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이제는 바퀴로 눈을 돌려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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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이제는 바퀴로 눈을 돌려야 할 때
  • 박병하
  • 승인 2016.11.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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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4년, 환경부와 수도권대기환경청이 공동으로 진행한 정책연구, `타이어 및 브레이크 패드 마모에 의한 비산 먼지 배출량 및 위해성 조사`에서 자동차 타이어 마모로 인한 수도권(서울·경기·인천)의 미세먼지(PM10)와 초미세먼지(PM2.5)의 연간 발생량이 2024년에 1,833t과 1,283t에 달할 전망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 결과에서는 타이어가 재료 특성 상, 납, 수읍, 카드뮴, 6가 크롬, 프탈레이트계 물질 등, 중금속 오염물질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일반 먼지보다 유해성이 크다고 말한다. 게다가 ``자동차가 1㎞를 달릴 때 디젤승용차 배출가스에서 먼지 5㎎이 발생하는데 타이어 마모에 의한 먼지는 100㎎으로 디젤차 먼지보다 20배 더 많다``는 환경부 관계자의 발언이 언론에 의해 퍼져나가기에 이른다.



타이어 제조사들은 환경부의 이러한 발표에 크게 반발했다. 미쉐린, 브리지스톤 등, 11개의 글로벌 타이어 제조업체들이 모인 `타이어산업 프로젝트(Tire Industry Project, 이하 TIP)`와 세계 지속가능 발전 기업위원회(World Business Council for Sustainable Development, 이하 WBCSD)와의 공동 연구결과를 통해 환경부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들의 연구결과에서는 ``승용차 타이어의 마모로 인해 발생되는 먼지는 km당 5~30mg수준이며, 디젤차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의 1/3 수준``이라고 못박고 있다. 아울러 ``중금속 함유 여부에 대한 내용도 사실과 다르다``고 밝히고 있다.


이러한 논란이 발생한 데에는 환경부가 해당 정책연구 보고서를 작성할 당시에 적용했던 기준이 1991년에 작성된 타이어의 마모배출계수에 대한 자료였기 때문이다. 보고서 발표 당시를 기준으로 23년이나 된 자료를 기준으로 삼았던 것이다. 더군다나, 이들이 발표한 보고서에도 ``현재 타이어에 의한 미세먼지 발생량을 추정하는 국내 배출계수가 부정확하며 구축 년도가 오래되어 현실성이 결여되어 있어 이에 따라 대부분의 연구자는 유럽의 배출계수를 적용하여 배출량을 산정하고 있다``고 분명히 밝히고 있다. 결과적으로는 환경부 관계자의 `20배` 발언이 결정적으로 논란의 불을 지피면서 벌어진 해프닝이었던 것.


물론, 그렇다고 해서 타이어에서 발생하는 먼지가 아주 없다는 것은 아니다. 유럽에서는 이미 타이어와 브레이크 패드 등이 배출하는 먼지 및 공해 물질에 대한 문제 인식이 있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의 통합연구센터(Joint Research Centre)에서 에서 발표한 `Non-exhaust traffic related emissions. Brake and Tyre wear PM`이라는 정책 보고서에서는 ``배기가스와 비(非)배기가스(Non-exhaust) 요소가 거의 동일하게 모든 교통 관련 PM10 배출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



이 보고서에서는 ``비(非)배기가스발 교통 관계 오염원 중 16~55%가 브레이크 마모, 타이어 마모가 5~30% 가량, 그리고 노상 분진 및 부유물이 28~59% 사이에 분포하고 있다``며, ``브레이크, 타이어, 그리고 노상 분진 및 부유물을 포함한 노면 마모가 가장 주요한 비(非)배기가스발 교통 관련 오염원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결론을 내리고 있다. 아울러 이 보고서에서는 브레이크 마모에서 오는 PM2.5~10의 미세먼지에 포함된 가장 주요한 화학적 성분으로는 2가 산화철, 3가 산화철, 산화 구리, 3가 안티몬, 5가 안티몬, 주석, 바륨, 지르코늄, 알루미늄이 있으며, PM2.5 미만의 초미세먼지의 주요 성분으로는 구리, 철의 전이 금속을 비롯하여, 3가 안티몬, 5가 안티몬, 주석, 바륨, 지르코늄, 알루미늄, 황, 탄소유기화합물이 있다고 말한다. 타이어의 경우, PM2.5~10의 미세먼지에는 아연, 유기아연, 구리, 황, 규소, 망간이 주요 성분을 이루며, PM2.5 미만의 초 미세먼지에는 아연, 유기아연, 구리, 황, 규소, 탄소유기화합물이 주 성분을 이루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그 동안 배기가스에서만 배출되는 줄로만 알았던 각종 유독 물질들이 타이어와 브레이크에서도 배출되고 있는 것이다.



