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갑고도 뜨거운 심장, 엔진]토요타 다이나믹 포스 엔진 편
상태바
[차갑고도 뜨거운 심장, 엔진]토요타 다이나믹 포스 엔진 편
  • 박병하
  • 승인 2017.12.27 09: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자동차의 엔진은 두 가지의 상반된 속성을 가지고 있다. 한 가지는차가움이고, 나머지 하나는 뜨거움이다. 이렇게 두 가지의상반된 속성을 갖는 이유는 금속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증기기관으로부터 시작된 엔진의 역사이래, 인류는 항상 금속으로 엔진을 만들어 왔다. 최근에는 재료역학의 발달로인해, 금속 외의 다른 합성 재료를 사용하는 시도가 나타나고 있지만,여전히 지구상의 모든 엔진의 주류는 금속이다. 강철과 알루미늄 등의 금속은 엔진이 잠에서깨어난 시점부터 가동 시간 내내 발생하는 고열과 마찰 등의 모든 부담을 감당할 수 있으며, 대량생산에도적합하기 때문이다.

금속으로 만들어진, 차가우면서도 뜨거운 자동차의 심장, 엔진의 세계로 독자 여러분을 초대한다. 본 기사에서 다룰 수많은자동차의 엔진들 중 그 열 다섯번째 이야기는 따끈따근한 최신형 엔진이다. 이 엔진은 지난 2016년 12월에 처음 공개된 토요타의 완전 신형 엔진으로, 기존과는 전혀 다른 접근법을 통해 완성되어, 40%에 달하는 열효율에도전한다. 이 엔진의 이름은 다이나믹 포스 엔진(DynamicForce Engine)이다.

손실저감의 극대화와 고속연소의 개념을 완성한, 토요타의 차세대 엔진

토요타의 새로운 다이나믹 포스 엔진은 현재 토요타가 핵심 가치로 내걸고 있는‘더 좋은 차 만들기(もっといいクルマづくり)’를위한 ‘TNGA(Toyota New Global Architecture)’ 체계 하에서 만들어진 엔진이다. 이 엔진은 기존의 AR 엔진에서 파생된 것이 아닌, ‘A25A’라는 완전히 새로운 코드를 부여 받았으며, 기존에 토요타캠리와 RAV4 등을 비롯한 기존 2.5리터급 모델들의 2AR 계열 엔진들을 대체하게 된다. 또한 2AR 엔진을 바탕으로 하는 THS(Toyota Hybrid System)를대체하게 될 최신예 THS-II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주동력이 되는 엔진이기도 하다.

이 엔진은 기존 THS의 주동력원으로 사용되었던 2AR-FXE 엔진과 같이, 2.5리더의 배기량을 갖는 자연 흡배기방식의 직렬 4기통 앳킨슨 사이클 엔진이다. 하지만 그 내용면에서는 2AR 엔진과는 전혀 다른 설계사상으로 만들어진 엔진임을 알 수 있다.

이 엔진의 주요 목표는 ‘최대 열효율 향상’과 ‘고효율 영역의 확대’, ‘토크의 향상’ 등이다. 이와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다이나믹 포스 엔진에는지금까지 토요타가 발전시켜 왔던 각종 손실 저감 기술들이 총동원된다. 또한 파워트레인의 총체적 효율을극대화하고 더 넓은 회전 영역에 걸친 성능 및 연비 향상을 위해, ‘고속연소(高速燃燒)’의 개념을 추구한다.

토요타는 이 엔진을 개발하면서 동력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각적인 방법을 동원했다. 기계적인 부분에서는 고강도 커넥팅 로드와 저마찰 체인 채용을 시작으로 경량 피스톤 도입과 개선된 피스톤 스커트표면 처리 공법을 도입했다. 여기에 전동워터펌프 및 가변용량 오일펌프,전자제어 서모스탯을 채용하는 등, 각종 신기술들을 도입하여 새 엔진의 성능을 뒷받침한다. 또한 엔진과 차체가 물리는 부위인 마운트의 배치를 최적화하고 신규 밸런서와 수지 코팅 베어링을 도입하여 진동또한 효과적으로 줄인다. 아울러 이와 같은 기술들을 통해 배기, 냉각, 각종 기구의 작동 등에 기인한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한다.

