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스를 위해 태어나다 - 페라리 250 GTO
상태바
레이스를 위해 태어나다 - 페라리 250 GTO
  • 박병하
  • 승인 2017.02.28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탈리아의 페라리는 오늘날 고급 스포츠카의 대명사로 통하며, 그들의 차는 전세계인의 드림카로 손꼽힌다. 페라리는 창사 이래 지금까지 항상 모터스포츠와 함께해 온 역사로도 유명하다. 창업주인 엔초 페라리(Enzo A. Ferrari)가 1929년에 처음 세운 `스쿠데리아 페라리(Suderia Ferrari)`는 포뮬러 1에 출전하는 레이싱 팀이었고,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포뮬러 1에는 빠지지 않고 참전하고 있다. 전후 레이싱 팀만으로는 재정을 꾸리기 어려워, 로드카(일반도로 주행용 자동차)를 만들기 시작한 것도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페라리는 그들의 태생적 기반이자, 창사 이래 오늘날까지 빠지지 않고 참가해 오고 있는 포뮬러 1 이외에도 다양한 형태의 자동차 경주에 참전해 왔다. FIA(Fédération Internationale de l´Automobile, 국제자동차연맹)가 주관하는 각종 자동차 경주는 물론, 르망 24시 내구 레이스와 밀레 밀리아(Mille Miglia) 등의 대회에도 빠짐 없이 출전했다.



이들이 만들어낸 수 많은 경주차들과 경주에 출전하기 위해 만들어진 호몰로게이션 (Homologation, 모터스포츠 출전을 위한 형식 승인 절차) 취득용 모델들은 오늘날까지 가히 주옥과도 같은 명차로 일컬어진다. 그 중에서도 단연 최고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차는 60년대 페라리 최고의 걸작으로 꼽히는 `250 GTO`다.




페라리 250 GTO는 전방엔진 쿠페 디자인의 가장 정석적인 접근법인 롱 노즈 숏 데크 형상을 취하고 있다. 이 고혹적인 자태는 가장 아름다운 페라리들을 빚어낸 코치빌더, 세르지오 스칼리에티(Sergio Scaglietti, 1920~2011)의 작품이다. 이 매끈하고 유려한 차체는 풍동 테스트와 트랙 테스트를 거친 끝에 완성되었다.




태어난 지 반세기가 넘은 지금도 스칼리에티의 손길로 빚어진 페라리 250 GTO의 외관은 `예술`이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을 만큼 아름답고 매혹적이다. 무엇보다도, 이 아름다운 차체는 전부 스칼리에티와 그의 장인들이 일일이 망치로 두드려서 빚어낸 형상이다. 현재 남아 있는 250 GTO들은 외장 부품이 서로 호환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250 GTO의 `GTO`는 `Gran Turismo Omologato`의 약어로, 글자 그대로 풀이하면 호몰로게이션을 취득한 GT카라고 할 수 있다. `250`은 이 엔진을 이루는 각 실린더의 배기량을 말한다. 그렇다는 것은 이 차의 성능이 절대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 차의 엔진은 59년부터 64년까지 쓰였던 페라리 Tipo 168 Comp/62 엔진이다. 이 엔진은 3.0리터의 배기량을 가진 V형 12기통 엔진으로, 9.8:1에 이르는 압축비에 여섯개의 Weber 38 DCN 카뷰레터와 드라이섬프 윤활 방식을 채용한, 진정 레이스를 위한 엔진이었다. 엔진의 최고출력은 300마력에 달했으며, 단판 클러치가 장착된 5단 수동변속기가 뒷바퀴로 동력을 전달했다. 제원 상 최고속도는 280km/h에 달했다. 파워트레인은 강철 튜브 프레임에 고정되었으며, 독립식 전륜 서스펜션과 라이브 액슬 후륜 서스펜션이 차체를 떠받치고 있었다.




페라리 250 GTO는 FIA의 그룹3 GT카 부문에 속해 있었으며, 데뷔 첫 해인 1962년부터 르망 24시간 레이스를 비롯하여, 세브링 12시간 내구레이스 등, 각종 로드 레이스에 참전했다. 특히, 1962년부터 출전하기 시작한 르망 24시 GT 부문에서 애스턴 마틴, 재규어, 포르쉐 등의 쟁쟁한 라이벌들을 제압하며 그 맹위를 떨쳤다. 이 당시의 250 GTO는 직선구간에서 무려 254km/h에 달하는 고속을 내며, 직선구간에서 라이벌을 압도했다. 이어, 1962년과 1964년까지 열린 타르가 플로리오(Targa Florio) 레이스에서는 3년 내내 GT 부문 우승을 독식했고, 투르 드 프랑스(Tour de France)에서는 1963~1964년까지 2년 연속 우승을 기록하는 등, 당대의 GT카 레이스를 휩쓰는 성과를 올렸다.



오늘날 페라리 250 GTO는 그 매혹적인 아름다움과 당대의 GT 레이스를 휩쓴 놀라운 전적, 그리고 그 희소성 때문에 클래식카 경매 시장에서 어마어마한 몸값을 자랑한다. 특히, 가장 아름다운 페라리로 손꼽히고 있는 만큼, 수집품으로서의 가치는 하루가 다르게 치솟고 있는 중이다. 지난 2014년, Bonham’s Monterey 경매에서 62년식 페라리 250 GTO가 무려 38,115,000 달러에 낙찰된 바 있다. 이는 2014년 당시 환율로 계산해도 약 402억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