그 동안, 자동차업계는 내연기관의 배출가스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왔다. 그러나 타이어와 브레이크의 마모로 인해 발생하는 미세먼지는 더욱 심각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타이어와 브레이크는 모든 자동차들이 반드시 필요로 하는 품목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비(非)배기가스 발 미세먼지의 발생을 억제하지 못한다면, 더 이상 내연기관에서 발생하는 배출가스를 줄이는 것만으로는 대기 중의 미세먼지를 줄이는 데 유의미한 결과를 보기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타이어와 브레이크에서 나오는 미세먼지를 잡기 위해 현재 정립된 타이어와 브레이크의 기본적인 소재와 설계 개념을 뒤바꾼다는 것은, 현재로선 실현 가능성이 `0`에 수렴하는 일이다. 또한, 이를 실현한다고 해도 노면 상의 각종 분진 및 부유물에 대한 문제가 남는다.


그렇다면 타이어와 브레이크, 그리고 노면 부유물에 의한 비(非)배기가스 발 미세먼지를 현실적인 방법으로 잡아내는 방법은 정녕 없는 것일까? 모토야에서는 최근 우리나라에서 이에 대해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내놓은 인물과 접촉할 수 있었다.


타이어와 브레이크 등에서 발생하는 비(非)배기가스 발 미세먼지에 대해 인식하게 된 한청원씨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독자적으로 연구해 왔다. 평소 자동차에 관심이 많았던 한청원씨는 ``공학자들이 자동차 매연의 제거에는 많은 돈과 인력을 투자해왔으면서도 타이어와 브레이크 패드 등에서 발생하는 먼지를 줄이는 데에는 상대적으로 관심을 기울이지 않은 데에 의문이 들었다``며 자신의 연구 동기를 밝히고 있다.


한청원씨는 타이어와 브레이크, 그리고 노면 부유물 등에 의해 발생하는 비(非)배기가스 발 미세먼지는 자동차의 타이어가 굴러가는 순간부터 항상 동시에 발생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동시에 회수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 세 가지를 동시에 회수하려면 미세먼지가 발생하는 시점인 주행 중에 회수하는 것이 가장 근본적인 대책이라고 말한다.



한청원씨가 고안한 아이디어는 우리가 예상한 것보다 아주 간단했다. 바로, 공기의 `흐름`을 이용한 집진(集塵)장치다. 브레이크와 타이어 부근에 별도의 집진용 파이프(혹은 덕트)구조물을 설치하고, 공기의 흐름을 이용하여 먼지들을 별도의 필터를 향해 흘려 보내는 구조다. 브레이크와 타이어에서 발생한 먼지는 공기의 흐름에 따라 집진용 파이프로 흘러가게 되고, 이 힘으로 먼지들을 필터까지 흘려 보내, 배출구로는 깨끗한 공기만을 내보내는 것이다. 이 아이디어는 자동차가 주행하면서 발생되는 공기의 흐름만을 이용하기 때문에, 모터 등의 별다른 동력장치가 없이도 상당한 수준의 집진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한청원씨는 말한다.


한청원씨의 집진장치는 휠 하우징 내부에 설치되는 형태로, 공간을 크게 차지하지 않는 것은 물론, 구조도 간단하기 이를 데 없다. 공기흡입을 위한 덕트와 필터 하우징, 그리고 먼지를 걸러낼 필터만 있으면 된다. 굳이 추가할 필요가 있는 장치라면, 필터가 수분에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한 차폐장치와 필터 교환의 편의를 위한 카트리지 구조 정도로 보인다. 한청원씨의 간단하면서도 독창적인 아이디어는 이미 특허청에서 특허까지 받은 상태이며, 현재 창조경제타운의 아이디어 광장에도 한청원씨의 특허 내용이 게시되어 있다. 아울러 서울시에서 주최하는 미세먼지 포럼 등에 참가하는 등, 자신의 아이디어를 다방면으로 알릴 계획이다.


참고 문헌


타이어 및 브레이크 패드 마모에 의한 비산먼지 배출량 및 위해성 조사(환경부, 수도권대기환경청)

JRC(Joint Research Centre) Science and Policy Reports - Non-exhaust traffic related emissions. Brake and Tyre wear PM(Theodoros Grigoratos and Giorgio Martini)

차량 주행 과정에서 타이어와 도로의 마찰에 의해서 발생하는 도로입자의 특성연구(Transactions of KSAE, Vol. 20, No. 6, pp.24-32 (2012) 한국기계연구원 그린동력실 이석환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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