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이름, 다른 분야] 롤스로이스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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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름, 다른 분야] 롤스로이스편
  • 박병하
  • 승인 2017.06.26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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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는 다양한 형태의 자동차를 만드는 수많은 자동차 제조사들이 존재한다. 이들 제조사들 중에는 `자동차만` 만드는 제조사들이 다수이기는 하지만, 모든 자동차 제조사들이 자동차만 만드는 것은 아니다. 자동차 공업은 기본적으로 중공업의 가장 큰 대분류 중 하나이며, 여기서 파생된 기술들은 다른 분야에도 활용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


그래서 규모가 큰 기업들 중에서는 자동차 제작을 본업으로 하되, 이를 활용한 기타 육상용 중장비나 엔진, 혹은 대형 기업인 경우, 상당수가 방위산업에도 손을 대고 있으며, 그 역도 존재한다. 또한, 자동차와는 별다른 연관성이 보이지 않는 분야에 손을 대는 경우도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이들 모두가 같은 울타리 안에 있기만 한 경우도 있지만, 지금은 이름만 같을 뿐, 현재는 분사되어 각각 제 갈 길을 걷고 있는 기업들도 적지 않다.



지난 혼다 편과 이어지는 본 연속 기획에서는 앞서 언급한, 이름만 같고 현재는 분사되어 각기 제 갈 길을 걷고 있는 기업들 중 하나를 다룬다. 이들은 본래 한 뿌리에서 태어났으나, 정치, 혹은 경제적인 이유로 갈라져, 오늘날에 이르게 되었다. 대한민국에서 이들은 세계에서 가장 호화로운 자동차를 만드는 기업 쪽이 이름이 높다. 그러나 항공 및 중공업 계통에서는 고급 자동차 제조사로서의 그들이 아닌, 세계 최고의 엔진을 제작하는 기업으로 더 이름이 높다. 그들의 이름은 바로, `롤스로이스(Rolls-Royce)`다.



세계에서 가장 호화로운 자동차를 만드는 제작사로 손꼽히는 롤스로이스(Rolls-Royce)는 찰스 스튜어트 롤스(Charles Stewart Rolls)와 프레드릭 헨리 로이스 경(Sir Frederick Henry Royce)가 공동으로 설립한 `롤스-로이스 유한회사(Rolls-Royce Limited)`를 그 뿌리로 하고 있다. 이들은 처음부터 자동차 분야와 함께, 항공기용 엔진 등을 제작하는 중공업 분야가 동시에 운영되고 있었다.


이들은 두 차례의 세계대전 동안 연합군의 항공 전력에 사용된 수 많은 엔진을 공급했다. 이 시기에 만들어진 엔진들 중 최고의 걸작품으로 손꼽히는 엔진은 바로, `전쟁을 이긴` 명기, `멀린(Merlin)` 엔진이다. 이 엔진을 사용한 대표적인 항공기로는 영국의 하늘을 지킨 `수퍼마린 스핏파이어(Supermarine Spitfire)`와 `호커 허리케인(Hawker Hurricane)` 전투기 등이 있으며, 미국의 P-51 머스탱에도 탑재되어, 머스탱의 성능을 비약적으로 끌어 올리는 데 일조했다. 또한, 5~60년대를 전후로, 영국의 산업계에 경영합리화의 바람이 불면서 롤스로이스는 M&A를 통해 그 덩치를 키워갔으며, 이 때, 세계 최초의 초음속 여객기인 `콩코드`에 탑재된 `올림푸스` 엔진을 개발하는 성과를 올렸다. 또한, 그들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록히드 사의 신규 개발 3발 여객기, L-1011에 장착될 새로운 엔진을 개발 및 독점 납품 계약을 따내며, 사업에 박차를 가했다.



하지만 새로운 엔진의 개발이 난항을 거듭하면서 록히드에 납품하기가 어려워지자, 1971년에 법정관리에 들어갔으며, 이어진 영국 정부의 국유화 조치 이후, 자동차 분야와 분사가 진행되었다. 태어날 때부터 한 몸이었던 롤스로이스 자동차와 롤스로이스 엔진이 분리가 되는 순간이었다. 이후, 롤스로이스의 자동차 사업부는 현재는 BMW에 인수되어 `롤스로이스 모터카(Rolls-Royce Motor Cars)`로 명성을 잇고 있으며, 중공업 분야는 현재, `롤스로이스 plc(public limited company: 주식회사와 유사한 개념)`라는 이름으로, 영국의 대표 중공업 기업으로 활동하고 있다.




롤스로이스 plc는 본업인 항공기 엔진은 물론, 선박용 엔진, 발전 설비 등을 제작하고 있다. 현재 생산중인 항공기용 엔진으로는 양대 여객기 제작사인 보잉과 에어버스 등에서 사용하고 있는 트렌트(Trent) 계열 엔진들이 있다. 세계 최대의 여객기인 `에어버스 A380`에 탑재되는 롤스로이스의 `트렌트 900` 엔진이 그 예 중 하나다. 그 외에도 유로제트 컨소시엄을 통해 공동 개발한 유로파이터 타이푼 전투기의 EJ200 엔진이 있으며, 미국의 GE와 F136 엔진을 공동 개발했다. F136 엔진은 스텔스 전투기인 F-35의 엔진으로 사용된다.




또한, `빅커스 plc`를 흡수한 이후, 선박용 엔진 부문에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대표적으로 버젠(Bergen) 계통의 디젤/중유 겸용 엔진이 있으며, 항공기용의 트렌트 800을 바탕으로 개발한 마린 트렌트(Marine Trent, MT) 가스 터빈 엔진이 있다. 이 엔진은 현재 건조 중인 영국 왕립 해군의 최신예 항공모함, `퀸 엘리자베스급 항공모함`에 사용될 예정이다. 또한, 독일의 유서 깊은 엔진 제작사인 `MTU`를 인수하고 선박 엔진 부문을 `롤스로이스 파워 시스템 AG`로 재편하여, 사업의 역량을 더욱 키워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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