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그란 쿠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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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그란 쿠페
  • 안민희
  • 승인 2012.09.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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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밀하게 말하자면, BMW의 그란 쿠페는 쿠페가 아니다. 쿠페의 스타일을 빌려온 4도어 세단이다.


멋진 세단을 만들고자 하는 시도는 늘 있어왔다. 유선형 디자인을 접목하거나, 아예 직선으로 둘러싼 각진 모양을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2004년 메르세데스-벤츠가 CLS-클래스를 내놓으며 판을 바꿔버렸다. CLS는 기본에 충실한 벤츠가 스타일을 위해 실내 공간을 희생시켜가며 잔뜩 멋을 부려 만든 모델이다. 벤츠는 이를 4도어 쿠페라고 주장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CLS는 지금까지 17만대가 넘게 팔렸고, 4도어 쿠페라는 장르의 문을 열어젖혔다.


BMW 그란 쿠페는 그 뒤를 쫒는다. CLS를 정조준 했다. 하지만 아우디 A7, 포르쉐 파나메라 등의 모델과도 경쟁을 펼쳐야 한다. 그런데 그란 쿠페의 가격이 은근히 높다. 가장 저렴한 640i가 1억 850만원부터 시작이다. 경쟁자인 A7은 기본형이 8220만 원, CLS-클래스는 1억 300만 원부터 시작한다. 파나메라 시작가인 1억 2060만 원보단 적지만, 그란 쿠페의 가격은 확실히 높은 편이다.

디자인은 6시리즈 쿠페의 모습 그대로다. 뒷문을 없애면 쿠페가 된다 해도 믿겠다. 4도어 쿠페라는 소리가 실없는 소리는 아니었다. 뼈대도 그렇다. 6시리즈 쿠페를 기반으로 만들었다. 대신 휠베이스를 113mm늘렸다. 그란 쿠페의 길이는 이전 세대 7시리즈와 맞먹는다. 길이 5007mm에 휠베이스 2968mm다. 이전 세대 7시리즈의 길이는 5039mm, 휠베이스는 2990mm였다.


실내는 BMW 특유의 레이아웃을 갖췄다. BMW는 어느 시리즈를 타던 순식간에 익숙해진다. 세세한 차이는 있지만 구조가 같기 때문이다. 어림잡아 손을 뻗으면 예상한 위치에 원하는 스위치가 있다. BMW가 의도한 것 인지는 알 수 없지만, 마치 항공기의 조종석 같다. 항공기는 조종석 레이아웃을 통일한다. 항공기는 수백 개의 스위치를 조작하고 계기판도 상당히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조사마다 나름의 배치와 레이아웃을 통일해 조종사가 어떤 모델을 타던 쉽게 익숙해질 수 있게 했다.

그란 쿠페는 엔진별로 다양한 모델이 있다. V8 4.4L 트윈터보 엔진을 달은 650i 모델, 직렬 6기통 3.0L 트윈터보 디젤 엔진의 640d도 있다. 하지만 국내엔 직렬 6기통 3.0L 트윈터보 엔진의 640i 만 들어온다. 변속기는 8단 자동이다. 최고 출력은 320마력. 최대 토크는 45.9kg·m로 1300~4500rpm에서 낸다.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가속시간은 5.4초. 공인연비는 브레이크 에너지 재생, 오토 스타트 스톱 기능 등 연료 절감 기술을 이용해 10.4km/L를 낸다.


그란 쿠페는 무릎보호와 커튼을 포함한 총 8개의 에어백을 단다. 차체엔 충돌 센서가 달려 사고가 나면 도어락을 자동으로 해제하고, 실내등과 비상등을 자동으로 켠다. 주행안전장치는 DSC(다이내믹 스테빌리티 컨트롤)을 단다.

편의 장비는 상당히 많다. 풀 컬러 헤드업 디스플레이,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 차선 이탈 경고 시스템, 어댑티브 헤드라이트, 서라운드 뷰 등을 갖춘다. 익스클루시브 모델에는 컴포트 시트가 달린다. 아울러 어댑티브 드라이브, 인테그럴 액티브 스티어링, 컴포트 액세스, 뱅앤올룹슨 오디오, M 다이내믹 패키지 등으로 기본형과 차별을 뒀다.

그란 쿠페는 포르쉐를 제외한 독일 프리미엄 3사 브랜드의 차 중 가장 비싸다. 가장 비싸긴 해도 디자인으로 보나, 실내로 보나 그란 쿠페는 맛깔스러운 차다. 최근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의 기술력은 비등비등한 수준이다. 따라서 가장 늦게 선보인 모델이 가장 상품성이 좋은 경우가 많다. 그란 쿠페는 벤츠의 CLS와 아우디 A7, 포르쉐 파나메라 등의 경쟁자 중에서 가장 늦게 데뷔했다.

글 안민희│사진 BM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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