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어캐치를 숨겨 스포티한 매력을 더한 자동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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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어캐치를 숨겨 스포티한 매력을 더한 자동차들
  • 윤현수
  • 승인 2017.09.01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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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그마한 A세그먼트카도 스포티한 디자인을 추구하는 시대다. 우리나라 도로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경차도 날카로운 눈매에 한껏 인상을 쓴 모양새를 지녀 차급을 불문하고 `스포츠`를 외치는 듯하다.

스포티한 디자인을 지향하기 위한 수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특이하게 도어캐치를 일반적인 위치에서 벗어나게 설정하거나 의도적으로 숨겨 색다른 매력을 선사하는 자동차들이 있다. 도어 절개선은 선명히 보이는데 도어캐치가 없어 탑승자를 당황시키기도 한다.

지금 도로를 나가도 당장에 마주할 수 있는 소형차나, 배기음을 웅장하게 내뱉으며 관능미를 자랑하는 스포츠카들과 같은 다양한 차급에 스며든 방식이다. 기발한 눈속임으로 스포티한 디자인과 유니크함을 더하는 자동차들을 모아보았다.

쉐보레 스파크 / 아베오

쉐보레 미니 – 슈퍼미니 형제들은 겉보기엔 제법 스포티한 해치백들이다. 모두 리어 도어캐치를 그린하우스 끄트머리에 교묘하게 숨겼다.

특히 스파크는 선대 모델부터 현재까지 이러한 디자인 수법을 이어오고 있어 나름의 아이덴티티가 확립되고 있다. 쉐보레는 이를 '시크릿 리어 도어 핸들'이라 칭하며 실용성과 심미성이 결합된 구조를 완성했다고 한다.

실제로 도어 캐치 위치에 익숙해진다면 문을 여닫는 것도 쉬운 편이며, 도어캐치가 없어 테일램프에서 시작된 캐릭터라인이 깔끔하게 마무리되며 제법 예쁜 사이드뷰가 완성된다.

아베오 역시 세단 모델은 일반적인 도어캐치 디자인을 지니지만, 해치백 모델은 스파크와 마찬가지로 도어캐치를 그린하우스 끝자락에 숨겼다. 덕분에 C필러가 단단한 3도어 해치백의 감각을 전한다.

현대 벨로스터

변종 느낌 물씬 드는 벨로스터도 리어 도어캐치를 숨긴 자동차다. 사실 숨기긴 했는데, 벨로스터는 리어 도어를 한 짝만 가지고 있는 2+1도어 스타일의 독특한 바디를 지녀 좌 운전석 모델 기준으로 오른쪽에만 리어 도어가 있다.

따라서 왼쪽에서 정측면을 바라보면 쿠페를 연상시키는 루프라인에 완벽한 3도어 타입 바디를 지녔는데, 오른쪽에서 바라보면 자그맣게 리어 도어를 마련해 놓고 그린하우스 끄트머리에 도어 캐치를 달아놓았다.

벨로스터는 실용성과 멋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기발한 차체 구성에, 한 쪽 밖에 없는 리어 도어 캐치마저 절묘히 숨겨놓아 색다른 매력을 자랑한다.

시트로엥 DS4

컴팩트 해치백, 그리고 SUV를 섞어놓은 듯한 오묘한 크로스오버, DS4 역시 도어캐치를 숨겼다. 워낙 안팎으로 개성이 특출 난 모델이라 상대적으로 부각이 덜 되지만, 벨트라인의 크롬 끝자락에 도어 캐치를 몰래 끼워넣었다.

오버행이 길고 차고가 다소 높은 차체를 지녀 본질이 스포티함을 강조하는 차량이라 보긴 힘들지만, 완만하게 떨어지는 루프라인과 도어캐치를 숨겨놓아 일말의 역동적인 느낌이 있어 상당히 오묘한 느낌을 전하는 독특한 자동차다. 사실 출시된 지 오래된 모델이지만, 아직도 마음이 복잡하다.

스즈키 스위프트

얼마 전, 스포티한 매력으로 일본 현지는 물론 해외 시장에서도 꾸준히 사랑받아온 스즈키의 소형차, 스위프트의 신형 모델이 출시되었다. 일본 소형차답게 급이 상당히 낮은 모델임에도 DSBS를 비롯한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을 장착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박스 타입의 독특한 바디 스타일을 계승하여 헤리티지를 유지했다.