그리고 이 엔진의 핵심인 고속연소의 개념은 연소실과 실린더 내에서 일어나는 ‘공기의흐름’을 개선하는 작업에서부터 출발한다. 일반적으로 자동차엔진 내부를 지나는 공기는 흡기관을 통해 들어와 배기밸브가 열리면서 연소실로 유입된다. 이 때 흡기밸브를 타고 들어 오는 공기는 실린더 내부를 향하여 수직으로 떨어지지 않는다. 흡기 포트로 들어 온공기는 흡기 밸브와 연소실(실린더 헤드), 그리고 실린더내벽을 타고 종(縱)방향으로 소용돌이 치듯 돈다. 이 과정에서 공기는 흡기 포트 및 흡기 밸브의 형상을 따라 제각각의 방향으로 실린더 안에 유입된다.

토요타가 새 엔진을 개발하면서 주목한 ‘공기의 흐름’이란 실린더 내부의 공기가 와류(渦流)하는 현상이다. 다이나믹 포스 엔진의 개발은 이 흡기 와류를 인위적으로유도하는 것에 착안하고 있다. 이를 통해 더 많은 공기를 보다 효율적으로 실린더 내에 모을 수 있다는것이다. 이는 곧 더 높은 연소 효율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공기의 흐름’을 개선하기위해 새로운 엔진은 기존과 전혀 다른 형태의 연소실 내부 구조를 갖는다. 특히 공기의 유속 감소를 막기위한 특유의 직선형 흡/배기 밸브 및 포트의 구조가 특징적이다. 다이나믹포스 엔진의 흡/배기 포트는 전반적으로 직선형에 더 가까운 형상을 취하며, 흡기 밸브와 만나는 부위의 하단에는 와류 현상을 적극적으로 유도하기 위한 턱까지 만들어 놓았다. 공기의 유속을 빠르게 하여 일정하게 와류를 일으키기 위함이다. 또한흡기 밸브-배기 밸브 간 뱅크각은 41도로 늘리고 밸브시트의내경도 더욱 확대시켜 공기가 더 원활하게 유입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새로운 구조의 D4S 직분사용 인젝터를 채용한 점도 특징이다. 신형 인젝터는 기존과 같이 포트 인젝터와 실린더 인젝터의 두 가지로 구성되지만 실린더 인젝터는 새 엔진을 위해완전히 새로 개발된 것을 쓴다. 신규 실린더 인젝터는 다중 구조의 분사 노즐을 갖추고 있으며 노즐 내부의형상은 종래의 원통형이 아닌, 원뿔형으로 타공한 점이 특징이다. 이를통해 연료를 더 넓게, 더 골고루 분사할 수 있도록 하여 더 높은 효율을 끌어낸다.

여기에 앳킨슨 사이클 구현을 위한 IN-VVT 흡기밸브 지연 제어기구가 탑재되어 있다. 이 뿐만 아니라 가변제어 시스템을 한층 대대적으로 적용하여 보다 철저하게 연소를관리한다. 흡기에는 VVT-iE, 배기에는 VVT-i 가변 밸브 타이밍/리프트 기구를 설치했다. 또한 이 모든 것은 토요타식 앳킨슨 사이클 구조가 갖는 스몰 보어(실린더내경), 롱 스트로크(행정 길이) 구조에 철저하게 맞춰서 제어된다.

이렇게 완성된 토요타의 다이나믹 포스 엔진은 사양에 따라 177~200마력대의최고출력과 22.4~25.5kg.m 가량의 최대토크를 갖는다. 현재이 엔진이 적용된 차종은 국내에도 시판되고 있는 토요타의 최신형 캠리가 있다. 캠리에 탑재된 다이나믹포스 엔진은 가솔린 사양 기준으로 205마력의 최고출력과 25.5kg.m의최대토크를 발휘하며, 하이브리드 사양은 177마력의 최고출력과22.4kg.m의 최대토크를 자랑한다. 특히 가솔린 사양의경우, 앳킨슨 사이클의 구조 내에서 오토사이클 엔진에 준하는 수준의 성능 개선을 이루어냈다는 데 의의가있다.

토요타자동차는 이 엔진을 발표하면서 신형의 토요타 캠리를 시작으로 일거에 적용 차종을 늘려나갈 것을 공언한 바있다. 따라서 새로운 플랫폼으로 개발될 것이 예정되어 있는 상당수의 전륜구동 차종이 이 엔진을 실을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