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카 세계의 진주들]작고 강한 BMW의 시작, BMW 02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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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카 세계의 진주들]작고 강한 BMW의 시작, BMW 02시리즈
  • 박병하
  • 승인 2017.09.05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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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모델군 중 가장 스포티한 성격을 보여주는 모델로는 2, 3, 4시리즈로 대변되는, 상대적으로 작은 차들을 꼽을 수 있다. 2, 3, 4 시리즈는 가히 BMW의 정수라고 할 수 있는 스포티한  성격이 가장 잘 드러나는 모델군이다. 2시리즈 쿠페는 작고 가벼운 차체와 충분한 성능의 동력계, 그리고 후륜구동이 이루는 시너지가 각별한 인상을 남긴 바 있다. 3시리즈는  등장 이래 줄곧 스포츠 세단의 기준으로 손꼽히며, 4시리즈는 3시리즈  보다 BMW다운 스포티함을 잘 간직하고 있는 모델로 여겨진다.


오늘날 BMW에서 작은 차들이 차지하고 있는 위상은 상당하다. 그런데 이들은 하나의 조상과 이어져 있다. 이 차는 3시리즈의 직계 조상으로 현존하는 모든 ‘작고 강한 BMW’의 개발 이념적 바탕이 되는 모델이다. 아울러 이 차는 BMW 양산차 최초로 터보 엔진을 탑재한 모델이기도 하다. 이 차의  이름은 ‘BMW -02 시리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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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의 ‘-02 시리즈’는 BMW가 1962년에  발표한 노이에 클라쎄(獨 Neue Klasse, 英 New Class) 세단의 단축형 모델로 등장한 일련의 2도어 세단  모델군을 일컫는 말이다. BMW 노이에 클라쎄 세단들은 지금의 3,  5, 7시리즈로 대변되는 BMW의 세단 라인업의 전신이다.  종래에 비해 한 단계 높아진 성능과 품질로 당시 전후(戰後)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었던 BMW를 회생시키고 고급 제조사의 반열에  올린 기념비적인 모델들이다.


4도어 세단 형태가 기본인 노이에 클라쎄 세단의 첫 번째 주자인 BMW 1500은 유럽은 물론, 미국 시장에서도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 특히 미국 시장은 전통적으로 2도어 모델의 수요가 높은 편이었기에  신차의 흥행을 위해서는 2도어 모델이 꼭 필요했다. 이에  따라 BMW는 노이에 클라쎄 세단을 바탕으로 한 2도어 모델의  개발에 착수했다. 그리고 4년 후인 1966년의 제네바 모터쇼에서 BMW 1600 세단을 바탕으로 한  ‘BMW 1600-2’를 공개하기에 이른다. BMW 소형  쿠페 02 시리즈의 첫 번째 차가 탄생한 순간이었다.


작고 강한 BMW의 첫 주자, BMW  1600-2(1602)

BMW 02 시리즈의 첫 주자인 BMW  1600-2(1602)는 2도어 세단이었다. 차명의  ‘2’는 2도어를 의미한다.  오늘날의 기준으로는 2도어 구성의 노치드 쿠페라고 할 수 있다. BMW 1600 세단의 휠베이스를 줄이고 뒷문을 떼어내는 등의 소형화 작업을 거쳐 만들어졌다. 휠베이스는 50mm 줄어들었지만 길이는 무려 300mm나 줄어들었고 폭도 120mm나 좁아졌다. 하지만 이러한 소형화 설계 덕분에 1600-2는 940kg에 불과한 가벼운 몸무게를 자랑했다. 이는 동형의 세단에  비해 무려 130kg이나 가벼워진 몸무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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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전반은 세단의 것을 대부분 가져왔으나 디테일 면에서는 다른 점이 많았다.  헤드램프는 한 쌍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이는 이후의 BMW  세단모델들이 2연장 헤드램프를 사용하는 것과는 다른,  02시리즈만의 아이덴티티 중 하나였다. 테일램프는 원형의 컴비네이션 램프를 사용하였는데, 이 역시 02시리즈의 주요 디자인 아이덴티티이기도 하다. 또 하나의 특이한 점은 후면 엠블럼이 정중앙에 위치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  역시 02시리즈만 가진 아이덴티티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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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스펜션은 전륜 맥퍼슨 스트럿/코일스프링, 후륜 세미 트레일링 암/코일 스프링 구조의 4륜 독립식으로 구성되었다. 브레이크는 전륜 240mm 디스크, 후륜 200mm  드럼으로 구성되어 충분한 제동력을 발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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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1600-2의 심장은 BMW1600  세단에 탑재된 1.6리터(1,673cc) SOHC 직렬 4기통 엔진이었다. 세단 사양과는 달리, 압축비를 8.6:1로 조정하고 보다 고성능의 카뷰레터를 사용하여 85마력/5,700rpm의 최고출력을 발휘했다. 엔진은 4단 수동변속기와 함께 파워트레인을 구성하며, 최고 속도는 162km/h에 달했다. 이후 1967년에는 컨버터블 모델과 함께, 105마력의 성능을 내는 고성능 모델인 1600-2TI를 추가했다.


