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스로이스 팬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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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스로이스 팬텀
  • 안민희
  • 승인 2012.08.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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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가 새롭게 빚어낸 팬텀의 디자인은 고전과 현대를 넘나든다. 옛 롤스로이스의 감각이 물씬하다. 차체의 균형미, 비율, 선이 어우러져 과거 모델의 실루엣과 겹친다. 반면 반듯하고 날카롭게 빚어낸 차체는 지극히 현대적이다.



팬텀은 과거의 영광을 잇되 새로움을 더했다. 앞면을 가득 채운 파르테논 신전을 본 딴 그릴, 크다 못해 육중할 정도인 거대한 차체는 모두를 압도한다. 편안함에 빠져있을 팬텀 안의 승객만 빼고.


평평한 대시보드는 파이프 오르간처럼 층을 나눴다. 복잡한 기교는 부리지 않았다. 모든 곳에 나무와 가죽을 꼼꼼히 덧댔다. 스티어링 칼럼에는 기어 레버를 달았고, 그 너머 3개의 원형 계기판이 보인다. 가운데 속도계를 놓고, 오른쪽에는 유량, 유온을 표시한다. 타코미터는 없다. 대신 출력 사용량을 표기해주는 ‘파워 리저브 게이지’를 왼쪽에 뒀다.



센터페시아는 단순미를 살렸다. 간결해 보이도록 버튼을 최대한 없앴다. 제일 위에는 내비게이션을 달았다. 평소에는 시계로 감춰져있다. 판이 거꾸로 돌면 뒷면에 숨어있던 내비게이션이 모습을 드러낸다. 가운데는 멀티미디어 조작부지만 버튼은 거의 모습을 감췄다. 아이드라이브를 이용하란 지시다. 그 아래는 에어컨 조작 부위다. 팬텀의 휠베이스는 3570㎜다. EWB(익스텐디드 휠 베이스) 모델은 휠베이스를 250㎜ 더해 3820㎜까지 늘렸다. 뒷좌석 공간도 250㎜나 더 늘어났다. 뒷좌석은 3인승이지만 2인승 뒷좌석으로 나눌 수 있다. 두 개의 의자로 나누고 사이에 팔걸이를 더했다. 선택 사양에 따라 다르지만 팔걸이 위쪽을 열면 술병과 술잔을 담을 수 있는 냉장고도 있다. 팔걸이 아래쪽은 눌러 여는 방식으로 전자기기와 버튼들을 숨겼다. 또한 모니터를 접이식 테이블에 숨겼다. 전자기기를 숨겨 클래식한 감각을 최대한 살렸다. 몸이 닿는 어느 곳이나 가죽 혹은 나무로 감쌌다.



팬텀에는 450개가 넘는 가죽 조각이 쓰인다. 일일이 손으로 꿰매고 여러 나무들을 얇게 펴 붙여내는 과정 모두 장인의 손길을 거친다. 엔진이나 차체 제작시간을 제외한 수공 작업에만 평균 460시간 정도를 들이는 이유다. 하지만 좀 더 특별한 것을 원한다면 비스포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주문하는 대로 모든 것을 바꾸고 더할 수 있다. 계기판의 색깔을 바꾼다거나, 실내에 쓰이는 가죽의 색을 조합하는 것은 기본이다. 원하는 문양이 있다면 새기거나 자수로 놓아주며, 차 안을 장식하는 소재를 마음대로 바꿀 수 있다. 선택가능한 장비가 매우 많다. 환희의 여신상을 투명한 소재로 바꿔 빛나게 할 수 있을 정도다.


비스포크 서비스를 통해 편의장비도 더할 수 있다. 특히 뒷좌석을 위한 선택은 상당히 다양하다. 프라이버시를 위해 앞뒤 좌석 공간을 격벽으로 나눌 수도 있다. 발 받침대를 달거나, 술병과 술잔, 냉장고를 담을 공간을 만들 수 있다.



그 외에도 트렁크에 금고를 숨겨 달거나, 냉장고를 아래로 달고, 그 위를 나무로 장식해 자연스레 숨길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한 방식을 제공하니, 꼭 이용해 보는 것이 좋겠다. 가장 인기 있는 선택 장비 중 하나는 스타라이트 헤드라이닝이다. 천장의 안감에 광섬유를 짜 넣어 밤하늘 별빛처럼 꾸몄다. 팬텀은 V12 6.75L 엔진을 얹는다. 엔진 형식을 바꾸면서도 옛 롤스로이스 모델과의 연결성을 강조하기 위해 배기량을 6.75L에 묶었다. 최고출력은 453마력(5350rpm). 최대토크는 73.2㎏·m(3500rpm)이다. 팬텀은 총 중량이 3톤이 넘는다. 저회전 토크가 강하지 않다면 부드럽게 출발하기도 어렵다. 그래서 1000rpm부터 최대토크의 77%를 뽑아낸다. 57㎏·m다. 빠르게 힘을 끌어내 시속 100㎞ 가속을 5.9초 만에 끊는다. EWB모델은 6.1초. 최고속도는 시속 240㎞에서 제한된다.



안전장비는 듀얼, 사이드, 커튼 에어백과 타이어 공기압 경보장치, 전자 장비를 더해 구동력을 조절하며 안전한 운행을 돕는다. 안전장비나 편의장비에 공통점이 있다면, 가능한 모든 장비를 도입했다는 것이다. 2012년 3월, 롤스로이스는 팬텀 시리즈 2를 발표했다. 디자인의 큰 변화는 없었다. 안팎을 가볍게 매만졌다. 하지만 현재 BMW의 기술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더했다. 롤스로이스 모터카의 CEO인 토스텐 뮐러-오트포스는 발표회에서 헨리 로이스경의 금언을 말한 적 있다.


“현존하는 최고의 것을 더 좋게, 그러한 것이 없으면 새로 설계할 것”


글 안민희│사진 롤스로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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