최고급 세단의 차별적인 위엄 등을 차명에 담아냈다.


피칸토(Picanto)



유럽 등 주요 해외지역에서의 모닝의 수출명. `야무지고 즐겁다`는 뜻의 불어 `피칸(Pican)`과 `노래`라는 뜻의 라틴어 `칸토(Canto)`의 합성어로 `즐거움을 주는 매력적인 차`라는 의미를 지닌다. 2004년 2월 기아차가 모닝을 출시한 지 두 달 후인 4월부터 피칸토라는 이름으로 수출되었다.


리오(Rio)



기아차의 소형차인 프라이드의 수출명이다. 기아차는 2005년 리오의 후속모델을 출시하면서, 과거의 익숙한 차명을 다시 사용하는 것이 판매에 유리하다는 판단에 따라 후속모델의 내수명을 `뉴 프라이드`로 정한다. 리오는 후속모델인 프라이드에 자리를 물려주며 단종되었으나, 해외에서는 그 차명을 계속 사용하기로 하여 리오라는 이름으로 수출되고 있다.


쎄라토(Cerato)



K3는 남미와 호주, 중동 등지에서 `쎄라토`로 판매된다. 쎄라토는 그리스어로 `뿔`을 뜻한다. K3의 선행모델인 `포르테` 역시 해외에서 쎄라토라는 차명으로 판매해 온 만큼 굳이 바꿀 필요가 없다는 것이 기아차 측의 설명. 기아차 관계자는 이에 덧붙여 ``새로 제품명 마케팅을 하지 않아도 될 만큼 쎄라토가 기아차 준중형의 대표 상품이라는 인식이 있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 지역은 또 다르다. K3는 북미 지역에서 선행모델 차명인 포르테로 판매되고 있다.


옵티마(Optima)



K5의 수출명. 2000년 말 옵티마를 북미 지역에 내놓을 때부터 내수시장과 같은 옵티마라는 이름으로 수출되었는데, 후속모델로 출시된 `로체`와 K5도 옵티마라는 이름을 수출명으로 사용하게 되었다. 이렇듯 옵티마라는 차명을 계속해서 사용하는 것은 옵티마-로체-K5로 이어지는 기아차의 중형차 라인업을 현지 소비자에게 확실히 인식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카덴자(Cadenza)



K7은 2010년부터 외국 시장에 카덴자라는 차명으로 수출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K`라는 알파벳이 음성학적으로 좋지 않다는 분석 결과에 따라 차명을 변경한 것이다. 수출명인 카덴자는 음악 용어로, 협주곡에서 반주를 멈춘 동안 화려한 연주를 통해 연주자의 독주악기를 과시하는 솔로 연주 대목을 뜻한다. 기아차의 준중형차 포르테(세게 연주)나 현대차 쏘나타(4악장 형식 악곡을 뜻함)와 맥락을 같이 하는 차명이다.


쿠오리스(Quoris)



K9은 2003년 출시된 오피러스 이후 9년 만에 출시된 K시리즈의 맏형이자 기아차의 플래그십 세단이다. 그런데 차명인 K9이 영어권 국가에서 개를 의미하는 `케나인Canine)`과 비슷해 대형 프리미엄 세단의 이미지를 대변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가 되었다. 2012년 수출명으로 `핵심(Core)`과 `품질(Quality)`의 합성어인 쿠오리스를 선정했으나 발음이 어렵고 럭셔리 세단의 이미지를 대변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논란이 일기도 했다. 북미 수출명으로는 K900을 사용한다.


세도나(Sedona)



세도나는 내수용 차명이 해외에서는 부정적인 의미로 받아들여져 현지인의 선호도에 맞게 새 이름을 찾은 경우다. 세도나의 내수용 차명인 카니발은 본래 기독교에서 육식을 하지 않는 사육제를 뜻하는 단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인육을 먹는 풍습을 가리키는 `카니발리즘(Cannibalism)`과 발음이 비슷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카니발은 미국 애리조나의 휴양도시인 세도나로 수출명을 변경한 후에야 수출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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