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리아를 누비는 작고 터프한 SUV, 라다 니바
상태바
시베리아를 누비는 작고 터프한 SUV, 라다 니바
  • 박병하
  • 승인 2017.11.28 10: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구 소련에서부터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러시아의 자동차산업은 대체로 서구권에 비해 다소 뒤처져 있다는 인식이 있다. 이는 러시아를 중심으로 한 소련 지역의열악한 도로 교통 환경과 더불어 ‘필요한 만큼만 생산하여 공급한다’는계획경제 하에 만들어졌다는 한계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소련 붕괴 이후 서구화와 더불어러시아의 경제가 살아나던 시점에서 러시아의 자동차 산업은 크게 발전해 왔다.

러시아에서 만들어지는 자동차들은 대부분 지상고가 굉장히높다. 또한 전통적으로 4륜구동 자동차의 인기가 아주 높은데, 이는 러시아의 지역적 환경에서 기인한 바가 크다. 러시아는 이미제국 시절부터 유라시아 대륙을 아우르는, 광대하기 이루 말할 데 없는 영토를 지녔었다. 그리고 소련이 해체되고 난 지금의 러시아 연방 역시 어마어마한 크기의 영토를 자랑한다. 현재 러시아 연방의 영토는 남한 영토의 약 170배 이상에 달한다. 그러나 제대로 포장된 도로는 모스크바나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도심지와 그 주변에나 존재하며, 지방의 국도는 비포장도로가 많다. 여기에 기본적으로 높은 연교차와눈, 비가 많은 기후조건 등, 자동차에게는 여러모로 혹독한땅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혹독한 환경에서 살아남은 자동차들 중에는 무려40여년 동안 거의 같은 모습과 같은 내용으로 생산된 차가 있다. 이모델은 SUV 모델로, 오늘날에도 러시아 국민들의 사랑을받고 있는 모델이기도 하다. 이 차의 이름은 ‘라다 니바(Lada Niva)’. 작고 투박한 생김새를 지녔지만 러시아의 형편없는 도로 상황에서도 생존할 수 있는 터프한SUV다.

라다 니바는 러시아 아브토바즈(АвтоВАЗ, AvtoVAZ)가1977년부터 생산해 온 4륜구동 SUV다. 아브토바즈 사는 1960년대 후반에 이탈리아 피아트와의 합작으로설립되어 경제적이고 실용적인 소형차를 만드는 것을 업으로 삼아 왔다. 이들의 수출용 브랜드가 라다(Lada)이며, 피아트 124를라이센스 생산한 ‘라다 쥐굴리(Lada Zhiguli)’가대표 모델로, 이 차는 냉전이 한창이었던 시절에도 서유럽쪽에도 활발하게 수출되었다.

라다 니바는 아브토바즈의 첫 독자 개발 모델이기도하며, 올해로 40주년을 맞이한 장수 모델이기도 하다. 차명인 니바(Нива, Niva)는러시아어로 들판을 의미한다. 고로 이 차는 들판을 거침없이 달릴 수 있는 SUV로서 만들어졌다.

라다 니바는 기본 설계부터 독특한 점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당대 SUV의 상식이었던 보디-온-프레임(Body-on-Frame)대신, 승용차의 모노코크 차체구조로 만들어졌다는 점이다.이는 본래 라다 니바가 처음 개발될 당시에 동사의 소형 해치백을 참고로 개발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여기에상시 사륜구동과 차동기어 잠금장치로 구성된 사륜구동 시스템을 적용하는 등, 당시에는 선진적인 구성을보여주었다.

엔진은 초기에는 기화기를 사용하는 라다 쥐굴리의 76마력 직렬 4기통 1.6리터SOHC 가솔린 엔진을 사용했고 변속기로는 5단 수동변속기를사용했다. 후기형 모델에서는 전자식 연료분사 기구를 탑재한 신형의 1.7리터엔진을 추가했으며, ABS 등의 전자장비도 추가되었다.

라다 니바는 러시아의 혹독한 도로 환경에서 살아남아야했던 차였기에 튼튼한 구조강도와 우수한 사륜구동 시스템이 필수였다. 따라서 라다 니바는 개발될 때부터 60cm 깊이의 강을 도하할 수 있고 1m 정도로 쌓인 눈 속을 뚫고지나갈 수 있으며, 58도에 달하는 등판각을 지닐 수 있도록 설계했다.

라다 니바는 3도어해치백 형태를 기본으로, 휠베이스를 늘려 실내공간을 넓힌 5도어왜건형의 모델도 존재하며, 뒷좌석을 들어 내고 후방을 짐칸으로 바꾼 픽업트럭형 모델도 존재한다. 1998년에는 GM과의 협업으로 같은 이름의 다른 SUV 모델을 선보였으며, 이 때 라다 니바는 ‘타이가’라는 이름으로 개명되었다가 2010년대부터는니바 어반, 라다 4X4 등으로 불리고 있다. 차명인 니바의 상표권을 쉐보레가 가져갔기 때문이다.


탄생 이래 40주년을맞은 라다 니바도 곧 그 모습을 바꿀 예정이라고 한다. 신형 모델은 기존의 차를 일부 수정하는 것이아닌, 새로운 스타일과 설계로 만들어진다고 한다. 작지만터프한 러시아 출신 SUV의 대명사가 어떻게 변화하게 될 지 기대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