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이 동남아시아로 몰려드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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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이 동남아시아로 몰려드는 이유는?
  • 윤현수
  • 승인 2017.06.0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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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에는 동남아시아 자동차 시장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판매 증가세를 보일 전망이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Fitch)의 자회사인 BMI Research는 2017년 동남아시아 자동차 시장의 판매 증가율이 세계 최고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ASEAN 국가들은 비교적 안정적인 경제 성장과 소비자들의 전반적인 구매력 향상, 세재 개편 등을 기반으로 8.1%의 고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2016년 3.7%보다 4.4% 상승한 수치다.

필리핀은 2013년 기준 21만대였던 연간 판매량이 2015년에 32만대를 상회했을 정도로 굉장한 성장률을 보여주었다. 여기에 동남아시아 시장은 판매는 물론 생산 역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이미 인도네시아는 생산량 120만대 수준을 달성한 채 꾸준히 그 기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베트남의 경우 2013년 96,692대였던 자동차 생산량이 2015년 20만대를 돌파했다.


자동차 제조사들이 동남아시아 국가와 인도 시장을 뚫어지게 바라보는 이유는 바로 `잠재력`이다. 가령 인도네시아의 경우 인구 1000명 당 자동차 보유대수가 90대에 불과한 터라, 선진국 수준인 400대 수준에 도달하려면 시간이 꽤 필요하며, 그 기반이 아직 닦이지 않은 `블루오션`이기 때문이다. 또한 인구 2억을 상회하는 국가임을 상기하면 이 주장은 더욱 힘을 더한다.

특히 베트남의 경우 1000명 당 자동차 보유대수가 5대에 불과해서 (2015년 기준), 앞서 언급한 판매량 성장세와 함께 보자면 가장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이라 볼 수 있겠다. 인구 역시 9500만명 가량을 지녔다.

비교적 인지도 높은 국영 자동차 기업이 존재하는 말레이시아의 경우 이미 인구 대비 자동차 보유 수준에선 선진국과 매우 유사한 수준이며, 실제로 경제 수준이 앞서 언급한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보다 다소 나은 상황이다.


아울러 캄보디아와 베트남, 필리핀의 경우 소득 수준이 꾸준히 늘어오며 판매량 증가가 20%에 달한다. 이 국가들은 각각 높은 경제 성장률과 정부의 경제 부양 전략 등을 통해 올해 자동차 판매량의 높은 상승률이 기대되는 중이다.

이와 같은 배경을 통해 현재 많은 자동차 제조사들은 경제 성장 가능성이 높은 ASEAN (동남아시아 국가 연합) 시장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이를테면 최근 중국 지리자동차는 말레이시아 국영 자동차 기업인 프로톤 (Proton)의 지분을 49.9% 매입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성장세가 높은 말레이시아 시장에서 꾸준히 이윤을 챙겨나갈 목적을 보인 것이다.

시장의 수준은 아직 여물지 않았지만, 제조사들은 그보다 속도를 높이고자 한다. 가령 친환경차 시장에도 손을 대고 있는 상황인데, BMW의 경우 태국에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PHEV) 모델의 반조립 생산을 시작했고, 메르세데스 벤츠 역시 태국에서 PHEV 모델을 현지 생산한다. 이 PHEV 모델은 기존 가솔린 엔진 모델을 대체하는 것으로, PHEV 모델을 부가적으로 활용하는 선진국 시장과는 상이한 전략이다.

또한 메르세데스 벤츠의 모기업인 다임러는 말레이시아를 동남아시아 시장의 최대 시장으로 바라보며 판매는 물론 제조와 서비스 등의 투자를 확대하고자 계획을 수립 중에 있다. 한편, BMW는 태국 친환경차 판매 비중 15%를 목표로 하고 있고, 10억 바트를 투자하여 공장 생산력을 2배로 확대하려 한다.

아울러 발 빠른 움직임으로 동남아시아 시장을 선점했던 일본 자동차 업체들은 후발 업체들에게 밥그릇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생산을 확대하고, 조직을 새로이 개편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예를 들면 토요타는 자사의 소형차 전문 브랜드인 다이하츠를 주체로 하여 신흥 시장 전용 소형차 브랜드를 런칭했고, 인도네시아에 생산 공장을 설립 중에 있다. 또한 스즈키는 인도 구자라트에 공장을 신설하여 연간 200만대 이상의 생산 능력을 확보할 예정이며, 전기차 배터리 생산 합작사를 설립하는 등, 인도를 비롯한 동남아시아 시장의 영향력을 더욱 넓히고자 한다.

동남아시아는 개발도상국 특유의 상대적으로 낮은 인구 대비 자동차 보유대수와 인구 증가율, 그리고 높은 경제 성장률을 통해 최고의 발전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 `잠재력`은 다름아닌 자동차 제조사들을 유혹하는 단어이다. 이를 통해 변두리로 여겨졌던 동남아시아가 자동차 시장의 새로운 핵으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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