조금 더 둥글둥글 해진 차체에는 이전에 없던 디테일이 추가되었다. 리어 윈도우와 리어 윈드실드가 이어지는 `다리` 부분에 도어캐치를 삽입했다.

전반적인 비례가 제법 보수적 색채를 지니기도 했고 전고가 미친 듯이 낮아 스포티한 아우라를 뿜어내는 디자인도 아니지만, 활달한 운동신경으로 정평이 났던 선대 모델들의 전례로 보아 도어 캐치를 숨긴 모양새는 스위프트를 제법 뜨거운 해치백으로 보이게 한다.

닛산 쥬크

해치백들만 도어 캐치를 숨기는 건 아니다. 닛산 브랜드의 `역대급` 변종으로 여겨지는 소형 SUV, 쥬크의 리어 도어를 주목하자. 소형 SUV 시장이 현재와 같이 부풀어 오르기 이전에, 독보적인 개성으로 시장에서 인기를 끌어온 쥬크는 어느 한 곳 독특하지 않은 곳이 없다.

콰자나 컨셉트가 보여준 빵빵하게 부풀어 오른 차체, 그리고 모서리에 붙어있는 램프들은 많은 이들을 경악하게 했다. 그러나 컨셉트카였기에 어느 정도 용인되었던 요소들이었다. 그러나 그 기묘한 디자인이 현실로 이루어졌다.

램프들의 위치와 형상, 멋대로 부풀린듯한 몸집이나 범퍼 형상 등, 독특하지 않은 부분이 없는 쥬크는 도어 캐치도 C필러 부근에 숨겼다. 차량 특성엔 사실 잘 어울리지 않는 디자인 요소이지만, `개성`이란 단어가 머릿속을 지배하게 만드는 쥬크라면 히든 도어 캐치도 크게 이상한 건 없어 보인다. 

재규어 F 타입

재규어의 아이코닉 로드스터, F타입은 도어가 밋밋하다. 캐릭터라인이 잘 보이지 않는 건 둘째치고, 도어캐치가 있는 것 같긴 한데, 도통 손에 쥘 수가 없다. 손가락으로 눌러봐도 반응이 없다.

재규어는 위에서 설명했던 자동차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도어캐치를 숨겼다. 단순히 필러 속에 교묘히 숨긴 게 아니라, 제법 정직한 위치에 도어캐치를 놔두고 필요할 때만 ` 튀어나오도록` 설계했다. F타입에 가까이 다가가서 도어 열림 버튼을 누르면 도어캐치가 '팟하고 튀어나온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밖으로 끌어낸 도어캐치를  잡고 거대한 도어를 열면, 그제야 스포츠 감성 넘치는 시트에 몸을 맡길 수 있다.

맥라렌 MP4-12C

로드카 시장에 간만에 발을 들인 맥라렌의 메인스트림 슈퍼카로 활약했던 MP4-12C의 도어를 여는 방식도 상당히 재미있다.

맥라렌은 도어캐치가 차체 표면 위로 살짝 솟아올라 공기의 흐름을 방해한다고 생각하여 아예 도어캐치를 지우고, 버튼으로 도어 작동을 구현했다. 숄더라인 아래에 크게 잡힌 주름 안쪽에 버튼을 마련하여, 살짝 누르면 거대한 도어들이 나비처럼 날개를 편다.

렉서스 LFA

매끈한 도어 패널을 지닌 LFA를 보면 당최 차 문을 어떻게 여는 건지 짐작도 안 간다. 액정이 달린 스마트키로 여는 것인가 하면 그런 것도 아니다. 맥라렌은 어깨선 아래쪽에 `버튼`을 숨겨놓았고 렉서스는 어깨선 위에 도어를 열기 위한 장치를 숨겼다.

노즈에서 시작된 공기의 흐름이 어깨선을 지나 둔부로 흘러나가는 그 통로에 도어 열림을 위한 버튼이 있다. 맥라렌처럼 휘황찬란하게 도어가 열리는 건 아니지만, 슈퍼카가 극복해야 할 `공기의 흐름`을 위한 장치 속에 재치를 발휘한 것이 매우 흥미롭다.

공기역학, 그리고 디자인에 초점을 맞춘 재치 있는 설계 덕에 LFA는 컨셉트카 시절의 매끈한 몸매를 유지했다. 얼굴은 성형수술을 한 듯 전혀 달라졌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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