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력전 벌인 9월 자동차 시장, 결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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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력전 벌인 9월 자동차 시장, 결과는?
  • 윤현수
  • 승인 2017.10.11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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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장 10일에 걸친 연휴 탓에 영업일수가 대폭 빠지는 10월은 브랜드 고저차를 막론하고 판매 실적 하락이 불 보듯 뻔한 상황이 되었다. 이런 와중에 제조사들은 `역대급` 연휴 직전까지 총력전을 가했다. 지난 9월은 화끈한 프로모션들과 함께 차가웠던 8월보다 확실히 개선된 실적을 자랑했다.

휴가철 시장 위축과 함께 1만 대 벽이 깨졌던 현대차 그랜저는 9월에 1만 1,283대를 기록했다. 또한 기아차 쏘렌토의 약진도 눈부시다. 그랜저의 턱밑까지 쫓아왔던 쏘렌토는 28.9%의 판매량 상승을 통해 기어코 1만 대의 벽을 넘어섰다.

가장 많은 관심이 쏠렸던 소형 SUV 시장은 여전히 혈투가 진행 중이다. 선두를 차지하기 위한 승부의 주인공은 현대차 코나였다. 9월 한 달간 5,386대의 판매량을 기록한 코나는 티볼리를 약 300대가량 차이로 꺾었다. 사실 티볼리 판매량 5,097중 1200대가량이 티볼리 에어임을 감안하면 단일 모델 기준으로는 격차가 더욱 커진 셈이다.

하위권 싸움은 판세가 명확히 드러났다. 기아차 스토닉은 1,932대를 기록하며 각각 1,213대, 724대를 판매한 트랙스와 QM3를 제치고 3위 자리에 완전히 정착했다. 현대차그룹이 지시한 임무 분담이 상당히 잘 먹혀 들어가고 있음을 이야기하는 대목이다.

중상위권 그룹 내에서 단연 돋보이는 상승세를 기록한 차량은 기아차 니로다. 소형 SUV의 범람으로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바랠 것으로 예측했으나, 하이브리드 SUV로의 독보적 영역 구축에 성공하여 판매량이 무려 70.3%나 상승했다. 이러한 약진 덕에 판매 순위도 다섯 계단 끌어올렸다.

국산차 제조사들의 9월 전체 판매량은 13만 3,551대를 기록하며 지난달보다 1만 2,704대가 더 팔렸다. 그러나 현대차그룹의 점유율이 80%를 상회하며 한국GM과 RSM, 쌍용차는 상대적으로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

그 와중에 쌍용차는 사상 최초로 현대차, 기아차에 이어 시장 점유율 3위를 차지하는 성과를 이뤘다. 9월의 쌍용차는 국내 유일 픽업 트럭인 코란도 스포츠의 활약상, 점차 자리를 잡아가는 G4 렉스턴과 1위 탈환엔 실패했어도 여전히 강력한 면모의 티볼리 덕이 컸다. 이 효자 모델들 덕에 점유율도 소폭 끌어올리고 월간 판매량도 1200대가량 증가시킬 수 있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이변은 다분히 상대적 원인이 크게 작용했다. 절망적인 상태에 빠진 한국 GM이 고꾸라진 탓이었다. 시장의 전반적인 오름세에도 불구하고 주력 모델들의 부진으로 전체 판매량은 되려 곤두박질쳤기 때문이다. 실적 개선의 찬스를 놓쳐버린 셈이다.

스파크는 판매량 15.8%가 감소한 3,396대를 기록했고, 말리부 역시 11.5%가 감소한 2,190대를 기록했다. 카테고리 경쟁자들의 새로운 출몰에도 좋은 성적을 이어나갔던 트랙스도 잠깐 숨을 골랐다.

결과적으로 국산차 시장에서 한국 GM의 시장 점유율은 8.3%에서 6.7%까지 하락하며 풀 라인업을 구비한 브랜드 답지 않은 아쉬운 면모를 보였다. 주요 원인은 주력 모델로서 시장에서 활개를 쳐야 할 크루즈가 전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59.1%의 충격적인 판매량 폭락 이후 개선이 전혀 이루어지지 못하고 판매량이 더욱 하락했다.

소형 SUV들의 득세로 컴팩트 세단들이 고군분투하고 있다지만 크루즈는 지나치게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상품성 저하가 눈에 선명히 보이는 르노삼성 SM3보다도 200대 이상 판매량이 낮다. (SM3 – 637대)

한편, 르노삼성자동차는 판매량은 소폭 끌어올렸으나 점유율은 조금 빼앗겼다. 쏘나타가 현상 유지를 이어간 것에 반해 최대 경쟁자로 떠올랐던 SM6는 판매량이 16.3% 감소하여 2,265대를 기록했다. 9월에 5위를 기록한 쏘나타와의 격차는 무려 4천 대 이상으로 판매 순위로 따지면 17계단 차이다.

주력 모델로 활약해온 QM3는 3개월 연속으로 판매량이 하락했다. 시장의 형세와는 정 반대의 면모다. 소형 SUV 시장이 점차 커져가는데 QM3의 밥그릇은 점점 줄어만 간다. 시장에서의 신모델 투입이 이어져도 긍정적으로 내다봤던 르노삼성 입장에선 뼈아픈 결과다.

그럼에도 RSM은 가뭄 속의 단비를 맞았다. 잠시 부진을 겪었던 QM6는 54.2%의 판매량 상승을 보이며 2,468대를 기록한 것이다. 특히 판매 순위를 다섯 계단이나 끌어올리며 간만에 2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연식변경을 통해 라인업을 대폭 단순화하고 편의장비 구성 대비 가치를 제법 높였던 SM5는 간만에 빛을 봤다. 두 배에 가까운 판매 상승을 이뤄 855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수치 상으로는 전월대비 82.7% 증가했으며, 판매 순위도 무려 8단계나 끌어올렸다.

해외 판매 역시 한국GM을 제외한 모든 브랜드가 활황세를 띄었다. 특히 현대차는 전월대비 20.9%의 증가를 보여 34만 대를 상회하는 기록을 보였다.

오름세가 명확했던 9월이었으나 한국 GM과는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였다. 앞서 언급했던 대로 풀 라인업에 가까운 구성원을 지닌 브랜드치곤 지나치게 위축된 결과다. 모델들의 수명 주기가 대체로 싱싱하다는 것을 감안하면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특급 연휴 직전, 총력전의 결과는 너무나도 선명하게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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