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SUV 시장, 제 2막이 열리다
상태바
소형 SUV 시장, 제 2막이 열리다
  • 윤현수
  • 승인 2017.08.03 16: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올해 가장 뜨거운 시장으로 예측되는 국산 소형 SUV 시장이 드디어 만원이 됐다. 더욱 신중한 상품을 내놓으려 한 것인지, 참전을 미뤄오던 현대차도 글로벌 모델이라 크게 외치며 `코나`를 내놨고, 기아차는 가격대비 가치를 강조한 `스토닉`을 내놓으며 니로와 함께 `투 트랙` 전략을 택했다.

드디어 모인 다섯 대, 니로까지 더하면 여섯 대의 소형 SUV들이 각자의 매력을 뽐내며 시장에서 높은 호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시장의 모든 멤버들이 처음 판매 집계에 포함된 지난 7월, 니로를 포함한 국내 브랜드의 소형 SUV 시장은 13,855대로 티볼리, QM3, 트랙스만 존재했던 2년 전과 비교하면 1.9배 가량 늘어난 수치를 자랑했다. (2015년 7월 – 7,276대)

특히 출시 이후 굳건히 수위를 지키고 있는 쌍용차 티볼리는 현대기아차 소형 SUV 듀오의 출현에도 1위 자리를 지킨 것이 눈에 띈다. 특히 수요 하락 폭이 크지 않은 데다, 전반적인 자동차 시장이 내림세에 있었음을 고려하면 여전히 기특한 성적이다. 그러나 코나는 출시만 일찍이 했을 뿐, 주인들에게 본격적으로 안긴 시점은 7월 2주차부터였다. 따라서 사전계약 대수 및 7월 출고 상황을 감안하면 8월 성적에선 티볼리가 코나에게 자리를 내줄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대기아차 듀오는 소형 SUV의 파이를 키우는 결과를 낳았고, 더욱 넓어진 중원에서 치열한 대결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모델 가짓수가 더해진 것과 더불어, 기존에 존재했던 터줏대감들은 페이스리프트와 연식변경을 이루며 상품성 강화를 이뤄왔다. 점진적으로 커지는 시장인 만큼, 결코 포기할 수 없기에 제조사들은 매우 작심하고 칼날을 갈아왔다.

유일하게 유럽에서 수입을 통해 판매되는 르노삼성 QM3는 유럽 소형 크로스오버 시장에서 3년 연속 판매 1위를 달성한 `르노 캡처`의 한국 `패치` 모델이다. 클리오 플랫폼으로 다져진 덕에 유러피언 감성 짙은 몸놀림에 고급감보다는 실속에 초점을 맞춘 차량이었다.

특히 저배기량 디젤 엔진에 듀얼클러치 변속기의 조합으로 연료효율성 측면에서 최고를 자랑했던 과거와 마찬가지로, 17인치 휠을 장착해도 복합 기준 리터당 17.3km의 연비를 자랑한다.

지난 7월 말에는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며 SM6, QM6와 마찬가지로 신세대 르노 디자인을 새로 입었다. 섬세하고 예리한 디테일 덕에 세련된 얼굴로 변모한 것이 특징이다.

겉모습만 일신한 것이 아니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업데이트하고 디스플레이 사이즈도 한껏 키웠다. 여기에 운전석 시트에 더해진 암레스트는 수납공간 역할도 겸해서 편의성이 매우 향상되었다. 새로 적용된 LED 퓨어 비전 헤드램프나 시퀀셜 방식 방향 지시등은 고급감을 살리는 아이템이기도 하다.

르노삼성자동차 박동훈 사장은 해당 모델의 출시행사를 통해 국내 소형 크로스오버를 일굴 초기 멤버로서, 다시금 시장에서 주목 받을 수 있음을 자신했다. 특히 약점으로 꼽히던 고급감이나 편의장비를 강화하며 실속만 있었던 QM3에게 부가적인 가치를 더한 것이 주목할 점이다.

쉐보레 트랙스는 이미 작년에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며 내외관 디자인을 대폭 개선했고 꾸준히 지적되어오던 가격도 내리며 상품성을 크게 향상시켰었다. 회심의 부분변경은 최대 경쟁 모델이던 르노삼성 QM3 출시 이후 줄곧 패배의 쓴 잔만 마시던 과거를 벗어나 판매량의 대폭 상승도 이끌어냈다.

그리고 현대기아차 신참들이 투입되기 직전, 시장 격변에 대비하기 위해 쉐보레는 2018년형 트랙스를 내놓았다. 사실 연식변경이기에 변화 폭이 크진 않지만, 최고 트림 가격 인하와 더불어 스페셜 에디션을 추가하고, 수동변속기를 신규 적용했다.

특히 오펠제 6단 수동변속기 적용은 첫 출시 이후 꾸준히 호평 받아온 스포티한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기폭제가 되었다. 더욱 저렴한 제작 단가 덕에 시작 가격도 1600만원대로 떨어져 가격 경쟁력도 한층 높였다.

그리고 데뷔 이후 한 차례도 왕좌를 뺏긴 적이 없는 티볼리도 2년 반만에 디자인을 개선했다. `티볼리 아머`라 이름 붙인 신형 모델은 다소 어색한 느낌이 있었던 범퍼 디자인을 단단하면서 깔끔하게 바꿔 심미성을 더한 것이 특징이다.


이외에도 도어 트림이나 시트에 퀼팅 패턴을 적용하고 센터페시아 및 스티어링 휠의 인터페이스를 소폭 개선하긴 했으나 눈에 띄진 않는다. 이미 쌍용차가 소형 SUV 시장에서 티볼리의 자리를 굳건히 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상품성 개선을 이뤄왔던 탓이다.