BMW 최초의 터보 심장을 품다 –  BMW 2002

1968년, BMW 1602의  상위 차종으로서 처음 등장한 BMW 2002는 현재 BMW의 02 시리즈 중 가장 잘 알려진 모델이다. 2002는 오늘날  BMW 5시리즈의 전신에 해당하는 모델인  BMW 2000의 엔진을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외관 디자인은 02시리즈 특유의 원형 테일램프와 한 쌍의 헤드램프를 그대로 가지고 있다. 하지만  1602에 비해 더욱 고급스럽게 치장한 디테일을 지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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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2002는 작은 차체와 어울리지 않는 강력한 성능을 품은, ‘작고 강한 BMW’의 원류라 할 수 있다. 2002에 탑재된 엔진은 BMW 2000의 2.0리터 엔진이다. 이 엔진은  100마력/5,500rpm의 최고출력을 발휘했다. 중량이 1톤도 안 되는 작은 차체를 지닌 소형의 후륜구동 쿠페에게는 차고 넘치는 힘이었다. 컨버터블 모델도 존재하였는데, 차체 강성을 위해 타르가 탑 구조를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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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BMW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BMW는 2002를 발표하면서 고성능 모델인 2002Ti 역시 함께 발표했다. 2002Ti는 1602Ti와 마찬가지로 압축비를 높이고 보다 고압의 트윈 카뷰레터를 사용,  120마력에 달하는 최고출력을 냈다. 변속기는 4단  혹은 5단 수동변속기가 준비되었고 최고속도는 1602Ti를  뛰어 넘는 185km/h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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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1년에는 최초의 기계식 연료분사 시스템(인젝션)을 채용한 2002Tii를  발표했다. 이 차는 그동안 BMW가 02 시리즈로 DTM 등의 투어링카 레이스에 참가하면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고성능 모델이다. 퀴겔피셔(Kügelfischer)의 인젝터를 채용한 엔진은 9.5:1의 압축비와  함께 130마력에 달하는 출력을 낼 수 있었고, 전용의 4단 수동 변속기와 맞물려 최고 190km/h의 속도를 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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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1973년, BMW는 2002에 BMW 양산차 최초로 터보 엔진을 올렸다. 이 엔진은 BMW 항공기 엔진 기술에서 사용되었던 터보차저를 활용한  것이었다. 이 엔진은 2002Tii와 같이, BMW가 투어링 카 레이스에 참전하면서 얻은 경험을 토대로 만들어졌다. 퀴겔피셔의  기계식 인젝터와 독일제 터보차저로 무장한 이 엔진은 2002Tii에 비해 30%나 향상된 출력을 보여주었다. BMW 최초의 터보 양산차인 2002터보의 최고출력은 170마력에 달하여, 당대에서도 손꼽히는 고성능이었다. 외관 디자인 역시 다른 2002에 비해 부풀려진 휀더와 넓어진 전/후륜 윤거 등으로 확연히  구분되었다. 그러나 1973년 벌어진 1차 오일쇼크로 인하여 불과 1,672대만 생산된 것을 끝으로 단종되고  말았다.


02 시리즈의 다른 형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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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1년에 등장한 ‘1802’는  1602와 2002의 사이에 위치하는 모델로 만들어졌다. 차체 크기 및 디멘젼은 1602와 대부분이 동일하였으며, 엔진은 BMW 1800의 것을 가져왔다. 섀시와 브레이크 등의 세부 사양은 1602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73년에는 외관 디자인에 일부 변경이 가해졌다. 이 외에도 ‘투어링’이라 명명된 3도어  해치백 형태의 바리에이션도 존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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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5년는 사양을 낮춰서 가격을 내린 저가형 모델인 ‘1502’도 등장했다. 이 때는 이미 02 시리즈의 뒤를 잇는 후계자인 3시리즈가 이미 발표된 뒤였다. 하지만 3시리즈의 가격이 종래의 02  시리즈에 비해 더 높았기 때문에 저가형 모델 수요를 잡기 위해 한시적으로 존속시킨 것이었다. 02 시리즈  역사의 가장 마지막 장에 등장한 1502는 1977년까지  생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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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BMW는 02 시리즈의 탄생 50주년을 기리는 컨셉트카, ‘2002 오마쥬’ 컨셉트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클래식카 축제, 콩코르소 델레간차 빌라 데스테(Concorso d'Eleganza Villa d'Este)에서 공개된 이 컨셉트카는 오늘날 ‘작고 강한 BMW’의 정점이라 할 수 있는 M2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디자인 면에서는 현재 BMW가 전개하고 있는 스타일은 물론, 02 시리즈의 상징과도 같은  상어 머리 모양 전면부와 싱글 헤드램프, 그리고 2002터보의  상징인 과격한 오버휀더 등을 현대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이 외에도 BMW는  세계 최대의 클래식카 축제인 페블비치 콩쿠르 델레강스 출전을 위한 2002 오마쥬 컨셉트를 따로 제작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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