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의 주역, 화려하게 거듭나다 - BMW 520d M Sport Plus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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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의 주역, 화려하게 거듭나다 - BMW 520d M Sport Plus 시승기
  • 박병하
  • 승인 2017.04.27 0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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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 체인지를 거치며 머리부터 발끝까지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왔다. 새로운 BMW 5시리즈는 7시리즈에서 상당한 부분을 차용한 외관 디자인과 더불어, 각종 신기술들로 무장했다. 또한, 국내 판매분 전차종에 M 스포츠 패키지를 적용하는 한 편, 편의사양을 대대적으로 보강하여 메르세데스-벤츠의 E클래스에게 빼앗긴 수입차 시장의 왕좌를 되찾기 위한 전쟁에 나섰다.

BMW의 새로운 5시리즈, 그 중에서도 라인업의 주력이 될 디젤 모델, 520d를 시승하며 그 가치와 역량에 대하여 짚어 본다. 시승한 차량은 BMW 520d xDrive M Sport Plus 모델이다. VAT 포함 가격은 7,120만원.


BMW의 새로운 5시리즈의 얼굴에서는 새로운 7시리즈의 모습이 보인다. 옛 BMW 모델들의 헤드램프 디자인에서 착안한 앞트임 헤드램프를 비롯하여, 더욱 확장되고 도드라진 키드니 그릴 등이 그렇다. 그러면서도 단순히 맹목적으로 축소설계하는 개념으로 디자인 되어있지 않아, 확실하게 구별할 수 있다. 주요한 경쟁자인 메르세데스-벤츠가 모든 차종의 외관디자인을 S클래스의 파생 모델이라 인식하게 될 만큼 일률적인 기조를 취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차체의 형상 면에서는 기존의 5시리즈에 비해 한결 단단한 느낌으로 빚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부드럽고 곡선적인 이미지가 강했던 전작과 달리, 이번 5시리즈는 전반적으로 직선적인 감각을 강조하여 단단하고 남성적인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여기에 공격적인 인상의 M 스포츠 패키지 전용의 외장사양이 더해져, 한층 과감하고 도전적인 이미지로 다가온다.

차체 하단부에는 7시리즈에서 가져온 사이드 에어벤트와 그를 따라 직선으로 흐르는 선이 눈에 띈다. 일반형 5시리즈는 에어벤트 부분이 크롬으로 마감되나, M 스포츠 패키지가 적용된 5시리즈는 고광택 블랙 페인팅으로 마감된다. 테일램프는 X4, 혹은 X6 등과 유사한 형태로 디자인되어 있어, 스포티한 이미지를 강조한다.

새로운 5시리즈는 실내 역시 7시리즈와 유사한 분위기다. 특히 대시보드 전반은 숫제 7시리즈에서 따다 붙여놓은 느낌마저 든다. 만큼 실내는 더욱 화려해졌고, 내장재의 씀씀이도 더 고급스러워졌다. 대시보드 상부와 도어패널 상부에 기존에 없었던 가죽 마감이 추가되었으며, 스티어링 휠과 기어 셀렉트 레버, 컬러 터치스크린 공조장치 패널, 플로어콘솔의 몇몇 스위치들은 아예 7시리즈에서 가져왔다.

BMW의 새로운 5시리즈에는 7시리즈를 통해 새롭게 선보인 첨단 기술들이 대거 투입되었다. 간단한 손동작으로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제스처 컨트롤을 시작으로 보이스 컨트롤과 터치스크린이 적용된 최신 BMW i-Drive 등이 그것이다. 제스처 컨트롤은 7시리즈에서 처음 선보인 것과 함께, `음성 대화 시스템의 시작/종료`, `내비게이션의 대체경로 제안을 수락 및 거부` 등의 커맨드가 더 추가되었다. 헤드 업 디스플레이는 투영 면적을 70% 확대하여 시인성을 보강했다. 또한, 사양에 따라  4존 독립식 공조장치를 지원함은 물론, 이오나이저가 포함된 `앰비언트 에어 패키지`가 적용된다.