가령 2015년 중반에는 디젤 모델과 4WD 시스템을 추가했고, 2016년 3월에는 컴팩트 SUV도 견제하는 `티볼리 에어`라는 베리에이션 모델도 내놨다. 여기에 작년 9월에는 연식변경 모델을 출시하며 ADAS 시스템을 대폭 더했다. 결과적으로 안전에 대한 신뢰도까지 더하며 출시 이후 꾸준히 빈 곳을 메워왔다.

브랜드의 사활을 걸었고, 기사회생을 가능케 한 효자모델이기에 할 수 있었던 막대한 투자였다. 그런데 이제 굳건했던 벽에 금이 갈지도 모르겠다. 소비자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등장한 현대기아차 소형 SUV 듀오가 시장에 모습을 드러낸 탓이다.

우선 ix25, 크레타와 같이 현대자동차의 소형 SUV 역할을 해오던 모델을 제치고 글로벌 소형 SUV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코나`가 시장의 대격변을 일으키기 직전에 이르렀다.

코나는 경쟁 모델들은 물론, 브랜드 내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전위적 디자인을 가진 것이 최대 특징이다. 도어를 열고 들어가면 영락없는 현대차의 내부 구성을 지녔으나, 밖에서 보기엔 캐스캐이딩 그릴 이외에 현대차라는 흔적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물론 코나는 뒤늦은 탄생을 고려한 것인지 철저히 `올라운드 플레이어`를 지향했다. 현대차는 국내 SUV 시장에서 코나가 최상위 포식자로 거듭나길 바라고 있다. 가령 ADAS를 몽땅 더해 최첨단 이미지를 더하고자 했고, 고급 편의 장비들도 아낌없이 적용했다. 장비 적용 제한으로 단가를 낮추기보다 최대한 높은 상품성을 구현하기 위해 넣을 수 있는 것은 모두 때려 넣은 느낌이다.

여기에 스포티한 이미지도 짙게 설정하고자 했다. 1.6리터 T-GDi 엔진을 장착하여 동급 최고의 파워와 가속력을 지녔고, 낮은 차체로 역동적인 핸들링을 구현하고자 했다. 유사한 이미지를 지닌 쉐보레 트랙스와도 자주 비교되는 대목이다.


여기에 1.6리터 디젤 엔진과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도 더해 높은 연료효율성까지 구현했다. 현대차의 튜닝 서브 브랜드인 `TUIX` 모델까지 포함되어 가격대가 1,895만원~3,090만원까지 아주 폭 넓게 구성되어 있다.

고급, 그리고 가장 스포티한 소형 SUV로의 포지셔닝을 원한 코나와는 달리, 기아차 소형 SUV인 스토닉은 방향성이 다소 다르다.


기아차가 강조하는 스토닉의 최대 장점은 바로 `가격대비 가치`로, 1.6리터 디젤 엔진을 유일하게 탑재했지만, 시작 가격이 1,895만원으로 디젤 모델로서는 가장 저렴한 가격대를 지녔다. 이러한 구성으로 실속을 챙기기 원하는 소비자들을 서서히 유혹하기 시작했다.

최초 출고가 시작된 7월 판매량은 1,342대의 판매량을 보이며 목표 월간 판매 대수인 1,500대에 못 미쳤으나, 7월 한달 간 온전히 출고가 이뤄진 게 아니라 8월에는 무난히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여기에 소비자들의 반응도 상당히 좋은 편이라 목표 판매 수치를 초과할 가능성도 농후하다.

특히 온갖 기교가 들어간 디자인으로 호불호가 갈리는 코나에 비해 대중성이 높지만 기아차의 아이덴티티도 담아낸 깔끔한 디자인도 호평 중이다. 엔트리 트림부터 기아차의 ADAS 패키지인 `드라이브 와이즈`를 선택할 수 있는 것도 주목할 만한 점. 코나와 동일한 엔진을 사용하지만 저출력 사양으로 튜닝하여 더 우수한 연비 (17km/l)를 구현하기도 했다.

기아차 RV 가문의 손위 모델인 쏘울이나 니로와 최대한 간섭을 없애기 위해 파워트레인 구성도 담백하게 꾸몄으나, 올해 말엔 가솔린 모델도 추가로 투입할 예정에 있다. 코나는 올라운드 플레이어로서 하이브리드 모델 및 여타 베리에이션 모델들을 두둑이 추가할 예정이지만, 스토닉은 형들의 역할까지 직접적으로 침범하진 않을 전망이다.

가격대비 가치를 강조한 스토닉, 유러피언 감성을 더욱 짙게 하고 상품성 향상으로 과거의 영광을 누리려는 QM3, 수동변속기 신규 적용으로 스포티한 이미지를 강조하는 트랙스, 1위 자리를 철통 방어하기 위해 갑옷까지 입은 티볼리. 그리고 올라운드 플레이어로서 부담감이 가득한 코나까지. 한국 자동차 시장을 뜨겁게 달굴 소형 SUV 시장의 주역들이 모두 등장했다.

쉐보레 트랙스와 르노삼성 QM3, 쌍용 티볼리가 3자 구도를 만들던 시기에 이은 `제 2막`이라고 거창하게 이름붙여도 될 만한 대격변이다. 각자가 지닌 매력이 모두 상이한 만큼, 소비자들은 지갑 사정에 따라, 개개인의 취향에 따라 즐거운 마음으로 선택하기만 하면 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