시승차는 520d xDrive M 스포츠 플러스 모델로, 최고급 나파 가죽으로 마감한 컴포트 시트가 앞좌석에 적용되어 있다. 운전자의 몸을 부드럽고 안락하게 감싸면서도 꽤나 든든하게 지지해주는 느낌이 각별하다. 아울러, 4방향 전동식 허리받침이 적용되어 있어, 장거리 운행시 허리의 부담을 크게 덜어준다.

뒷좌석은 재질과 착석감 면에서 한층 향상된 모습이다. 다만, 공간 설계 면에서는 기존에 비해 다리 공간이 약간 증가하고 머리 공간이 약간 감소되었다는 느낌을 받는다. 뒷좌석은 앞좌석에 비해 조금 더 단단한 착좌감을 보이며, 등받이의 각도가 꽤나 서 있는 편이어서, 탑승자에 따라 불편을 호소할 수도 있다.

트렁크는 기존에 비해 확대되어, 총 530리터의 트렁크 용량을 확보했다. 여기에 트렁크 문턱을 더 낮추고 개구부를 넓혀, 짐을 싣거나 부리기 더욱 용이해졌다. 또한, 컴포트 액세스 기능을 갖춰 차량 키 또는 차량 뒤쪽에서 발을 움직여 트렁크 문을 열거나 닫을 수 있다.

시승한 520d xDrive M 스포츠 플러스는 2.0리터 직렬 4기통 디젤엔진을 싣고 있다. 이 엔진은 190마력/rpm의 최고출력과 40.8kg.m/rpm의 최대토크를 낸다. 공인 연비는 도심 12.6km/l, 고속도로 15.8km/l, 복합 13.9km/l이다. 엔진의 동력은 자동 8단 스텝트로닉 변속기를 거쳐, BMW의 상시사륜구동 시스템인 xDrive를 통해 네 바퀴로 전달된다.

새롭게 태어난 5시리즈, 그 중에서도 디젤엔진을 사용하는 주력 모델 520d는 시동을 걸었을 때부터 기존 모델과의 차이를 감지할 수 있다. 기존에 비해 크게 향상된 정숙성 덕분이다. 기존의 520d는 정숙성 부분에서 다소 간의 아쉬움을 남겼으나, 지금의 520d는 그렇지 않다. 진동도 적어져서 아이들링이 한층 차분하고 안정되어 있다. 물론, 이는 파워트레인 자체의 소음이 줄었다고 하기 보다는, 흡음재 등 수동적인 N.V.H 보강을 통해 이뤄진 측면이 강하다. 

시승차는 M 스포츠 패키지가 적용된 차임에도 불구하고 부드럽고 여유로운 승차감을 제공한다. 기존의 M 스포츠 패키지 모델은 서스펜션 설정을 달리하여 보다 탄탄한 반응을 보였는데, 520d M 스포츠는 그렇지 않다. 노면의 요철을 거칠게 맞받아내는 법이 거의 없다.

다만, 요철을 넘고 나서 자세를 복원하는 속도는 약간 빠르게 느껴진다. 부드러운 감각으로는 기존의 일반 모델과도 큰 차이가 없을 정도지만 보다 든든한 느낌을 준다. 여유가 넘치다 못해 느슨하다는 느낌까지 주지는 않는다. 최대한 여유를 가지면서도 불안함이 느껴질 시점에서 바로 잡는다. 꽤나 고급스러운 승차감이어서 종종 7시리즈의 그것을 떠올리게 하기도 한다. 고급의 비즈니스 세단으로서 충분히 우수한 승차감이라 할 수 있겠다.

가속을 시작하면, 묵직한 음색의 소음을 내는 2.0리터 디젤 엔진이 차를 활기차게 밀어 붙인다. 초기 구간의 기어비가 약간 촘촘한 편이지만 자동변속기로서는 변속 속도가 상당히 빠르기 때문에 가속 중에 동력을 낭비한다는 인상을 주지 않는다. 디젤 엔진의 특성 상, 고속으로 넘어갈수록 초기의 활력이 크게 빠지기는 하지만, 기존에 비해 확실히 가속감이 향상된 것을 체감할 수 있다. 차체는 고속 주행 중에도 안정감을 잃지 않는다.

코너에서는 이전보다도 더 부드러운 승차감을 중시한 하체 설정 때문에 걱정이 다소 앞섰다. 다만 의외로 균형감각이 있는 움직임을 보여주는 덕분에 걱정을 덜게 된다. 꽤나 커진 덩치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BMW라는 것을 은연중에 밝히는 듯한 모습이다. 롤이 다소 있는 편이지만, 쉬이 자세가 무너지지는 않는다. 불현듯 개입하는 xDrive의 특성도 운전을 보다 쉽게 만들어준다.

그러나 스포츠 패키지가 장비된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차가 보여주는 모든 움직임에서 칼 같은 예리함이나 표범 같은 영민함은 보이지 않는다. 차체는 가볍고 탄탄한 느낌을 주지만 부드러운 설정의 하체 때문에 조타에 따른 차체의 움직임에서 약간의 엇박자가 있다. 적당히 느슨하고 무뎌서 다루기 쉬우며, 운전자의 의도를 따르기 위해 노력하지만, 그 한계가 명확하다. 과거와 같은 스포티한 감각 대신, 보다 안정감 있는 직진 안정성과 안락한 승차감을 추구하는 고급세단으로서의 성향을 더욱 강화한 것이라고 볼 수 있겠다.

연비는 여전히 우수하다. 큰 차체륿 비롯하여, 상시사륜구동계를 사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쁘지 않은 연비다. 에코프로 모드 하에서 트립컴퓨터를 통해 기록한 평균 연비는 도심에서는 12.7km/l, 고속도로 100km/h 정속주행시의 평균 연비는 19.3km/l였다. 도심 연비의 경우, 출퇴근 시간대의 연비로, 공인 연비에 비해 낮게 기록되었다. 교통상황이 호전된 경우에는 종종 14.0km/l를 넘볼 만큼 상승한다. 비교적 정교한 스톱/스타트 시스템이 도심에서늬 연료 낭비를 꽤나 효과적으로 막아주며, 극단적인 효율 중시 설정이라 할 수 있는 에코프로 모드도 확실히 도움이 된다.

여기에 7시리즈에서 가져온 최신의 반자율주행(Semi-autonomous Drive) 기술을 전차종 기본 적용한 점도 특징이다. 이는 고속도로 등의 선형이 완만한 도로에서 주행 중 차선의 선형에 따라 스스로 스티어링 휠을 조타한다. 이 시스템을 활용하면 장거리 운전의 피로를 크게 줄일 수 있다. 특히, 선형이 완만한 고속도로 등지를 운행할 때 매우 유용하다. 다만, 스티어링 휠을 반드시 손으로 파지해야 한다. 도로의 시공 상태나 차선의 상태에 따라, 조타 보조가 제대로 지원되지 않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BMW의 주역이 완전히 새롭게 태어났다. 새로운 디자인과 새로운 기술, 새로운 감각으로 안팎을 구석구석 뜯어고쳤다. 새로운 5시리즈, 그 중에서도 핵심 전력이라 할 수 있는 520d는 안락함을 추구하는 고급세단으로서의 성향이 강화되었고, 기존에 아쉬움으로 지적되었을 만한 부분들을 말끔히 고쳐냈다. 상품성 역시 크게 강화되어, 한층 매력적인 차가 되었다. 한층 고급스럽고 여유로운 모습으로 돌아온 5시리즈는 메르세데스 E클래스에게 빼앗긴 왕좌를 되찾아올 수 있을까? 이제 남은 것은 소비자에게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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